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가 바라본 서툰 어른들의 세계
얼마 전, 남편과 사소한 실랑이가 있었습니다.
아이 앞에서 보이고 싶지 않았던 투닥임이었기에,
서로의 마음엔 생채기가 났고
아이의 손을 잡고 걷는 발걸음은 유독 무거웠습니다.
미안함과 속상함이 뒤섞인 공기 속에서,
이제 막 세상을 배워가는 6살 아이에게
이 상황을 어떻게 설명해 주어야 할지 고민이 되었습니다.
오솔길을 걸으며 아이에게 조심스레 물었습니다.
나: “윤후야, 서로 의견이 맞지 않을 때는 어떻게 대화로 풀어가야 할까?”
아이는 자그마한 머릿속으로 무언가 골똘히 생각하는 듯했지만
선뜻 답을 내놓지는 못했습니다.
저는 아이의 눈높이에 맞춰 나지막이 덧붙였습니다.
“엄마 생각에는 말이야, 상대방이 어떤 마음인지 먼저 물어보고,
그 사람의 이야기를 끝까지 잘 들어주는 게 중요한 것 같아.
그리고 무엇보다 서로를 이해하려고 노력하는 마음이 필요해.”
잠시 정적이 흐른 뒤,
아이가 조심스레 입을 뗐습니다.
아이: “아빠도 화내고 싶지 않은데, 아빠도 모르게 화가 나는 것 같아. 그래서 엄마가 속상한 것 같아.”
기특하면서도 한편으론 안쓰럽고,
또 고마운 마음이 울컥 차올랐습니다.
나: “어떻게 그런 생각을 했어? 우리 아들 마음 그릇은 정말 넓구나. 엄마, 아빠 마음까지 다 헤아릴 줄 알고... 엄마 감동했어.”
그러자 아이는 당연하다는 듯,
하지만 아주 다정하게 쐐기를 박더군요.
아이: “아빠는 아직 마음 그릇이 작아서 그런 거야. 아빠 마음은 화내고 싶지 않은데 (그릇이 작아서) 그냥 그렇게 되는 거야.”
아이의 명쾌한 진단에 그만 웃음이 터지고 말았습니다.
아빠가 들으면 조금 민망해할지도 모르겠지만, 틀린 말은 아니었으니까요.
좁디좁은 어른들의 마음 그릇을 아이의 순수한 이해가 넉넉히 채워주고 있었습니다.
부모가 아이를 키운다고 생각했는데,
가끔은 이렇게 아이의 맑은 영혼이 서툰 부모를 다독이며 키워내고 있음을 깨닫습니다.
오늘도 6살 스승님 덕분에, 제 작은 마음 그릇을 조금 더 넓혀보려 노력해 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