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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들멘 Mar 27. 2023

얘깃거리 - 풍경3

나도 얘기하고 싶어 17

21. 서피랑 언덕

   

(1) 화자는 통영 서피랑 언덕에서 정가의 한 갈래인 <시조창 공연>을 처음 보았다라고 합니다

(2) 신록이 피어나는 5월에 여행지에서 우연히 만난 호사에서 이질적이면서도 묘한 감흥을 느꼈다고 합니다

⇒ 어디론가 여행을 갔다가 예상치 못했지만 즐거웠던 경험을 끌어내서 이야기해보세요.                    

내게는 낯선 모습이었다. 정가라는 분야가 있다는 정도만 알았으나 그 갈래인 시조창 공연을 보는 게 당연히 처음이다. 상설 야외무대가 세워진 서피랑 언덕 너머로는 통영 바다가 윤슬로 반짝인다. 신록이 피어난 산과 들은 찬연한 활기로 넘쳐난다. 오월, 이 화창한 열망의 계절에 뜬금없이 만난 고요는 이질적이면서도 묘한 감흥을 일으킨다. 

강천, 잎에서나 자고가자, The 수필 2020 빛나는 수필가 60, 북인 (p146)


22. 사하라사막

   

(1) 화자는 오랫동안 가보기를 꿈꾸었던 사하라사막을 보고 그 풍광을 절절히 노래하고 있지요.

(2) 특히사막의 모래를 보며 긴 세월을 걸쳐 잘게 부서져 작은 바람에도 여기저기 날아갈 수 있으니 자유롭다라고 묘사합니다

⇒ 앞으로 꼭 가보고 싶은 여행지가 있다면 그 장소와 가고 싶은 이유를 묶어서 말해보세요.                    

붉은 수평선에 파란 하늘이 대조적이다. 바람이 살짝만 방향을 틀어도 이랑이 출렁이고 능선도 들썩이는 모래 바다다. 셀 수 없이 아득한, 시간의 바다가 펼쳐있다. 작은 바위가 모래알로 부서지기까지 얼마나 긴 세월이 흘렀을까. 부서지고 깨진 연륜은 더는 나눠지거나 떨어질 수도 없이 오롯하다. 이제 모래는 자유롭다. 작은 바람에도 여기저기 날아갈 수 있을 만큼 가벼워졌으니. 

강표성, 붉은 바다, 사하라, The 수필 2020 빛나는 수필가 60, 북인 (p150)


23. 가을 숲

   

(1) 그림자는 흔히 물체에 종속된 개념으로 본질이 아니라 본질에 딸린 부수적인 것으로 이해되고 있지요

(2) 하지만 화자는 가을 숲에 길게 떨어진 그림자를 보면서 기존의 그림자에 대한 부정적 표현이나 의미에 전적으로 수긍할 수 없다고 합니다

⇒ 여러분에게 그림자는 어떤 의미가 새겨져 있는지 말해보세요.

                 

그림자는 대개 물체에 종속된 개념으로 이해되기 쉽다. 본질이 아니라 본질에 딸린 부수적인 것, 그림자처럼 살았다는 말은 타인에게 순종하고 자신을 드러내지 않고 살았다는 말이다. 그림자에 가려서 빛을 보지 못했다는 말도 그림자에 대한 부정적인 표현이다. 그러나 가을 숲에 떨어진 그림자를 찬찬히 바라보니 그런 그림자의 의미에 전적으로 수긍하기 어렵다. 

정동순, 그림자의 반어법, The 수필 2021 빛나는 수필가 60, 북인 (p49)


24. 카타르시스

   

(1) 화자는 아침 공기를 마시며 마당을 쓰는 게 하루를 열어가는 첫 행위다라고 말합니다

(2) 많은 사람이 오가서 지저분해진 마당을 쓸면서 일종의 카타르시스를 느낀다고 할 수 있겠지요

⇒ 화자처럼 아침에 일어나서 매일 루틴처럼 하는 행위가 있나요?                    

마당에 내려가니 아침 공기가 달다. 마당을 쓰는 게 일상이 된 나는 싸리비를 든다. 하루를 열어가는 첫 행위이다. 언제나 그렇듯 마당은 지저분하다. 지난 시간의 앙금처럼 자국들이 널브러져 있다. 많은 사람이 오가는 마당에는 온갖 발자국들이 엉켜있다. 

강돈묵, 마당 쓸기, The 수필 2020 빛니는 수필가 60, 북인 (p76)


25. 자작나무

   

(1) 화자는 자작나무가 우거진 산골 마을의 집은 대들보도 기둥도 울타리도 자작나무라고 합니다

(2) 심지어는 아궁이에서도 자작나무가 자작자작 소리 내며 타고 있다고 했지요

⇒ 여러분이 언젠가는 가보고 싶은 산골 마을의 풍경을 상상하면서 이야기해보세요.                    

산골 집은 대들보도 기둥도 문살도 자작나무다. 울타리도 자작나무요, 단물이 손는 우물도 자작나무다. 아궁이에서도 자작자작 소리 내며 타는 나무다. 여우가 울고 승냥이가 어슬렁거리는 이곳은 온통 하얀 나라다. 

김삼복, 화촉, The 수필 2021 빛나는 수필가 60, 북인 (p94∼95) 


26. 백양사

   

(1) 화자는 가을이 꽤 깊어져 단풍이 마음껏 활개를 펴는 시월의 끝자락에 백양사를 찾았지요

(2) 처음부터 작정하고 떠나지는 않았으며 스산함이 깊어지기 전에 가을에 흠뻑 젖어보고자 즉흥적으로 발걸음을 옮겼다고 합니다

⇒ 여러분은 가까운 시일 내에 한번쯤 특별한 계획 없이 가보고 싶은 여행지가 있나요?                    


가을이 꽤 깊었을 무렵이다. 붉은 천연덕스러움과 노란 수줍음이 닥지닥지 묻은 단풍들이 마음껏 활개를 펴는 시월의 끝자락쯤 백양사로 향했다. 처음부터 작정하고 떠난 길은 아니다. 스산함이 깊어지기 전, 한껏 열정을 토해놓을 가을에 흠뻑 젖어보자며 즉흥적으로 뗀 걸음이었다. 

안정은, 백양사의 낮과 밤, The 수필 2020 빛나는 수필가 60, 북인 (p237)


27. 인산인해

   

(1) 화자는 미 서부 엘에이에서 북쪽으로 약 2시간 거리에 있는 엔텔롭 벨리를 여행했습니다

(2) 지난겨울 40년 만에 넉넉하게 비가 내린 덕분에 그곳에는 파피꽃이 만발했으며꽃구경을 온 사람들로 인산인해를 이루었다고 합니다

⇒ 여러분이 여행을 갔던 곳 중 기억에 남는 풍경을 떠올려서 이야기해보세요.                    


미 서부 캘리포니아주 산야가 꽃으로 범벅이다. 페인트 통을 엎은 것처럼 온 산이 불타는 주황이다. 꽃 난리가 났다. 엘에이에서 북쪽으로 약 2시간 거리에 있는 엔텔롭 벨리는 파피꽃 보호구역이다. 지난겨울 40년 만에 찾아온 넉넉한 강우 덕분에 드문드문 잡풀만 자라 있던 사막 산에 일제히 꽃불이 올랐다. 말 그대로 장관이다. 꽃그늘에 물들면 사람도 꽃이 되는지, 꽃밭에는 인화조차 만발했다. 

이성숙, 파피, 그 결핍의 결정, The 수필 2020 빛나는 수필가 60, 북인 (p197)


28. 깊은 속살

   

(1) 화자는 제주시문화재지킴이로 일하면서 많은 관광객을 만났지만그들은 제주의 깊은 속살을 들여다보는 데 별로 관심이 없었다고 합니다

(2) 이제는 그저 휑하니 제주의 껍데기만을 보고 가는 그들을 원망할 마음도 점점 사라진다고 합니다

⇒ 여러분이 제주도 여행을 갔을 때 기억에 남는 풍경이나 장소가 있다면 이야기해보세요.                    


이곳에서 수많은 관광객을 만나지만, 제주의 깊은 속살을 들여다보려는 사람은 찾기 힘들다. 하기야 개발이라는 이름으로 우리의 소중한 옛것을 다 던져버리지 않았던가. 제주다움도 맛도 향기도 어디에 파묻었는지 찾아볼 수가 없다. 그저 휑하니 제주의 껍데기만을 들여다보고 가는 그들을 원망할 마음도 점점 사라져간다. 

고영봉, 슬픈 서우봉, The 수필 2021 빛나는 수필가 60, 북인 (p14∼15) 


29. 폭포

   

(1) 화자는 심란한 마음을 달래고평정심을 찾기 위해 자신만의 장소인 폭포를 찾는다고 합니다

(2) 폭포 근처 바위에 앉아 눈을 감고 소리에 집중하면 어는 순간 스스로는 없어지고 내 자신 안에 물이 가득 들어찬 느낌이라고 합니다

⇒ 여러분의 마음이 심란할 때 평정심을 회복할 수 있는 특별한 방법이나 찾아가는 장소가 있다면 이야기해보세요.                    


좀 더 가까이 폭포 앞으로 다가선다. 굉음으로 귀가 먹먹하다. 곁에 있는 바위에 앉아 잠시 눈을 감고 폭포 소리에 집중한다. 어느 순간 나는 없어지고 내 안에 물이 가득 들어찬 느낌이다. 귀를 씻으러 왔으니 물소리에 마음을 내맡긴다. 숲의 정령들이 함께 있는 듯 소쇄한 기운이 전신을 휘감는다. 

정선모, 폭포 앞에서, The 수필 2021 빛나는 수필가 60, 북인 (p54)


30. ‘소노란’ 사막

   

(1) 해마다 멕시코와 중미에서 올라오는 수백명의 난민들이 변을 당하는 소노란’ 사막은 시신과 해골이 나뒹구는 거대한 공동묘지라고 합니다

(2) 화자는 오래전 LA타임스에서 본 백골 사진이 뇌리에 박혀 소노란’ 사막을 갔다고 합니다.

⇒ 여러분이 외국을 여행했을 때 특히 인상 깊게 기억에 남는 장소를 말해보세요.                    

소노란 사막은 거대한 공동묘지다. 해마다 멕시코와 중미에서 올라오는 수백 명의 난민들이 변을 당하기 때문이다. 강줄기도 없고 햇살을 피할 만한 그늘도 없다. 일주일이면 햇볕이 플라스틱 물병을 녹여버리는 사막, 말 탄 국경수비대원들이 눈을 부라리고 수색견들이 침입자의 냄새를 쫓아 코를 벌름거린다. 시신과 해골이 나뒹굴고, 산 자들의 한숨과 피눈물이 쏟아지는 소노란은 야누스의 얼굴이다. 

김원길, 사막의 신기루, The 수필 2021 빛나는 수필가 60, 북인 (p9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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