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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들멘 Mar 12. 2023

얘깃거리 - 가족2

나도 얘기하고 싶어 02

11. 부모님의 나이

   

(1) 화자는 은행나무에 기댄 채 거무죽죽하게 마른 들깨 더미를 털고 있는 엄마의 뒷모습을 보고 쓸쓸함을 느꼈다“라고 합니다. 

(2) 엄마의 머리카락을 감싼 하얀 수건에는 붙어있는 검불과 웅크린 등에서 고단함을 보았다고 합니다. 

⇒ 여러분은 ‘어머니나 아버지의 어떤 모습을 보면 이제 많이 늙으셨구나’라고 생각을 하나요?                    


엄마가 보인다. 토독, 토독, 토도독, 산 그림자가 짙게 내려와 누운 봉황산 자락에 깨 쏟아지는 소리가 들린다. 거무죽죽하게 마른 들깨더미가 산처럼 쌓여 있다. 은행나무에 기댄 채 돌아앉아 깨를 터는 엄마의 뒷모습은 작고 쓸쓸하였다. 머리카락을 감싼 하얀 수건엔 검불이 쉬고, 웅크린 등으로 고단한 가을바람이 끙끙거리며 지나간다. 

이진숙, 한 걸음, The 수필 2020 빛나는 수필가 60, 북인 (p53)


12. 후레자식

   

(1) 화자의 할아버지는 부모 없는 손자들이 후레자식이라는 말을 들을까 봐 엄격하게 키웠다고 합니다. 

(2) 그래서 그런지 화자는 할머니가 시키는 일에 대해서는 싫다는 말 한마디 않고 그대로 했다고 합니다. 

⇒ 여러분의 할머니나 할아버지에 대한 기억을 이야기해보세요.                    


땔감이 귀하던 시절이라 가을걷이가 끝난 밭에서 햇볕에 바짝 말라 수들수들해진 고춧대나 목화대가 요긴한 땔감이었던 거다. 할머니의 음성은 가냘프면서 가슬했다. 어린 나는 싫다는 말 한마디 않고 밖으로 나가 무명대를 걷어다 나뭇간에 쌓아두곤 했다. 할아버지는 부모 없는 손자들이 후레자식이라는 말을 들을까 봐 엄하다 못해 혹독하게 가정교육을 시켰다.

임철호, 철아야!, The 수필 2019 빛나는 수필가 60, 북인 (p269)


13. 누룽지     


(1) 화자는 “어머니가 먹고 싶다는 누룽지를 끓여 병원에 가는 도중에 어머니의 몸시계가 멈춰버렸다는 연락을 받았다”라고 합니다. 

(2) 그래서 아무리 세월이 흘러도 온전히 마음을 기울이지 못한 그 날의 회한이 가슴속에 남아있다고 합니다. 

⇒ 여러분은 부모님이나 조부모님이 돌아가실 때 임종을 지킨 경험이 있나요?                         


아무리 세월이 흘러도 엊그제 같은 어머니의 아픈 숨소리가 들린다. 세월의 소용돌이에서도 난 어머니의 시간으로부터 자유로울 수 없었다. 온전히 마음을 기울이지 못한 그 날이 가슴속을 휘저었다. 임종을 지키지 못했던 시간이 지금도 회한으로 작동하고 있다. 

전미란, 지금 몇 시냐, The 수필 2019 빛나는 수필가 60, 북인 (p158)


14. 두 번 결혼     


(1) 화자는 “어머니의 짐을 정리할 때 사진첩은 물론 사진 한 장도 발견할 수 없었다”라고 합니다. 

(2) 화자는 어머니가 재가하여 5남매를 낳고 키운 추억이 있겠지만 당신의 가슴속에만 남겨두려고 했을 걸로 추측합니다. 

⇒ 여러분 주위에도 화자의 어머니처럼 결혼을 두 번 한 친척이나 지인이 있다면 이야기해보세요.                     


그 성경책 속에 어머니 사진이 있으리라고는 생각지 못했다. 어머니의 짐을 정리하면서 보니 사진첩은 물론 사진 한 장 없었다. 나와 떨어져 살았던 반세기의 흔적을 보이고 싶지 않으셨던 것일까. 재가하여 5남매를 낳고 키운 추억이 있으련만, 그 모든 걸 가슴에만 넣어두려고 하셨나 보다

김덕기, 두 장의 흑백사진, The 수필 2019 빛나는 수필가 60, 북인 (p159∼160)


15. 나이 든 소

   

(1) 화자의 어머니 댁에서 키우던 나이 든 소가 어느 날 앞 다리를 세우지 못해 움직일 수가 없게 됩니다. 

(2) 그 소는 결국 동네 사람들이 가지고 온 경운기에 태워져 집을 떠났고, 어머니는 소금 한 대접을 대문 밭에 뿌리는 이별 의식을 했습니다. 

⇒ 여러분도 집에서 키우던 가축이나 반려동물과 이별을 한 경험이 있나요?                    


일소의 운명인가. 일을 못하면 여물만 축낸다는 것, 너무 늙어서 팔지도 잡아먹지도 못한다는 이야기다. 이 충격적인 말을 소가 듣지 않기를 바랐다. 천성이랄까? 반항 한번 없이 실려 갔다. 소의 장례식, 경운기는 영구차가 된 셈이다. 평생 일만 하다가 처음이자 마지막으로 호강하는 순간이다. 골목을 빠져나가는 경운기 소음에 소 울음이 길게 겹칠 때 어머님이 굵은 소금 한 대접을 들고 와서 대문 바깥으로 뿌리신다. 

김아인, 3월의 눈, The 수필 2019 빛나는 수필가 60, 북인 (p179)


16. 파리 목숨

   

(1) 며느리가 아이를 가진 동안에는 어머니는 모기나 파리 등 하찮은 미물의 생명도 다치지 않도록 했습니다. 

(2) 하지만 아이가 태어난 이후에는 미물들에 대한 어머니의 자비심은 없어졌고 그들의 운명은 다시 ‘파리 목숨’이 되었습니다. 

⇒ 여러분은 파리나 모기를 보면 어떻게 행동하게 되나요?                    


“어머니, 모기가 많은가 봐요?” 아이의 뾰얀 팔뚝에 빨갛게 부르튼 자국을 쓰다듬으며 아이의 엄마가 물었습니다. “모기뿐이랴? 시골에 파리도 많지.” 마나님이 답했습니다. 대화를 나눈 짧은 시간이 평화의 마지막이었습니다. 우리의 운명은 다시 ‘파리 목숨’이 되었습니다. 그때야 비로소 지난 일 년여 팍스 로마나 닮은 평화도 아이 때문이라는 걸 깨달았습니다.

윤기정, 파리의 추억, The 수필 2019 빛나는 수필가 60, 북인 (p200∼201)


17. 고민거리

   

(1) 화자의 남편은 “이 生을 겪을 만큼 겪을 수밖에 없는 ‘번뇌 많은 삶’의 현장”으로 봤습니다. 

(2) 그녀는 남편과 사별하고 사는 지금 이 시점에서 가장 큰 번뇌는 무엇인지를 찾아보기 위해 자신을 들여다본다고 합니다. 

⇒ 여러분의 삶에서 가장 큰 고민거리는 무엇인가요?                    


송운은 시 「삶」에서 이 生을, 겪을 만큼 겪을 수밖에 없는 ‘번뇌 많은 삶’의 현장으로 봤다. 송운뿐만 아니라 석가모니께서도 이 속세를 고해(苦海)라 이르지 않았나. 그렇다면 지금 내가 사는 이 시점의 삶에서 나의 가장 큰 번뇌는 무엇인가. 내 안에 깊이 잠겨 무심해지려는 지향으로 나를 들여다본다.

이명환, 삶, The 수필 2019 빛나는 수필가 60, 북인 (p254)


18. 문화 차이     


(1) 화자는 미국에서 서양 문화에 반쯤 젖은 딸과 며느리를 만나 대화하며 문화 충격을 느꼈다고 합니다. 

(2) 반면 그둘은 한국에서 온 화자가 꽉꽉 막혀 말이 통하지 않는다는 표정을 지었다고 하지요.

⇒ 여러분도 누군가와 이야기할 때 ‘벽과 대화하는구나’라는 느낌을 받은 적이 있나요?                    


몇 해 전 미국에서 서양 문화에 반쯤 젖은 딸과 며느리를 만났을 때다.

“어머니 그런 게 아닙니다.”

엄마! 그건 너무 한국실 발상이란 말이에요.“

페미니즘을 떠나서 이 시대 내 젊은 여식들의 말발이 꽤냐 빵빵했다. 나는 그때 도시로 급흡수된 농촌 할머니처럼 얼어붙었다. 반대로 그 둘은 한국에서 온 엄마가 꼭꼭 막혀 말이 통하지 않는다는 얼굴이었다. 

소지연, 진주조개를 찾아서, The 수필 2019 빛나는 수필가 60, 북인 (p274)


19. 

   

(1) 화자는 할아버지의 손에 들려 집에 온 ‘삽’과 만남을 생생하게 묘사하고 있습니다. 

(2) “반듯한 콧날과 예리한 날 끝은 자신감이 넘쳐 보였다”라고 합니다. 

⇒ 여러분도 지금까지 기억에 남는 물건이나 사람과의 특별한 만남이 있었다면 이야기해보세요.                    


삽은 당당했다. 할아버지 손에 들려 처음 집에 오던 날, 자루가 긴 살포도 함부로 권위를 내세울 수 없을 만큼 푸른 삽날과 말쑥한 나무 자루에서 윤이 났다. 반듯한 콧날과 예리한 날 끝은 자신감이 넘쳤고, 딱 벌어진 손잡이는 어떤 일도 감당할 수 있을 만큼 튼실했다. 쟁기나 곡괭이가 꺼리는 자갈논이나 거친 황무지도 문제없다는 듯 힘차 보였다. 

김순경, 쇠꽃, The 수필 2020 빛나는 수필가 60, 북인 (p16∼17)


20. 위로의 말

   

(1) 화자는 “의료진 누구도 담담하게 죽음을 기다리는 환자에게 위로의 말을 할 수 없다”라고 합니다. 

(2) 다만 우리 모두 언젠가는 죽음을 맞아야 한다는 사실이 우리가 누군가를 위로하고 돌봐야 하는 이유라고 말합니다. 

⇒ 만약에 여러분이 죽어가는 환자가 된다면 누구의 어떤 말에서 위로를 받을 수 있을까요?                    


담담하게 죽음을 기다리는 환자와 담담하게 그들을 대하는 의료진 사이에는 서로 약속한 걸 숨겨 둔 감정과 이야기가 있다. 어느 누구도 선뜻 그것을 집어 들어 말을 꺼내지는 못했다. 그런데 죽음을 기다리는 환자들에게 의사가 무슨 말을 할 수 있을까? 건강한 사람들 속에서 자기만 소외되어 죽어간다는 사실에 무슨 위로가 될까? 

김대현, 예방접종, The 수필 2020 빛나는 수필가 60, 북인 (p8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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