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거 좋은 거 아냐?
남편과 아이와 셋이 오붓하게 저녁을 먹던 중 오후에 본 유쾌한 영상 하나가 떠올랐다.
그 영상은 어떤 남자가 연인에게 우스꽝스러운 춤을 춰주는 짧은 영상이었는데,
그 모습이 어찌나 재밌던지 남편에게 슬쩍 영상을 보여주며 생떼를 부려보았다.
나: “나도 이 영상에 나오는 것처럼 똑같이 춤춰주라!”
하지만 돌아온 건 남편의 단호한 시선 회피였다.
퉁명스럽게 다른 곳을 응시하며 못 춘다며 손사래를 친다.
평소에도 남편에게 말도 안 되는 고집을 부리곤 하던 나는 굴하지 않고 다시 한번 졸랐다.
그러자 남편은 “자기가 먼저 추면 따라 하겠다”라며 능구렁이처럼 공을 넘긴다.
살짝 기분이 상한 내가 전공 지식을 동원해 당당하게 한마디를 던졌다.
나: “자기야, 원래 동물들도 짝짓기 전에는 수컷이 암컷한테 춤추면서 구애하는 거야!
잘 보이려고 최선을 다한다고!”
나의 논리적인 공격에 남편은
"수컷이 노래 불러주는 걸로만 알고 있었는데."라며 짐짓 모른 체를 한다.
그런데 그때,
중간에서 가만히 닭다리를 쪽쪽 빨고 있던 아이가 갑자기 끼어들며 폭탄 발언을 했다.
아이: “그러면 지금 엄마랑 아빠랑 짝짓기 해봐!”
당황함과 웃음이 동시에 터져 나와 먹던 음식을 내뿜을 뻔했다.
정신을 가다듬고 아이에게 조심스레 물었다.
나: “유뉴야, 너 짝짓기가 뭔지 알아?”
아이: “아니, 몰라. 그게 뭔데? 알려줘!”
나: “아니, 그런데 왜 우리 보고 하라고 했어?”
아이는 아무렇지도 않게, 아주 해맑은 얼굴로 대답한다.
아이: “짝짓기가 좋은 거 같아서! 그거 좋은 거 아냐?”
그 천진난만한 대답 앞에 남편과 나는 그저 무장해제 되고 말았다.
아이의 눈에는 그저
엄마, 아빠가 즐겁게 대화하는 소재라면 무엇이든 다 ‘좋은 것’이었으리라.
사랑스러운 꼬맹이의 엉뚱한 한마디가
우리 집의 저녁 풍경을 더없이 유쾌하게 완성해 주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