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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들멘 Mar 27. 2023

얘깃거리 - 풍경2

나도 얘기하고 싶어 16

11. 평생 화두     


(1) 화자는 어떤 이미지가 우연히 마음에 스며들어 평생의 화두가 된다라고 합니다

(2) “겨울 산을 오르며 신중하지만 머뭇대지 않는 걸음새흔들림 없는 정면 돌파의 결단이 느껴지게 하는 남자의 뒷모습을 보면서 자신의 화두를 찾았다라고 합니다

⇒ 여러분의 평생 화두는 무엇인가요?                    


어떤 이미지는 우연히 마음에 스며들어 평생의 화두가 된다. 오랜 세월 의식을 부침하던 그림의 이미지가 선명하게 모습을 드러낸 건 오십이 넘어서였다.

‘겨울 산을 오르는 사람’ - 한 남자가 눈보라 치는 산길을 혼자 오른다. 폭설에 묻혀 사라진 길 위에 새로 길을 내며 걷는다. 눈 위에 찍힌 발자국이 깊고 뚜렷하다. 신중하지만 머뭇대지 않는 걸음새, 흔들림 없는 뒷모습에선 정면 돌파의 결단이 느껴진다.

노혜숙, 화두, The 수필 2019 빛나는 수필가 60, 북인 (p221)


12. 죽음

   

(1) 화자는 책을 반납하는 날이라는 문자를 받으면 어떻게든 책을 끝까지 읽듯, ‘생을 반납하는 날이다 라는 통보를 받는다면 최선을 다했다라는 마음을 갖겠다고 합니다

(2) 하지만 죽음은 문자를 보낼 정도로 친절하지 않다는 사실도 알고 있지요

⇒ 여러분은 죽음에 대해 심각하게 생각해본 적이 있나요?                    

나는 데드라인에 도착할 때까지 최선을 다하고 싶다. ‘내일은 책을 반납하는 날입니다’라는 문자를 받고 어떻게든 책을 끝까지 읽듯, ‘내일은 생을 반납하는 날입니다’라는 문자를 받았을 때 내 삶도 완성품으로 반납하고 싶은 것이다. 그러나 나는 안다. 죽음의 데드라인은 문자를 보낼 정도로 친절하지 않다는 것을.

한지황, 데드라인, The 수필 2019 빛나는 수필가 60, 북인 (p245)


13. 경청

   

(1) 화자는 신이 가을을 사철의 중간지대에 배치한 건 들어주는데’ 인색한 사람들을 일깨우고자 한 의도였는지 모른다라고 했습니다

(2) 소리가 많이 들리는 가을 동안 귀를 열어 들으라는 메시지라는 거지요

⇒ 여러분은 남의 이야기를 들어주는 데 익숙한가요?                    


어쩌면 신이 사철의 중간지대에 가을을 배치한 것은 ‘들어주는데’ 인색한 피조물을 일깨우고자 한 의도였는지 모른다. 그래서 가을엔 유독 소리들이 선명한지도, 가으내 귀를 열어 소리들을 들으라고, 귀를 씻어 도래할 안거에 대비하라는 메시지가 아닐까.

조현미, 가을, 소리에 귀 기울이다, The 수필 2019 빛나는 수필가 60, 북인(p236)


14. 황혼

   

(1) 화자는 어느 날 갑자기 알 수 없는 슬픔이 가슴을 맴도는 걸 느껴서 황혼’ 탓이다라고 여겼습니다

(2) ‘황혼이란 날이 어둑어둑해지면서 사물의 윤곽이 희미해지는 낮도 밤도 아닌 시간의 경계를 의미한다고 합니다

⇒ 여러분도 스스로가 황혼기에 접어들었다고 생각한 적이 있나요?

                    

‘개와 늑대의 시간’ - 해질녘 모든 사물이 붉게 물들고, 저 언덕 너머로 다가오는 실루엣이 내가 기르던 개인지 나를 헤치러 오는 늑대인지 분간할 수 없는 시간, 개와 늑대를 구분할 수 없을 정도로 낮도 밤도 아닌 애매모호 한 시간의 경계이다. 날이 어둑어둑해지면서 사물의 윤곽이 희미해지는 시간을 가리킨다는 이 말은 ‘황혼’을 뜻한다.

이경은, 슬픔의 시선, The 수필 2019 빛나는 수필가, 북인 (p226)


15. 백담사 계곡

   

(1) 화자는 백담사 계곡의 물소리가 그리도 요란한 건 돌탑들의 기도 소리가 흐르기 때문이라고 합니다

(2) 오고 가는 사람들이 쌓아놓은 돌탑들이 있는 계곡의 염불은 끝이 없이 이어질 것이라고 말합니다

⇒ 여러분의 가슴 속에 남아있는 인상 깊은 풍경을 상상해서 이야기해보세요                    

눈을 감고 백담사 천탑동을 본다. 눈이 부시다. 깨끗한 염원으로 반짝인다. 귓가가 쟁쟁하다. 계곡의 물소리가 그리도 요란한 것은 돌탑들의 기도 소리가 흐르기 때문이다. 사람들은 가고 또 온다. 기도는 경전이 되어 돌마다 새겨지고 계곡은 염불을 멈추지 않을 것이다.

이미영, 돌이 기도한다, The 수필 2019 빛나는 수필가 60, 북인 (p252)


16. 보라색     


(1) 화자는 귀족의 색인 동시에 겸손의 색경건함과 퇴폐성의 의미가 내포된 보라색이 좋아졌다라고 합니다

(2) 그래서 비 오는 날 구실을 만들어 보라색 우산을 쓰고 나간다고 합니다

⇒ 여러분이 좋아하는 색깔과 그 이유를 말해보세요                    


권력과 위엄을 갖춘 귀족의 색인 동시에 겸손의 색, 경건함과 퇴폐성이 흥건해도 조절이 가능한 이 색이 좋아졌다. 보라색 포장 디오르 향수가 말하듯 ‘달콤한 죄의 색’으로 느껴지는 이 보라의 속셈을 나는 두려워하지 않는다. 비 오는 날 나갈 구실을 만들고 우산을 편다. 보라색이다. 

권현옥, 보라가 좋아졌다, The 수필 2020 빛나는 수필가 60, 북인 (p14∼15)


17. 골목

   

(1) 화자는 골목은 그 존재만으로 큰길에서 느낄 수 없는 소소한 일상들이 걸음을 멈추게 하며 위안과 편안함을 준다라고 합니다

(2) 잠시라도 떠나 있으면 저자 안의 골목 하나가 사라지는 셈이라고 합니다

⇒ 여러분도 저자처럼 사는 주변에서 볼 수 있는 풍경이나 사람에 대해 이야기해보세요.                    

골목은 그 존재만으로 위안과 편안함을 준다. 큰길에선 느낄 수 없는 소소한 일상들이 걸음을 멈추게 한다. 여인들이 평상에 앉아 나물을 다듬기도 하고, 집배원이 오토바이를 세워놓고 땀을 훔치기도 한다. 양지에서 다리를 쭉 뻗고 잠든 고양이를 볼 때도 있다. 골목길을 걷다 보면 생각도 느릿느릿 지나가고 거친 숨소리가 어느 틈에 고와져 있다. 내가 이곳을 떠나는 날은 한 시절의 애틋한 삶과 함께 내 안의 골목 하나가 사라지는 셈이다.

송연희, 골목이 변하고 있다. The 수필 2020 빛나는 수필가 60, 북인 (p42∼43)


18. 홍천강 겨울

   

(1) 화자는 겨울이 오면 홍천강변 뒤뜰 마을에 있으며나지막한 산으로 둘러싸여 아늑했던 분지는 바람과 눈과 얼음의 나라가 된다라고 합니다

(2) 겨울 산천의 모습을 묘사하는 글을 쓴 거지요

⇒ 여러분도 여러분 고향의 사계절 중에 특히 인상에 남는 계절의 풍경에 관해 이야기해보세요.

                    

겨울이 오면 홍천강변 뒤뜰마을, 나지막한 산으로 둘러싸여 아늑했던 분지는 바람과 눈과 얼음의 나라가 된다. (중략)

며칠째 두텁게 드리운 잿빛 구름이 뒤뜰 분지를 덮어씌운 것처럼 사방으로 둘러싼 산봉우리 위로 내려앉아 있다. 북녘에서 흘러내린 산자락에 등을 대고 앉은 작은 산촌에 연무처럼 짙게 퍼져 있는 음습하고 어두운 기운에 짓눌려서 질식한 듯 엎드려 있다. 

신대식, 겨울, 산촌, The 수필 2020 빛나는 수필가 60, 북인 (p44∼45)


19. 망자

   

(1) ‘영원으로 가는 중간역인 림보에 들어선 망자들은 지상에서 가장 행복했던 기억 하나를 고르라는 주문을 받는다고 합니다

(2) 그걸 바탕으로 림보의 직원들이 다큐멘터리로 재구성한 기억을 간직한 채 천국으로 떠난다는 거지요

⇒ 여러분이 가장 행복한 순간은 어느 때였는지 이야기해보세요.                    


‘영원’으로 가는 중간역인 림보에 들어선 망자들은 사흘, 늦어도 일주일 안에 지상에서 가장 행복했던 기억 하나를 고르라는 주문을 받는다. 살면서 가장 행복했던 순간은 언제였던가? 

선택에 성공한 망자들은 기억을 림보의 직원들은 다큐멘터리로 재구성하여 보여준다. 망자의 영혼은 행복했던 그 한 가지 기억을 간직한 채 천국으로 떠나고, 안타깝게도 선택에 끝내 실패한 자들은 남아 림보의 직원으로 복무하게 된다. 

최순희, 원더플 라이프, The 수필 2020 빛나는 수필가 60, 북인 (p278) 


20. 불면

   

(1) 화자는 수면을 위해 불을 끄고 빛을 차단하고 침대와 이부자리에 몸을 맡겼습니다

(2) 하지만 불면의 집요한 추적을 따돌리지 못하고 덜미를 잡히고 말았다고 합니다

⇒ 여러분도 자신의 의지와 상관없이 불면의 밤을 보낸 경험이 있다면 말해보세요.                    


나 몰래 나를 훔치려는 스토커, 그의 정체는 불면이다. 은신처의 컴컴한 실내다. 추적을 피해 전등을 소등하고 빛을 차단해 자취를 흐렸다. 지친 육신의 무게를 감당해주는 침대와 나의 체온에 익숙한 이부자리에 동지애를 강요하며 집요한 추적을 따돌리려 웅크리고 있다. 째깍째깍, 벽시계가 밀고했다는 소문을 들었다. 결국 따돌리지 못해 덜미를 잡혔다. 수면과 불면이 의식을 마구 흔들어댄다. 소요보다 심한 혼돈의 시작이다

이원예, 불면과 화해하다, The 수필 2020 빛나는 수필가 60, 북인 (p1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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