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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들멘 Mar 15. 2023

얘깃거리 - 가족5

나도 얘기하고 싶어 05

41. 무던함

   

(1) 화자의 아버지는 누군가에게 불평하는 대신 불합리한 일을 당해도 따지거나 원망하지 않고 오히려 슬그머니 자리를 피했다고 합니다. 

(2) 결과적으로 누구와 부딪히는 일도 없고, 누구와 말다툼을 벌이는 일도 없는 거지요. 

⇒ 여러분은 스스로 어떤 유형의 사람이라고 생각하나요?                    


아버지는 누군가에게 불평하는 대신, 긴 한숨 속에 모든 걸 가둬버렸다. 타인을 비판하고, 헐뜯는 건 아버지와 거리가 멀었다. 불합리한 일을 당해도 따지거나 원망하지 않았다. 파르르 감정을 앞세워 삿대질해대는 사람들로 인해 심기가 불편하면 슬그머니 자리를 피해버렸다. 누구와 부딪히는 일도 없었고, 누구와 말다툼을 벌이지도 않았다. 

장미숙, 소댕, The 수필 2021 빛나는 수필가 60, 북인 (p207)

 

42. 입관

   

(1) 화자는 “어머님의 입관을 지켜보면서 그녀가 평생 가족을 위해 희생한 일들을 생각하며 가슴이 저렸다”라고 합니다. 

(2) 해서 이승을 떠나기 전에 마지막으로 용기 내어 어머니 차가운 몸을 감싸 안았다고 합니다. 

⇒ 여러분도 누군가와 마지막 작별을 했던 순간이 있다면 그때의 감정이나 느낌이 어땠는지 말해보세요.                    


어머니의 입관을 지켜보면서 가슴이 저렸다. 위대하지 않은 삶이 어디 있으랴. 저 작은 몸으로 생의 곤궁함을 견디며 많은 식구를 건사하고 일가를 이루었으니 장하구나 싶었다. 어머님의 생애가 그렇게 요약되는 걸 지켜보면서 마음속에 작은 파도가 일었다. 용기 내어 어머니의 차가운 몸을 내 몸으로 감싸 안았다. 

문혜란, 두멍, The 수필 2021 빛나는 수필가 60, 북인 (p252)


43. 나쁜 상황

   

(1) 화자는 “아이가 세상사의 어둠을 알기엔 너무 이르고, 아이를 좀 더 유년의 빛 속에 놓아두고 싶어 남편 죽음을 알리지 않았다”라고 합니다. 

(2) 그러면서도 “슬픔을 늦추면 나중에 더 아플까, 덜 아플까‘를 생각합니다. 

⇒ 여러분이라면 어떤 나쁜 상황이 발생했을 때 주변 사람들에게 어떻게 하시겠습니까?                    


아무것도 모르는 아이가 나를 빤히 쳐다봤다. 영원으로 출장 중인 제 아버지로부터 이어진 눈동자, 나는 별일 없다는 듯이, 네가 무서워서라고 했다. 아이가 세상사의 어둠을 알기엔 너무 이르다. 찬란하기만 한 유년의 빛 속에 아이를 좀 더 놓아두고 싶었다. 슬픔을 늦추면 나중에 더 아플까, 덜 아플까. 나는 모른다. 해맑은 밝음 위로 드리우게 될, 어두운 그늘을 피하고만 싶었다. 

정은아, 전등, The 수필 2022 빛나는 수필가 60, 북인 (p131)


44. 죽음

   

(1) 화자는 “우리 사회는 예전처럼은 아니지만 죽음에 대해 직접 언급하는 걸 주저한다”라고 합니다. 

(2) 그러다 『죽은 자의 집 청소』라는 책을 읽고 죽음의 의미를 되돌아보았고 삶의 의미가 더 소중하다는 걸 깨달았다고 합니다. 

⇒ 여러분에게 ‘죽음’이란 어떤 의미인가요? 그렇게 생각하게 된 특별한 계기가 있나요?                    


우리 사회는 직접적으로 죽음을 언급하는 걸 꺼리고 불경한 거로 여긴다. 예전에 상가에 조문 다녀오면 대문 앞에서 집 안에 있는 사람이 굵은 소금을 뿌려주기도 했다. (…) 지금은 세월이 변해 예전 같지는 않지만 죽음에 대한 막연한 두려움은 여전하다. 하지만 『죽은 자의 집 청소』 같은 책은 다시 죽음을 돌아보개 했다. 죽음의 의미를 되묻는 동안 삶이 더 소중해졌다. 

최현숙, 죽은 자의 집 청소, The 수필 2022 빛나는 수필가 60, 북인 (p69)


45. 벌초

   

(1) 화자는 어머니 산소를 찾아 예초기를 돌려 벌초를 합니다. 

(2) ‘잡초가 많이 나 있는 걸 자식들을 일 년에 한 번이라도 보려는 어머니의 속내’라고 표현했지요. 

⇒ 여러분 가족의 벌초 풍경은 어떤 모습인지 이야기해보세요.                    


붕붕, 예초기를 돌린다. 한낮의 졸음에 빠져 있던 산마을이 화들짝 놀란다. 장탄식으로 울던 앞산 장끼도 소리를 뚝 멈춘다. 어머니는 모처럼 찾아온 자식들이 반가운지 풀입 치맛자락을 들썩이며 허공으로 풀씨들을 자꾸자꾸 날린다. 그새 쑥새풀 엉겅퀴 뱍주가리 싸리꽃, 참 많이도 키워놓으셨다. 이렇게 잡초라도 부지런히 키워놓아야 그나마 일 년에 한 번이라도 자식들을 볼 수 있다는 어머니의 그 속내일까

김만년, 마지막 벌초시대, The 수필 2022 빛나는 수필가 60, 북인 (p26)


46. 마음가짐

   

(1) 화자는 ”마음이든, 생각이든, 인연이든 한곳에 묶어두지 말고 흐르게 하는 게 좋다“라고 합니다. 

(2) 아버지를 보내면서 자신을 옭아맸기에 힘든 시간이 길었고, 시아버지를 보내면서는 울음으로 털어냈기에 쌓인게 별로 없었다고 합니다. 

⇒ 여러분은 어려운 일이 생겼을 때 어떻게 대응하나요?

[선택1] 저자의 말처럼 ’한곳에 묶어두지 않고 그냥 지나가게‘ 내버려 둔다.

  [선택2] 그냥 지나가게 내버려 두기보다는 마음속에서 그 일을 되씹고 되씹는다.                     


뭐든 흐르는 게 좋다. 생각이든, 마음이든, 인연이든 한곳에 오래 묶어두면 고약하고 완악하고 아프고 깊어진다. 아버지를 보내고 오래 참았던 울음은 그 시간만큼 나를 옭아맸고, 시아버지를 보내며 빨리 풀었던 울음은 그만큼 나를 빨리 놓아주었다. 나 또한 누군가에게 깊고 오래 잠겨 있을 수 있다. 

임이송, 울음을 풀다, The 수필 2022 빛나는 수필가 60, 북인 (p53∼54)


47. 배추벌레

   

(1) 화자는 배추 포기를 보면서 “저자 삼 남매는 아버지의 살점을 파먹고 자란 배추벌레였다”라고 표현했습니다. 

(2) 그러나 아버지의 등이 기울고 있는지도 모른 채 훨훨 날아갔고 이제는 다시 볼 수 없는 ‘아버지’를 그리워하고 있습니다. 

⇒ 여러분에게 아버지는 어떤 존재였는지 이야기해보세요.                     


배추 포기는 실했다. 겹겹이 층을 이룬 채 서로를 감싸고 있었다. 겉입만이 상해서 너덜거렸다. 그것은 아버지의 굽은 등처럼 보였다. (…) 삼 남매는 둥지 안에서 아버지의 살점을 파먹고 자란 배추벌레였디. 아버지의 등이 기울고 있는지도 모른 채 날개만을 벼르고 있었다. 자식들을 훨훨 날려 보낸 뒤 빈 둥지에는 바람이 고이고 어둠이 쌓였다. 

김미경, 배추흰나비 겨울을 날다, The 수필 2022 빛나는 수필가 60, 북인 (p91)


48. 울화

   

(1) 화자의 엄마는 찬 겨울에도 가슴이 답답하고 울화가 치민다며 창문을 벌컥 열어젖혔다고 합니다. 

(2) 남편의 사업 실패로 인한 늦은 귀가, 사고뭉치의 철부지 삼 남매들과의 일상적인 실랑이 등으로 엄마의 속은 문드러질 수밖에 없다는 거지요. 

⇒ 여러분의 엄마 모습은 어떠한지 이야기해보세요.                    


잘 지내다 갑자기 가슴이 답답하고 울화가 치민다며 찬 겨울인데도 창문을 벌컥 열어젖혔다. 잦은 사업의 실패로 하루가 멀다고 술판을 벌여 밤늦게 귀가하는 남편, 번갈아 가며 사고를 치는 철부지 삼 남매와 날마다 실랑이하다 보면 어찌 속에서 천둥 번개인들 치지 않았을까.

심선경, 압력솥, The 수필 2022 빛나는 수필가 60, 북인 (p198)


49. 헌신

   

(1) 화자의 어머니는 마흔여섯에 낳은 늦둥이의 병(결핵)을 낫게 하려고 온갖 정성을 기울였다고 합니다. 

(2) 봄이면 산에는 돈 되는 나물이 지천이었으나 결핵 치료에 좋다는 떡갈나무 잎사귀만 채취하면서 손은 풀독이 올라 항상 벌겋게 부여 있었다고 합니다. 

⇒ 여러분의 어머니가 여러분을 위해 쏟아부은 ‘헌신이나 사랑’ 이야기 중 하나를 떠올려 말해보세요.                     


마흔여섯에 늦둥이로 낳은 막내딸의 병시중을 들게 된 엄마의 하루는 마치 누예를 치던 그 모습과 흡사했다. 침대만 한 평상을 만들고 그 아래에는 떡갈나무 잎을 깔았다. (…)

봄이면 돈이 되는 두릅나물 고사리 산나물 등, 궁한 시골살림이 펴는 좋은 시절임에도 엄마의 넝마에는 언제나 떡갈나무 잎사귀뿐이었다. (…) 엄마의 손은 풀독이 올라 늘 벌겋게 부어 있었다. 

김주선, 당신의 잠실에서, The 수필 2022 빛나는 수필가 60, 북인 (p98∼99)


50. 선거

   

(1) 화자의 먼 친척이 당연히 이길 것으로 예상된 국회의원 선거에 출마했으나 근소한 차이로 패했다고 합니다. 

(2) 덩달아 화자 어머니가 새로 시작한 식당도 무상으로 선거를 지원한 꼴이 되어버렸고 빚만 잔뜩 남게 되었다고 합니다. 

⇒ 여러분의 기억 속에 남아있는 선거 이야기(예:학교 반장선거, 조합장 선거, 국회의원 또는 대통령 선거)를 펼쳐보세요.                    


선거가 끝났다. 당시 판세로 보아 당연히 이길 것으로 예상했으나 막상 뚜껑을 열어보니 근소한 차이로 야당 후보에 밀리고 말았다. 많은 돈이 들어간 식당 영업은 무상으로 선거를 지원한 꼴이 되어 버렸다. 몇 달 동안 밀린 밥값을 거의 받지 못하게 됐으니 말이다. 오래된 적산가옥 일부를 헐어내고 새로 식당으로 개조하는 데 들어간 비용조차 고스란히 빚으로 남았다.

하석배, 눈물에 대한 기억, The 수필 2022 빛나는 수필가 60, 북인 (p1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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