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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들멘 Jul 09. 2021

일만 시간의 법칙을 채워라

나를 리모델링하라 #2

 3년 전 11월에 중국 칭다오에서 개최되었던 ‘한일 수입상품 박람회에 갔었다. 동 박람회에 참가하기로 했던 업체에 갑자기 사정이 생겨서 갈 사람이 없게 되어 내가 대신 참가하게 된 것이다. 예정에 없던 일로 가게 되었으니 업체가 출품한 상품에 대한 지식이나 정보가 부족하여 걱정되었다. 그런데 현장에 도착해 보니 그것보다 더 큰 문제는 부스에 오는 사람들과 대화를 하는 것이 더 중요하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스스로 중국을 잘 알고 있으며 중국어도 어느 정도는 할 수 있다고 생각했는데 막상 부딪쳐 보니 내가 가지고 있는 중국에 대한 지식은 박람회에 온 사람들과 대화에 별로 도움이 되지 않았다. 또 나의 중국어 수준도 상품을 소개하고 그들을 설득하는데 많이 부족하다는 것을 깨닫게 되었다.


중국어 자체를 내가 좋아하거나 원래 하고 싶어 했던 것은 아니지만 이번에 새삼 ’많이 부족하구나‘라는 것을 느꼈다. 나름대로는 중국어에 많은 시간과 정성을 쏟았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26년 전에 베이징에서 중국어 연수를 했으며, 10년 전에 상하이에서 4년 동안 근무하며 살았다. 이후 방통대 대학원에서 중국어를 2년 반 정도 했으니 모두 합치면 5천 시간 정도는 투자했을 것이다. 문득 10여 년 전에 읽었던 ‘일만 시간의 법칙’이라는 말이 떠올랐다. 그것은 세계적인 저널리스트이자 작가인 ‘말콤 글래드웰’가 쓴 <아웃라이어>라는 책에 나오는 이야기다.       

   

일만 시간 동안 생각하고 실행한다면 누구도 따라오지 못할 전문가가 될 수 있어     


‘일만 시간의 법칙’이란 어느 한 가지 일에서 큰 성과를 이루려면 1만 시간 동안의 학습과 경험을 통해 사전 준비 또는 연습이 이루어져야 한다는 뜻이다. 즉 어떤 분야에서 전문가가 되려면 1만 시간을 그것에 투자해야 한다. ‘1만 시간의 법칙’은 하루에 약 3시간, 일 년에 1,000시간씩 한다면 10년이라는 기간이 걸린다. 이는 스웨덴의 앤더스 에릭슨(Anders Ericsson) 교수가 말한 ‘10년의 법칙’과 비슷하다. 그런데 두 사람의 주장에는 차이가 있다. 에릭슨은 주장한다. ‘어떤 분야에서 ‘두각'(해당 집단에서 월등히 뛰어난 사람)을 나타내기 위해서는 최소 1만 시간의 연습이 필요하다’라고. 즉 연습량이 곧 성과를 내는 가장 큰 결정 요인이라는 것이다. 반면, 글래드웰의 1만 시간은 ‘존재하는 선천적 재능을 성과로 만들어내는 데 필요한 시간’이라는 것이다.      

두 사람이 주장하는 차이점은 완전한 의미의 배타적이고 선천적 재능이 존재하고 그것이 성과를 결정짓느냐에 관련된 것이다. 또한, 1만 시간의 법칙은 기본적으로 실력을 객관적으로 측정 가능한 분야에서 보이는 성과가 독보적인 수준에 오르는 데 있어서 걸리는 시간을 패턴화한 결과다. 따라서 여기서 두 사람의 차이점을 구태여 구분할 필요는 없다. 선천적인 재능이 존재하든 존재하지 않든 간에 누구나 한 분야에 1만 시간을 투자하면 반드시 성과가 나타나고 두각을 나타낼 수 있다는 건 분명히 사실이기 때문이다. 다만, 위에서 언급했듯이 1일 3시간을 투자해도 장장 10년이라는 기간이 필요하기에 그러한 엄청난 시간을 감내하겠다는 생각을 지속적으로 갖고 실행하려는 의지가 있는지가 무엇보다 중요할 것이다.     

이제부터라도 일만 시간의 법칙을 적용할 분야를 찾아라     


한편, ‘1만 시간의 법칙’을 효과적이고 지속적으로 생각하고 실행하기 위해서는 우리가 하고 싶은 일이 무엇인지를 정확하게 파악하는 것이 우선이다. 즉 싹수가 없는 분야를 빨리 정리하고 자신이 잘할 수 있는 분야를 빨리 찾아내는, 즉 적성을 탐색하는 게 중요하다. 그것은 한 사림이 가지고 있는 어떤 분야에 대한 선천적 재능과 가장 가까울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이러한 점에서 미국의 잭 햄브릭 교수가 이야기한 “한 분야에서 최고가 되기 위해서는 꾸준한 노력이 필수적이지만 선천적 재능과 비교했을 때 대부분 사람이 생각하는 것만큼 절대적인 요소는 아니다”라는 말은 음미할 필요가 있다. 즉 굳이 엄청난 시간과 노력을 쏟아도 두각을 나타내지 못할 분야에서 뒹굴고 있을 필요가 없다는 것이다.

     

그렇다면 중장년은 어떨까? 일부 예외가 있겠지만 대부분은 그동안 직장 생활을 하면서 특별히 두각을 나타내지도 못할 분야에서 시간을 허비하지 않았을까? 반면 일을 처리하는 방식이라든가 사람을 효과적으로 대하는 방법 등에서 충분한 경험을 쌓았던 시간이었을 것이다.

이제는 누구의 눈치도 보지 말고 자기가 진정으로 좋아하는 일을 찾아내서 이러한 경험을 더한다면 그 분야에서는 독보적이고 차별성 있는 결과를 만들어낼 수 있을 것이다.


1만 시간의 법칙은 어느 분야이든지 간에 전문가의 반열에 오를 수 있는 기본 요인의 하나다. 하지만 되지도 않을 일에 힘을 쏟는 거는 사상누각이 될 가능성이 크다. 조급한 마음에 서둘러서 결정하지 말고 최고의 내가 될 수 있는 분야를 선택하여 긴 호흡으로 1만 시간을 투자하려는 마음가짐을 가져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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