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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들멘 Mar 26. 2023

얘깃거리 - 풍경1

나도 얘기하고 싶어 15

01. 가슴 설렘

 

(1) 화자에게 바다하면 동해나 남해가 전부였다고 합니다

(2) 그리고 화자는 서해에 대해서는 갯벌을 적나라하게 발가벗기며 하루 두 차례씩 들락날락하는 게 무슨 바다냐?’라는 비아냥을 함부로 내뱉었다고 합니다

 ⇒ 보고 있으면 마음을 뛰게 했던 바다의 풍경을 끄집어내서 이야기해보세요.                    

바다는 내게 원래 동해나 남해가 전부였다. 특히 남해, 올망졸망한 작은 섬들이 쉼표 마침표처럼 아기자기 떠 있는 통영 앞바다와, 삼천포에서 창선대교를 건너 다랭이논을 향해 해안도로를 달릴 때면 차창 밖으로 윤슬 일렁이는 그 남해가 좋았다. 한자리에서 깊고 그윽하지 못하고 갯벌을 적나라하게 발가벗기며 하루 두 차례씩 들락날락하는 서해는 그 누렇다는 소문과 함께 내게 서해도 바다냐는 비아냥을 함부로 내뱉게 했었다. 

최순희, 바다를 건널 때, The 수필 2019 빛나는 수필가 60, 북인 (p12)


02 구둣발 소리

     

(1) 화자는 며칠 전에도 새벽녘에 구둣발 소리를 들은 듯하다라고 합니다

(2) 하지만 그 소리는 똑 부러지게 설명할 수도 없으며 심지어는 애초에 존재하지 않는 소리일지도 모른다라고 했습니다

⇒ 여러분도 예전 어느 순간 신경을 곤두세웠던 소리가 있다면 말해보세요                    


그 며칠 전에도 새벽녘에 구둣발 소리를 들은 듯하다. 저벅저벅도 아니고 뚜벅뚝도 아니며 퉁퉁거리는 소리는 더더욱 아니다. 불연속적인데다 묵직한 편이며 두툼한 막대나 쇠붙이가 낮게 끌리는 소리에 가깝다. 이 모든 게 섞인 소리인지도 모르겠다. 발걸음은 가까워졌다 멀어졌다를 되풀이하다 끊긴다. 그러다 멈추는 듯 다시 이어진다. 그러다 또 희미해진다. 애초에 존재하지 않는 소리인지도. 

김창식, 발걸음 소리, The 수필 2019 빛나는 수필가 60, 북인 (p51)


03. 생경함     


(1) 화자는 시내에 들어가 태극기와 성조기를 들고 구호를 외치는 군중과 적폐 청산을 주장하는 시위대를 동시에 보았습니다

(2) 두 무리의 풍경과 구호를 보면서 머리는 점점 혼란스러워졌다고 합니다

⇒ 화자가 본 풍경은 표현의 자유와 함께하는 공동체가 부딪히는 현장이라고 할 수 있는 데이에 대한 여러분의 의견을 말해보세요.                    


덕수궁 대한문 앞에 태극기와 성조기를 들고 구호를 외치는 군중들이 보인다. 탄핵 무효와 법치주의 수호를 외치는 군중들이 보인다. 무리 속에는 나이가 들어 보이는 군복 차림의 사람들도 있다. 그들의 표정은 무겁고 진지하다.

동아일보 사옥을 지나 광화문에 가까이 가자 적폐 청산을 주장하는 촛불시위대가 보인다. 단상에서는 경쾌한 음악과 구호가 흘러나온다. 축제 같다. 더 좋은 민주주의와 사회개혁을 요구하는 깃발과 팻말이 보인다. 

박범수, 무명 작가의 죽음, The 수필 2019 빛나는 수필가 60, 북인 (p60)


04. 이발소     


(1) 이발소에 있는 두 개의 의자 중 하나는 화자가 머리를 깎느라 차지하였고다른 하나에서는 어떤 노인네가 공짜로 면도를 하고 있습니다

(2) 그때 백발이 성성한 또 다른 노인네가 이발소에 들어서면서 면도하는 노인네에게 대뜸 한마디를 던졌습니다. “장가야오늘 무슨 일 있느냐.”

⇒ 여러분도 자주 가는 이발소나 미용실에서 보았던 에피소드를 이야기해보세요                    

백발이 성성한 노인네가 들어선다. 이발사가 반갑게 맞이하자 노인네는 소파에 앉는다. 이발소 의자는 두 개인데 하나는 내가 앉아 이발 중이고, 곁 의자는 다른 노인네가 누운 채 면도하고 있다. 면도는 이발사 아내가 맡고 있는데 공짜요, 이발 값은 수년째 칠천 원이다. 백발의 노인네는 면도하고 있는 노인네를 향하여 대뜸 한마디 내뱉는다. “장가야, 오늘 무슨 일 있느냐.”

정태헌, 삽화, The 수필 2019 빛나는 수필가 60, 북인 (p94∼95) 


05. 사진     


(1) 화자는 카메라에 누군가가 지나쳐버린 하루를 담고좋아하는 파도도 넣으면서 위안을 얻는다라고 합니다

(2) 반면 보이는 대로 말하고 전하는 정직함이 싫어 세상 흐름에 맞게 부풀리고 수정·보완도 한다고 합니다

⇒ 사진을 찍었을 때의 경험담이나 느낌을 이야기해보세요.                    


누군가가 지나쳐버린 하루를 담고, 내가 사랑하는 파도도 넣으며 위안을 얻는다. 검은 상자 안에서 빨간 알약, 파란 펭귄, 다 닳은 지팡이가 나온다. 그들의 호흡이 멈추기 전에 재빨리 하드웨어에 저장된다.

사진은 자기변명이 없어서 싱겁다. 보이는 대로 말하고 전하는 정직함이 싫다. 민낯이 불편하다는 사람들은 세상 흐름에 맞게 부풀리고 화장을 한다. 

김근혜, 사진, The 수필 2019 빛나는 수필가 60, 북인 (p108)


06. 2     

(1) 화자는 “2월은 찬 기운 속에서 숨죽이고 있지만 뭔가를 준비해서 뛰쳐나갈 자세를 취하는 달이라고 합니다

(2) ‘출발 신호를 기다리는 달리기 선수나 활주로에서 날기 위해 출력을 높이는 비행기라고 표현합니다

⇒ 일 년 열두 달 중 여러분이 가장 좋아하는 달과 그 이유를 말해보세요                    


2월은 찬 기운 속에서도 뭔가 준비하느라 엎드리고 있는 형색이다. 달리기 시합에서 출발 신호를 기다리는 선수들처럼. 전신의 힘을 가다듬고 숨을 멈춘 긴장한 모습이다. 비행기가 활주로에 선 채 비상하기 위해 출력을 높이는 모양새. 튜닝을 끝내고 지휘자의 손끝을 기다리는 관현악단 같다. 2월을 숨죽이고 있지만 뛰쳐나갈 자세를 취하고 있는 달이다. 

서성남, 2월, The 수필 2019 빛나는 수필가 60, 북인 (p117)


07. 마당

   

(1) 화자는 서양식 정원이 시각적으로 즐기는 공간이라면 우리의 마당은 몸을 담고 활동하는 생활의 공간이라고 합니다

(2) 요즘처럼 특정한 사람들의 공연만 바라봐야 하는 무대가 아니라 보통 사람들이 함께 뛰어들어 주인공이 될 수 있는 그 옛날의 마당 풍경이 그립다고 합니다

⇒ 여러분에게도 마당하면 떠오르는 아련한 추억이 있나요?    

                

서양식 정원이 시각적으로 즐기는 공간이라면 우리의 마당은 몸을 담고 활동하는 생활의 공간이라고 할 수 있다. 사회 곳곳에 뛰어난 배우들이 공연하는 무대는 너무 많은 데 바라만 보아야 할 뿐 함께 뛰어들어 어우러질 보통 사람들의 마당이 없다. 쉼 없이 판이 벌어지고 누구나 스스럼없이 끼어들어 함께 주인공이 될 수 있었던 그 옛날의 마당 풍경이 그립다. 

탁현수, 마당, The 수필 2019 빛나는 수필가 60, 북인 (p142)


08. 남북관계

   

(1) 화자는 지금까지 모든 사회의 역사는 계급투쟁의 역사이며그것은 바로 부의 분배를 둘러싼 싸움이다라고 합니다

(2) 남북관계도 핵을 가진 북쪽은 배고프다고 협박하고 남한의 살림살이가 풍족하나 끝까지 감내할 수 있을지 모르는 계급투쟁의 역사가 이어질 거라고 합니다

⇒ 여러분은 남북관계를 어떻게 푸는 게 가장 바람직하다고 생각하나요?                    


문득 칼 마르크스의 말이 스멀댄다. ‘지금까지 모든 사회의 역사는 계급투쟁의 역사다.’ 인간 세상의 본질을 이토록 꿰뚫은 명제가 있었던가. 계급투쟁은 바로 부의 분배를 둘러싼 싸움이다. 역사의 흐름이 그래왔다. 시끄럽기만 한 남쪽의 몫을 가르려다 부를 흩기만 하고, 핵 가진 북쪽은 배고프다고 한다. 거짓처럼 바뀐 북의 얼굴을 참이라 해도 우리 살림이 감내할 수 있을까. 내 밥그릇도 어찌 될지 알 수 없다고 말해야 할 때가 올까 걱정이다. 그러나 마다할 수 있을까, 이 길을. 

하재열, 휴전선의 봄, 그 고무줄놀이, The 수필 2019 빛나는 수필가, 북인 (p176)


09. 소금밭 

   

(1) 화자는 사는 게 물에 물 탄 듯 싱겁게 느껴질 때 소금밭을 보러 곰소에 간다라고 합니다.

(2) 뜨거운 햇빛 아래서 소금꽃을 피우는 염부를 만나러 거기에 간다는 거지요

⇒ 여러분은 머리가 무겁거나 마음이 울적할 때 가보고 싶은 장소가 있나요?                    

곰소의 여름은 짭짤하다. 곰소에서는 태양도 소금밥을 먹고 뜬다. 사는 일이 물에 물 탄 듯 싱겁게 느껴질 때 나는 곰소로 간다. 폭양 아래서 소금꽃을 피우는 염부를 만나러 간다. 소금밭 물거울에 비친 그들 경건한 몸짓을 매만지러 간다. 

박월수, 소금꽃, The 수필 2019 빛나는 수필가 60, 북인 (p163)


10. 취하다

   

(1) ‘’취하다는 말은 어떤 대상에 열중해서 마음을 쏟고 넋을 빼앗긴다는 의미입니다

(2) 흔히 술이나 미색에 취하거나 놀이에 빠진다는 것처럼 부정적으로 표현하는 경우가 많은데저자는 아파트 화분에 핀 난 한 송이에 취했다고 합니다

⇒ 여러분이 마음을 쏟거나 넋을 빼앗기는 대상이 있다면 이야기를 펼쳐보세요.

                

‘취하다’라는 말이 있습니다. 어떤 대상에 열중해서 마음을 쏟고 넋을 빼앗긴다는 의미입니다. 흔히들 술에 취하고, 놀이에 빠지고, 미색에 취하기도 합니다. 무언가에 지나치게 취하면 늪에 깊이 빠져 삶을 그르치기로 합니다만 허구한 날 정색을 하며 맨정신으로 삶과 대적한다는 것 또 얼마나 피곤한 일입니까. 가끔은 삶의 양념이 되기도 하는 게 취하는 맛이 아니겠습니까?

박헬레나, 취하다, The 수필 2019 빛나는 수필가 60, 북인 (p2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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