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은 모두 달라

Ⅲ. 일·활동

by 이들멘

보통 아이들은 공부의 ‘ㄱ’ 소리만 들어도 머리에 쥐가 난다. 그런데 장승수라는 사람은 《공부가 가장 쉬웠어요》라고 주장한다. 그에게 공부가 제일 쉬웠던 건 맞는 말이다. 그러니 막노동하면서도 결국 공부해서 서울대로 들어가고 사법시험에도 합격했을 터. 대부분 사람에게 그처럼 공부가 제일 쉬운 건 아니다. 그러나 누구나 예외 없이 세상에 태어날 때 자신의 밥벌이를 위해 절대적으로 도움이 되면서 남들보다 뛰어난 재능을 한, 두 가지는 가지고 있다. 최소한 <남들보다 잘하는 것>이나 <하고 싶은 게> 한, 두 가지는 반드시 있다는 말이다. 그게 장승수라는 사람처럼 공부일 수도 있지만, 어떤 사람에게는 음식 만들기일 수도 있다. 어떤 사람에게는 운동일 수도 있고. 동물이나 식물에 관한 관심일 수도 있고. 그림 그리기나 음악일 수도 있고. 어학에 남다른 재능이 있을 수도 있다. 다른 사람들에게 헌신하는 봉사가 하고 싶은 일이거나 관심 분야일 수도 있다. 심지어 우리가 잘 알고 있지 못하는 것일 수도 있다.


다만 스스로가 하고 싶은 게 아니라 부모가 바라는 일을 해야 한다면 이야기는 달라진다. 반면, 부모가 바라는 분야가 비슷하다면 그건 금상첨화다. 어릴 적 부모가 중국어만 잘하면 된다고 생각해 보낸 전라도 시골 화교 학교에 다녔고, 후일 중국어를 모국어처럼 잘하게 된 지인이 그 예다. 하고 싶은 일을 하게 했다면 그들은 하지 말라고 해도 신이 나서 그걸 하려고 한다. 부모가 해야 할 일은 단지 ‘타인의 시선을 두려워하지 말라’라는 말을 몸소 실천하면서, ‘그걸 행동으로 옮기는 게 틀지 않다’라는 사실을 알려주는 것뿐이다. 성공한 인생을 살고 싶게 하고 싶다면 바로 그들이 하고 싶은 일을 계속해서 하게 하라는 말이다. 바로 이 지점이 부모와 청년들의 접점이자 교집합이어야 한다. 그런데도 부모의 생각으로 사람들이 인정하는 분야의 일만 하도록 몰아붙이기 때문에 대부분의 사달이 일어나는 게 아닐까.


세상은 많이 변했다. 예전에도 그랬지만 개인화 시대가 심해지면서 사람들은 더욱더 주위에서 생기는 일이나 타인에 대해 신경을 쓰지 않는다. 그렇지만 사람들은 타인의 시선을 의식해서 거기에 속박되게 행동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이제 부모가 훈육하고 모든 걸 책임지는 걸 털어내야 한다.


요즘 부모들은 자식들의 의사와 관계없이 자기의 기준이나 타인의 시선에 맞추기 위해 쏟아부으면서 돈이 없다고 비명을 지른다. 비용이 별로 들지 않으면서도 아이가 하고 싶은 일을 하려고 하면 모르는 척 눈 감는 경우가 많다. 무엇이든 스스로 하고 싶은 일을 찾아서 하고 그에 따른 책임도 지게 하는 게 정서적이나 경제적으로 부모와 자식 모두 이기는 게임인데도.


‘서당 개 삼 년이면 풍월을 읊는다’라는 말이 있다. 모든 서당 개가 풍월을 읊을 수는 없다. 글에 관심이 있는 서당 개라야 풍월을 읊을 수 있다고 해석하는 게 이치에 맞다. 뭐든지 억지로 하는 게 아니라 관심이 있거나 하고 싶은 일을 할 때만 효과가 있다는 의미다. 삼 년만 옆에서 지켜 보자. 서당 개도 삼 년이면 풍월을 읊는다는데 하물며 사람이야 두말하면 잔소리가 아닐까. 물론 관심이 있거나 하고 싶다는 전제가 있어야 효과 백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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