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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들멘 Mar 14. 2023

얘깃거리 - 가족4

나도 얘기하고 싶어

31. 

   

(1) 화자는 세상이 아무리 변해도 평생 유행 타지 않는 어머니 마음처럼 생긴 대로 있는 흙 묻은 무가 좋다고 합니다. 

(2) 어머니나 무가 속없이 단순한 생짜 같지만, 사실은 누구도 헤아리지 못할 깊은 아량을 가지고 있다고 합니다. 

⇒ 여러분이 특별히 좋아하는 채소나 과일과 그 이유를 이야기해보세요.                    


세상이 변하고 식탁 풍경이 바뀌어도 나는 생짜 무가 좋다. 평생 유행 타지 않는 어머니 마음처럼 생긴 대로 있는 흙 묻은 무 말이다. 누가 생짜를 단순하다고만 할 것인가. 속없이 단순한 것 같지만 누구도 헤아리지 못할 깊은 아량을 가진 게 생짜들이다. 음식에 들어가 다른 재료의 낯을 내주는 무가 그랬고 당신 모습을 지우며 자식 낯내주는 어머니의 마음이 그랬다. 

박종희, 생짜배기, The 수필 2021 빛나는 수필가 60, 북인 (p30∼31)


32. 잔소리

   

(1) 화자는 혼자 밥을 먹으면서 남편이 했던 것처럼 반찬을 더는 그릇 하나를 올려놓는다고 합니다. 

(2) 그러면 남편이 살아 있을 때 귀에 딱지가 앉도록 들었던 그의 잔소리가 전하는 마음이 들린다고 합니다. 

⇒ 여러분도 배우자 또는 애인과의 다정했던 모습을 떠올려 이야기해보세요.                    


혼자 밥을 먹는다. 그의 빈자리가 싫어서 접시 하나를 올려놓는다. 그가 했던 거처럼 반찬을 더는 그릇이다. 그럴 때면 그의 손이 전하는 말이 들린다. “밥 먹을 때는 프랑스식으로 천천히 먹어.” 노상 급하게 먹어 소화불량에 시달리는 내게 귀에 못이 박히도록 하던 말이다. 

반숙자, 손이 전하는 말, The 수필 빛나는 수필가 60, 북인 (p34)


33. 고등어

   

(1) 화자의 아버지는 저자가 열 살 때 돌아가셨고, 아버지의 빈자리는 너무 컸었다고 합니다. 

(2) 밥상에서는 고등어가 사라지고 늦도록 정담이 피어나던 밤의 풍경도 아버지를 따라 자취를 감췄다고 합니다. 

⇒ 여러분에게 ‘어머니’와 비교해서 ‘아버지’란 과연 어떤 존재인가요?                    


내게 아버지에 대한 기억이 많지 않다. 만 겁의 인연으로 만난다는 부녀지간 겨우 십 년을 함께 했다. 가장의 부재를 절감하기에 열 살은 너무 어린 나이였다. 그러나 아버지의 빈 자리는 너무 컸다. 언제부턴가 밥상에서 고등어가 사라졌고 막걸리가 찰랑거리던 주전자엔 적요만 그득했다. 

조현미, 고등어, The 수필 2021 빛나는 수필가 60, 북인 (p67∼68)


34. 

   

(1) 화자는 의료사고가 났다는 작은아들의 전화를 받을 때까지는 오래 묵었던 열망을 끄집어내서 다시 꿈을 펼칠 수 있다는 기대에 부풀었다고 합니다. 

(2) 이후 힘든 과정을 겪었으나 삶의 끝자락에 입혀질 색이 무엇인지 찾아 나서는 일을 하겠다고 합니다. 

⇒ 여러분은 아무리 힘들어도 꼭 해보고 싶은 일이 있나요?                    


삼 년 전, 우연한 기회에 색연필로 동화를 그려 이야기책을 만들었는데, 그걸 그리며 어찌나 재미있고 신나던지 하루 종일 그 일에 매달려 시간 가는 줄 몰랐다. 오래 묵었던 열망을 끄집어내어 다시 꿈을 펼치고 싶었다. 그 길로 문화센터로 달려가 등록했고, 어렸을 적 만화가가 되고 싶었던 내 꿈에 조금 가까이 다가서는 줄 알았다. 첫 시간이 끝나고 전화를 받을 때까지 그런 기대로 부풀었다. 

최재남, 색을 찾아 떠나다, The 수필 2021 빛나는 수필가 60, 북인 (p71)


35. 배려

   

(1) 화자의 아버지는 정신이 희미해지고 걸음을 뗄 수 없을 정도로 쇠약해졌을 때도 용변만은 혼자서 해결할 정도로 집념이 강했다고 합니다. 

(2) 화자는 이제야 아버지가 자식에게 짐이 되지 않으려고 몸부림쳤고 자신의 방식대로 삶에 충실했다는 걸 알게 되었다고 합니다. 

⇒ 여러분은 평소에 주위에 있는 누군가의 입장이나 생각을 헤아리며 사는 스타일인가요?                    


아버지는 당신의 방식으로 삶에 충실하셨다. 문고리를 잡고 섰던 아버지의 의지는 돌아가실 때까지 이어졌다. 정신이 희미해지고 걸음을 뗄 수 없을 정도로 쇠약해졌을 때도 용변만은 혼자서 해결할 정도로 집념이 강했다. 자식에게 짐이 되지 않으려는 아버지의 몸부림을, 자식들이 무탈하게 살아가는 모습을 지켜보는 게 유일한 낙이었음을 이제야 알 것도 같다. 

권상연, 살살이꽃, The 수필 2021 빛나는 수필가 60, 북인 (p88)


36. 작별

   

(1) 화자의 엄마는 삶의 마지막 순간 이승을 떠날 때 슬며시 쥐는 아버지의 손을 거부했다고 합니다. 

(2) 세상과 작별하면서 밀어내는 아내를 보면서 저자의 아버지는 얼마나 충격을 받고 회한에 젖었을까요? 

⇒ 여러분은 마지막 순간 어떤 모습으로 세상과 작별할 거라고 상상해 본 적이 있나요?                    


삶의 마지막 순간, 천사를 만나고 그를 따라 먼길 떠날 때 슬며시 쥐는 아버지의 손을 거부하던 엄마를 보았다. 물기 하나 없이 바스러질 듯 마른 몸으로 이제 막 세상과 작별하던 순간에 아버지를 밀어낸 엄마. 준비도 없이 훅 들어온 한 방. 충격이었다. 

김은경, 아버지의 시간, The 수필 2021 빛나는 수필가 60, 북인 (p105)


37. 

   

(1) 화자의 어머니가 병원에 입원해서 사흘째 되던 날 주치의는 “밥을 먹고 위와 대장을 거쳐 똥이 되어 나와야 살 수 있다”라고 했습니다. 

(2) 입원하고 열흘을 넘기자 저자의 어머니 얼굴에 화색이 돌며 “밥 벌어먹기도 힘들지만 주는 밥 먹고 똥 만들기도 그 못지않구나.”라고 했습니다. 

⇒ 똥을 눈다는 게 얼마나 중요한 일인지 이야기해보세요.                    


“밥 벌어먹기도 힘들지만 주는 밥 먹고 똥 만들기도 그 못지않구나.” 얼굴에 생기가 돌아와 한마디 하시는 어머니 앞에서 이순을 넘긴 아들은 철없이 밥과 똥을 생각하며 눈물겨워지는 날이다

김정태, 밥과 똥을 생각하며, The 수필 2021 빛나는 수필가 60, 북인 (p112)


38. 외도

   

(1) 화자는 남편의 외도에 고통스러웠으나 “더는 속을 끓이지 말고 남자를 버리면 돼”라고 마음먹었습니다. 

(2) 이혼은 하지 말고 생활비를 다달이 보내주면서 따로 살자고 분명하게 요구하니 남편은 손사래를 치며 짐을 풀었다고 합니다. 

⇒ 여러분은 여러분 스스로 또는 배우자가 외도한 걸 알게 되었을 경우 부부관계를 어떻게 하는 게 좋다고 생각합니까?                    


가슴속에 맺힌 울혈이 풀리면서 말을 걸어왔다. ‘집착해보았자 너만 손해야. 더 화상 입지 말고 그 남자 버리면 돼.’ 명쾌한 답이었다. 나는 옷장을 열어 그에게 필요한 옷가지를 꺼내 가방에 차곡차곡 넣었다. 그러곤 새벽 한 시에 들어온 그에게 가방을 내주며 우리 이렇게 살지 말자고, 그러나 이혼은 하지 않을 것과 생활비는 다달이 보낼 것을 분명하게 밝히고 요구했다. 그는 당황했다. 이건 아니다. 이래서는 안 된다고 손사래를 내저으며 짐을 풀었다. 

김애자, 거울 속에서 나를 찾는다, The 수필 2021 빛나는 수필가 60, 북인(p159)


39. 약속

   

(1) 화자의 딸은 부모의 이별을 예감한 듯 여행 한 달 후에 다시 이야기하자는 약속을 받고 비행기에 올랐다. 

(2) 딸이 해외여행을 떠난 사이에 약속을 어기고 아내가 헤어졌고, 이후 지금까지 딸과도 생이별하고 살고 있다고 합니다. 

⇒ 여러분은 저자와 딸 중에 어느 쪽 입장에 공감하나요? 

[선택1] 딸과의 약속을 어기고, 딸이 여행 중에 아내와 헤어진 저자. 왜 그런가요?

[선택2] 약속 기간 전에 엄마와 헤어진 저자를 지금까지 용서하지 못하는 딸. 그 이유는?                     


“아빠, 한 달만 기다려주실래요? 여행 다녀오면 엄마랑 다시 얘기해요.”

앞뒤를 잘라먹은 그 말이 나를 아리게 긋고 갔다. 내색은 하지 않았지만, 이미 부모의 이별을 예감하고 있었음이 분명했다. 우물거리는 내게 재차 못을 박듯 새끼손가락을 불쑥 내밀었다. 애써 담담한 척, 나도 새끼손가락을 걸어주었다. ‘꼭’이라는 단서 대신 엄지 도장까지 찍고, 빼곡히 눌러 쓴 편지 한 통을 남긴 채 딸을 비행기에 올랐다. 

김용삼, 파약, The 수필 2021 빛나는 수필가 60, 북인 (p163)


40. 그림자

   

(1) 화자의 아버지는 젊을 때 일 년 남짓 좌로 기울었는데 그게 평생 지울 수 없는 그림자로 남았다고 합니다. 

(2) 한국전쟁에도 참전한 용사였지만 그 그림자에서 벗어날 수 없었다고 합니다. 

⇒ 지금은 화자의 아버지가 겪었던 의미의 ‘그림자’로 고통을 받는 경우는 별로 없을 텐데, 여러분에게 ‘그림자’ 하면 떠오르는 이미지가 있나요?                    


태양이 비추는 사물의 이면에는 반드시 그림자가 생긴다. 해방되고 우리나라가 좌우의 이데올로기로 들끓을 때 아버지의 나이는 약관 열여덟이었다. --- 뜨거운 혈기로 좌로 기울었다. 불과 일 년 남짓의 그 과오가 아버지에게는 평생 떼어낼 수 없는 그림자로 남았다. 한국전쟁 참전용사라는 이름마저도 아버지에게서 그 그림자를 지우지 못했다. 

김응숙, 그림자, The 수필 2021 빛나는 수필가 60, 북인 (p168∼16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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