'올백'을 꿈꾸는 아주 특별한 공부법

공부방도 안 다니는 우리 아이의 위풍당당 공부전략

by 케리킴

친하게 지내던 지인의 아이가 학교에서 올백점을 받았다는 기분 좋은 소식이 들려왔다.

오랫동안 곁에서 지켜본 아이라 그런지 내 일처럼 기쁘고 대견한 마음이 앞선다.


문득 우리 아이는 어떤 생각을 할까 궁금해져 넌지시 물음을 던졌다.

나: "재현이 형아가 이번 시험에서 올백점을 받았대!

전부 다 백점이래, 정말 대단하지?

우리 유뉴는 나중에 학교 가서 시험 보면 몇 점 받고 싶어?"


엄마의 기대 섞인 물음에 아이는 마치 세상에서 가장 쉬운 문제를 만난 것처럼 당당하게 대답한다.

아이: "당연히 나도 다 백점 맞지! 그건 나한테 식은 죽 먹기야."

나: "진짜? 엄마랑 아빠도 올백점은 한 번도 못 해봤는데, 정말 자신 있어? 대단하네!

그런데, 꼭 백점이 아니어도 괜찮아."

아이: "아냐! 그거 그냥 계속 공부만 하면 되는 거잖아. 별거 아냐!"


사실 우리 부부는 아직 6살인 아이에게 따로 공부를 시키지 않는다.

학습지나 공부방 대신, 아이가 직접 몸으로 부딪치고 오감으로 느끼며 세상을 배우길 바라기 때문이다.

한글이나 숫자도 그저 놀이처럼 접하며 자연스레 스며들길 기다려주는 중이라,

호기로운 아이의 대답이 그저 재밌고 귀여울 뿐이었다.

나: "그래? 우리 유뉴, 공부해본 적 있어?"


나의 되물음에 아이는 세상에서 가장 씩씩한 목소리로 쐐기를 박는다.

아이; "당연히 해봤지! 색. 칠. 공. 부!"


아이의 입에서 터져 나온 '색칠 공부'라는 네 글자에 참았던 웃음이 터지고 말았다.


어른들에게 공부란 치열한 경쟁이자 고단한 숙제이지만,

우리 아이에게는 그저 하얀 도화지 위를 좋아하는 색깔로 가득 채우는 행복한 놀이였던 모양이다.


'계속하기만 하면 되는 것'이라는 아이의 말처럼,

어쩌면 우리 삶에서 정말 필요한 건

정답을 맞히는 기술보다 도화지를 채워가는 꾸준한 즐거움일지도 모른다.


오늘도 아이의 순수한 대답 덕분에,

팍팍한 일상이라는 도화지에 나만의 따뜻한 색깔 하나를 더 덧칠해 본다.

ChatGPT Image 2026년 3월 11일 오후 10_50_09.png


월요일 연재
이전 23화그날 우리 집에서 가장 어른이었던 사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