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비 리스트

Ⅲ. 일·활동

by 이들멘

책을 사는 걸 소비라고 할 수 있는지 모르겠으나 9월에 두 권의 책을 구매했다. 『나무』와 『명심보감』.

『나무』는 동물학자인 「데이비드 스즈끼」라는 사람이 쓴 책이다. 700년이란 긴 세월을 살아온 더글러스퍼라는 <나무>를 통해 엮어낸 삶과 죽음의 이야기다. <나무>를 소재로 했지만 결국 우리의 인생을 다룬 책이다. 책 표지에 ‘모든 존재의 유의미함, 무해함, 그리고 삶에 관하여’란 부제가 붙어 있는 걸 보면 그건 틀림없는 사실이다.


나무라는 존재는 예상치 못한 어떤 변화에든 적응하며 매우 길고 오랜 시간에 걸쳐 스스로를 영속시키는 생명력을 가졌다. 진화의 경이로움 그 자체라고나 할까. 땅속에 뿌리를 단단히 박고 하늘을 향해 몸을 활짝 뻗은 나무, 우리 지구 곳곳에 존재하는 나무는 놀랍도록 다채로운 형태와 능력으로 온 세상을 품고 있다. 나무의 잎은 지상의 모든 생명체를 위해 태양의 에너지를 받아들여 엄청난 양의 수증기를 뿜어낸다. 나무의 가지와 줄기는 포유류, 조류, 양서로, 곤충 그리고 다른 식물들을 위해 피할 곳과 살 곳, 먹을 걸 내어준다. 나무의 뿌리는 돌과 흙의 신비로운 지하 세계에 닻을 내리고 있다.


나무는 지구에서 생명이 가장 긴 유기체의 하나다. 길어야 100년을 사는 우리 인간의 존재와 경험, 기억을 훨씬 더 뛰어넘을 만큼 오랜 세월에 걸쳐 존재한다. 그러면서도 나무는 생명이라는 무대에서 조연처럼 서 있다. 언제나 주변에서 끊임없이 일어나는 일들의 배경이 되어 줄 뿐이다. 어디에서나 흔히 볼 수 있기에 대부분 사람은 존재 자체가 당연하다고 여기지만 저자는 특별한 이야기로 엮어냈다. ‘사람들 역시 자연에서 왔고, 죽으면 자연으로 돌아간다’라는 사실을 일깨워 주면서.


『명심보감』이란 조선시대에 어린아이들의 인격 수양을 위한 한문 교양서이다. 내용이 어렵지는 않으나 한문으로 되어 있어 한글 전용 세대인 요즘 사람들이 접하기는 쉽지 않다. 나 역시 『명심보감』이란 말을 많이 들어보았으나 지금까지 한 번도 제대로 공부한 적은 없다.

구매한 책은 신편 『명심보감』이다. 기존의 『명심보감』은 중국에서 편찬된 책의 내용을 그대로 사용했다고 했다. 기존에 많이 사용된 증보본(增補本)을 기본으로 하여 원본인 청주본에서 일부 문장을 가감하여 200문장으로 구성하였다. 계선편, 천명편, 순명편, 효행편, 정기편, 안분편, 존심편, 계성편, 근학편, 훈자편, 성심편 상, 성심편 하, 입교편 치정편, 치가편, 안의편, 준례편, 언어편, 교우편 등 19가지로 편제되었다.


[한국편]은 기존의 『명심보감』에 없었던 부분으로 우리 선조들의 문집과 역사에서 좋은 문장들을 시대별로 추려서 추가한 것이다. 삼국시대 30문장, 고려시대 50문장, 조선시대 120문장 등 총 200문장을 선정하였다.

훈장님께서는 『명심보감』을 6개월에 걸쳐서 강학하겠다고 했다. 그런데 갑자기 다른 일이 생겨 다섯 번은 참석이 어렵다. 혼자서라도 보충 학습을 해서 두 달 후에 다시 합류했을 때 다른 사람들과 비슷한 수준을 유지해야겠다. 개인적인 목표로 중국어로 읽는 『명심보감』 또는 환갑에 읽는 『명심보감』이란 책의 출간도 생각해봐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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