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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들멘 Mar 13. 2023

얘깃거리 - 가족3

나도 얘기하고 싶어 03

21. 꿀샘과 벌

   

(1) 화자는 “날개를 접고 풀밭에 앉아 있는 나비를 닯은 ‘애기똥풀’이 바람이 불어오자 화르르 날아올랐다”라고 합니다. 

(2) 화자의 어머니는 꿀샘을 만난 벌처럼 바쁘게 그걸 만지며 ‘예쁘다’를 연발했습니다. 

⇒ 여러분도 언젠가 넋을 잃고 쳐다봤던 꽃이 있었나요?                    


날개를 접고 풀밭에 앉아 있는 나비를 닮았다. 바람이 불어오자 노랑나비 떼가 화르르 날아오르는 듯하다. 어머니는 꿀샘을 만난 벌처럼 바빠졌다. 송송한 털을 만지더니 갓난아기 몸에 난 솜털 같다며 웃는다. ‘애기똥풀’이라고 일러드리니 “참 예삐다, 예삐다아”하며 한참을 되뇐다. 누가 지었을까. 

박금아, 애기똥풀, The 수필 2020 빛나는 수필가 60, 북인 (p110)


22. 그리움     


(1) 화자는 “어느 날 갑자기 떠난 남편의 부재로 그동안 당연했던 일상이 다시는 누릴 수 없게 되었고, 결국은 그리움으로 바뀌었다”라고 합니다. 

(2) 그리고 그 그리움은 정서라기보다는 ‘물리적 통증’이라고 표현했습니다. 

⇒ 여러분에게 ‘그리움’은 어떤 의미인지 그리고 그런 의미를 갖게 한 대상이 있다면 함께 묶어서 이야기해보세요.                    


절대로 일어나서는 안 되는, 상상도 할 수 없던, 나와는 아주 무관했던 그런 일이 내게도 일어났다. 어느 날 갑자기 내 곁을 떠난 남편의 부재로 그 당연했던 일상들이 두 번 다시 일어날 수 없는 불가능한 일이 되어버렸고, 결국은 그리운 것이 되고 말았다. 그리움은 마치 들키고 싶지 않은 가난과 비슷하다. 어쩌면 그리움은 정서라기보다 물리적 통증의 다른 표현일지도 모른다

송인자, 고흐의 <낮잠>, The 수필 2020 빛나는 수필가 60, 북인 (p119)


23. 구더기     


(1) 화자는 “항암제 맞은 날, 화장실에 갔다 오면 ‘구더기들이 하얗게 죽어서 떠 있다’라며 항암제 투약의 고통을 절절히 표현”합니다. 

(2) 하지만 그 어떤 고통이나 절망이 있더라도 살아있음에 감사해서 ‘나는 아직 살아있어요’라고 외칩니다. 

⇒ 지금까지 살면서 힘들었던 기억을 떠올려 이야기해보세요.                    


우리 집 화장실은 푸세식이라 여름 장마철만 되면 하얀 구더기가 기어 올라온다. 항암제 맞은 날, 내가 화장실 두어 번 갔다 오면 구더기들은 하얗게 죽어 떠 있다. 독약의 효과다. 쓰러지듯 눕는다. 편안하다. 내가 지푸라기 같다. 누군가가 힐긋힐긋 쳐다본다. 부끄럽지 않다. 쳐다봐요. 나는 아직 살아있어요. 눈가가 축축해진다. 나도 기어코 우는구나

윤혜란, 암병동의 사랑법, The 수필 2020 빛나는 수필가 60, 북인 (p123)


24. 뇌경색     


(1) 그는 뇌경색의 후유증으로 오른쪽 팔과 다리에 마비가 된 상태로 화자의 병원을 찾아와 ‘비아그라’를 처방해 달라고 했습니다. 

(2) 처음에 그의 건강을 걱정해 약을 처방하지 않았던 화자는 그가 힘든 몸을 이끌고 일하는 모습을 보고 마음을 바꾸었다고 합니다. 

⇒ 여러분도 누군가의 어떤 행동을 보고 생각을 바꾼 적이 있나요?                    


그는 웅크렸던 몸을 천천히 일으켜 세웠다. 진료실에서 오랫동안 보아온 눈에 익은 모습이었다. 기울어진 척추와 가느다란 몸피, 굳고 휘어진 팔다리와 뒤틀어진 손마디. 그러나 그의 손에는 삽이 들려 있었다. 아마도 그곳에 심은 작물을 거두어들이는 것이다. 제대로 서 있기도 힘든 몸을 이끌고 그는 그 일을 해내고 있었다. 

심병길, 거인, The 수필 2020 빛나는 수필가 60, 북인 (p186)


25. 악몽

   

(1) 화자는 꿈속에서 “당장 나가거라! 여기가 어디라고 반역의 피가 흐르는 네가 감히 여기 있는 것이냐.”라는 소리를 들었다고 합니다. 

(2) 벽력같은 고함소리에 정신을 차렸고 ‘모골이 송연하다’라는 표현의 의미를 뼈저리게 느꼈다고 합니다. 

⇒ 여러분도 잠을 자다가 가위에 눌렸다거나 악몽을 꾼 경험이 있나요?                    


혼곤한 잠 속에 한 여자가 나타났다. 서른쯤이나 됐을까? 단발머리를 하고 하얀 저고리에 검정 치마를 입은 여자였다. 예전에 신여성들이 주로 입었다는 신식 한복 차림이었다. 키는 작달막하고 얼굴은 동글동글했다. 그러나 눈매는 날카롭고, 무엇보다 눈빛이 형형했다. 매서운 눈길로 나를 노려보았다. 

정지아, 꿈속의 여인, The 수필 2020 빛나는 수필가 60, 북인 (p202)


26. 목욕탕

   

(1) 화자는 “어머니가 챙겨준 목욕 가방을 들고 6개월 만에 목욕탕에 갔다”라고 합니다. 

(2) 탕에 들어서자 안팎의 공기 차이로 숨이 막혔지만, 이내 온몸에 파르르 전율을 느꼈다고 하지요. 

⇒ 요즘은 대중목욕탕에 가는 사람이 별로 없는 듯한 테, 여러분의 목욕탕에 대한 추억이나 샤워 습관에 관해 이야기해보세요.                     


어머니가 챙겨준 목욕 가방을 덜렁거리며 탕을 들어선다. 뿌연 소금기가 앞을 막는가 싶더니 비릿한 물내를 업은 열기가 전신을 덮쳐온다. 급작스럽게 느껴지는 안팎의 공기 차이에 잠시 숨이 막힌다. 세포 하나하나가 여섯 달만의 해후에 화답하는 건지, 온몸에 파르르 전율마저 인다. 

김용상, 속돌, The 수필 2020 빛나는 수필가 60, 북인 (p224)


27. 배신

   

(1) 화자의 어머니는 믿음에 대해 배신을 당해 절망감에 ‘머리 검은 짐승은 거두지 마라’는 유언을 했다고 합니다. 

(2) 그녀는 누군가에게 엄마의 마음으로 넉넉히 베풀었지만 버림을 받아 그 상처가 한이 되었다는 거지요. 

⇒ 여러분도 그동안 살면서 다른 사람에게 배신을 당했거나 기대했던 것과는 다른 대우를 받았던 적이 있나요?                    


믿음에 대한 절망감은 ‘머리 검은 짐승은 거두지 마라’는 유언이 될 만큼 어머니의 가슴에 상처로 남았다. 엄마가 되고서야 알게 된 어머니의 심정. 넘치던 사랑도 베여 상처가 되고 나니 앙다문 입술로 앙칼진 말도 나올 수 있는 모양이다. 모든 걸 지독스레 아끼던 어머니가 넉넉히 베푼 인정이 버림받았을 때, 한이 되지는 않았을까

배문경, 오동나무, 울다, The 수필 빛나는 수필가 60, 북인 (p231∼232)


28. 로망

   

(1) 그는 “연화도로 들어가서 생활하며 조금 힘들지만 외롭지 않다면서, 아내가 집으로 돌아오라는 설득”을 받아들이지 않았지요. 

(2) 화자는 “5년이란 시간이 지난 후, 연화도에 사는 그가 나였으면 좋겠다”라고 합니다. 

⇒ 여러분도 익숙한 곳을 벗어나서 살아보고 싶은 로망이 있다면 이야기해보세요.                    


아내는 밤을 새우며 그를 설득했고, 그는 끝끝내 돌아가지 않겠다고 황소고집을 부렸다. 아내가 돌아간 후, 한 달에 두 번 정도 택배가 왔다. 그가 좋아하는 파김치와 나물볶음, 가끔은 곰국이나 장어국이 오기도 했다. 그도 가끔 연화도의 싱싱한 해산물을 집으로 보낸다. 조금 힘들어도 외롭지는 않다. ‘이제, 계속 여기서 살아도 된다’라고 생각하면서 입가에 가느다란 미소를 지었다. 지금부터 5년이란 시간이 지난 후, 연화도에 사는 그 남자가 나였으면 좋겠다. 

양일섶, 연화도에 사는 남자, The 수필 2020 빛나는 수필가 60, 북인 (p245)


29. 수목장

   

(1) 화자는 “납골당에 계신 아버지를 수목장으로 모신 후에 나무 주변으로 튼실한 돌담을 만들 예정”이라고 합니다. 

(2) 힘들 때면 거기에 앉아 아버지가 살아 계실 때 함께 했던 ‘돌담’의 추억을 떠올리며 조잘조잘 수다를 떨고 싶다고 합니다. 

⇒ 여러분도 부모님과의 추억을 떠올려 이야기해보세요.                    


가을쯤 아버지는 사방이 꽉 막힌 납골당을 벗어나 탁 트인 집으로 가게 된다. 수목장이다. 이사를 하면 아버지가 숨 쉬는 나무 주변으로 튼튼한 돌담을 만들 예정이다. 진흙을 단단하게 개어 돌을 박아 쌓은 다음, 그 사이사이로 이름 모를 들꽃들이 마구 자라도록 내버려 둘 작정이다. 힘들 때면 쪼르르 달려가 작은 돌담에 걸터앉아 조잘조잘 수다스러운 얘기들을 나눌 것이다. 

이정화, 돌담, The 수필 2020 빛나는 수필가 60, 북인 (p260∼261)


30. 측은지심

   

(1) 화자의 시아버지는 남에게 보여서는 안 될 수치스러운 모습까지도 어쩔 수 없이 보여야 하는 노인입니다. 

(2) 화자는 “역지사지로 ‘노년이 된 자신’을 상상해보며 시아버지에게 측은지심을 느낀다”라고 합니다. 

⇒ 사람은 누구나 나이가 들면 노인이 되는데, ‘노인 문제’을 개인 문제로 접근해야 맞는지 아니면 복지 차원에서 접근하는 게 맞는지 여러분의 의견을 말해보세요.                     


노년의 나를 상상해본다. 초라한 노인, 남에게 보여서는 안 될 수치스러운 모습까지도 어쩔 수 없이 보여야 하는 노인, 내가 그런 처지에 이른다면 어찌해야 할까. 아버님께 더욱 측은지심이 든다. 진심 어린 마음으로 아버님께 다가가 따듯한 위로의 말로 조금이나마 고통을 덜어 드릴 수 있으면 좋겠다. 

장금식, 수각과 돌확, The 수필 2020 빛나는 수필가 60, 북인 (p27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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