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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들멘 Apr 07. 2023

얘깃거리 - 사물1

나도 얘기하고 싶어 29

01. 시루 

    

(1) 화자는 집안에서 유용하게 쓰이다가 금가고 깨지면 미련 없이 내쳐지는 시루의 한을 이야기합니다

(2) 그러한 시루의 처지는 아들을 못 낳았다는 이유로 소박을 당한 할머니의 팔자와도 비슷하다고 합니다

⇒ 여러분의 마음 한구석에 간직된 아련한 추억의 물건을 떠올려 보세요                    


질긴 운명으로 엮어져 한자리에서 망부석이 되어 가고 있는 시루, 한 가문에 들어와 그 집안의 화석이 될 때까지 하지 못한 이야기들이 얼마나 많으랴. 금 가고 깨지면 미련 없이 내쳐지는 시루의 처지나 아들을 못 낳았다는 이유로 소박을 당한 할머니의 팔자가 무에 다르겠는가.

황진숙, 옹기시루, The 수필 2019 빛나는 수필가 60, 북인 (p18)


02. 감나무     


(1) 화자는 감꽃이 떨어지면 작은 연녹색 열매가 맺힌다라고 합니다

(2) 알이 굵어서 살구 크기만 해지면가을에 빨갛게 익기가 쉽지 않을 듯한 풋감은 저절로 툭툭 마당으로 떨어진다고 합니다

⇒ 예전에 보아서 머릿속에 남아있거나 인연이 있는 식물이나 동물에 대해 생각나는 대로 묘사해보세요.       

출처 : pixabay

감꽃이 떨어진 자리에는 작은 연녹색 열매가 맺혀 있었다. 감이 열린 것이다. 모든 감이 가을에 빨갛게 잘 익길 희원하는 건 당연하다. 알이 차츰 굵어서 살구 크기가 될 즈음 푸른 가지에서 초록색 빛깔을 띤 풋감이 떨어졌다. 아쉬움이라도 나타내려는 듯 툭툭 마당을 때린다.

윤진철, 감나무, The 수필 2019 빛나는 수필가 60, 북인 (p70) 


03. 장작     


(1) 화자는 나무를 패거나 자를 때 밑에 받쳐놓는 받침대인 모탕은 장작더미가 높아갈수록 볼품없이 망가진다라고 합니다

(2) 도끼날에 가슴이 움푹 파여도 자식들을 위해 헌신하는 부모처럼 장작을 먼저 생각한다는 거지요

⇒ 여러분이 장작을 패거나 낫으로 풀을 베거나 하는 등 도구를 사용해서 육체노동을 했던 경험이 있으면 말해보세요.                    

출처 : pixabay

장작더미가 높아갈수록 모탕은 작아졌다. 장작가리가 가지런히 쌓여가면 도끼질 당한 모탕은 숨소리마저 잦아든다. 온몸으로 장작을 만들 때는 누구도 관심을 보이지 않다가 문제만 생기면 모든 원망을 감수해야 한다. 도끼날에 가슴이 움푹 파여도 헌신적인 자식들의 뒷바라지를 내세우지 않는 부모처럼 장작을 먼저 생각한다. 

김순경, 모탕, The 수필 2019 빛나는 수필가 60, 북인 (p122)


04. 초롱꽃      


(1) 화자는 촘촘한 밀도로 피어나는 초롱꽃은 꽃가지가 일렁일 때마다 연보랏빛이 더 눈부셨다라고 합니다

(2) 몽환의 색깔에 정신이 아득하며 처음 본 크레용을 만지작대던 유년의 기억이 되살아났다고 합니다

⇒ 여러분도 어떤 꽃에 대한 추억이 있다면 자세하게 이야기해보세요.                    

출처 : pixabay

현호색을 닮은 초롱꽃이 촘촘한 밀도로 피어나고 있었다. 빛 속 꽃가지가 일렁일 때마다 연보랏빛은 더 눈부셨다. 하늘과 태양의 색조가 융합된, 이 색상과 맞닥뜨린 순간 이 꽃이 보라색의 완성이라 생각했다. 몽환의 색깔에 정신이 아득했다. 처음 본 크레용을 꿈꾸듯 만지작대던 유년의 기억이 되살아났다.

남흥숙, 꽃을 헤아리다, The 수필 2019 빛나는 수필가 60, 북인 (p75)


05. 사투리

   

(1) 부산 사투리는 간결하고 깔끔한 것이 많다고 합니다

(2) 화자는 그 이유를 이곳 사람들의 강직하고 급한 성정 때문이라고 하면서 모음 로 끝나는 단어를 예로 들었습니다

⇒ 여러분이 알고 있는 부산 또는 경상도 사투리를 이야기해보세요                    


경상도 사투리는 간결하고 깔끔한 것이 많아. 이곳 사람들은 강직하고 급한 성정을 닮아서 축약의 진수를 보여주지. 모음 ‘이’로 끝나는 단어만 살피더라도 궁둥이는 궁디, 주둥이는 주디, 간덩이는 간디, 뚱보는 뚱디, 문둥이는 문디, 쌍둥이는 쌍디라고 해. 또 알맹이는 알키, 쭉정이는 쭉디, 단단히는 단디, 우리의 약속 장소인 모티도 모퉁이란 뜻이지.

김정화, 어서 와, 부산은 처음이지?, The 수필 2019 빛나는 수필가 60, 북인(p230)


06. 비둘기

   

(1) 화자의 집에 있는 에어컨 실외기 사이에 비둘기 두 마리가 터를 잡았다고 합니다

(2) 화자는 그걸 보고 집에 생명이 깃들었다는 반갑고 기쁜 마음이 듬과 동시에 근심도 함께 느꼈다고 합니다

⇒ 여러분의 집이나 야외에서 보았던 기억에 남는 새가 있었나요                    


어룽대는 날개의 크기로 봐서는 작은 새가 아닐 성싶어 그제야 창을 열어보니 에어컨 실외기 사이에 비둘기 두 마리가 머리를 맞대고 있다. 창에 몸을 붙이고 길게 고개를 빼 내다보니 놀랬는지 허겁지겁 실외기 뒤로 몸을 숨긴다. 떨리는 꼬리를 보고 있자니 상대가 원치 않는 관심은 곧 불안이라는 생각이 든다. 집에 생명이 깃들었다는 반가움과 수북한 나뭇가지 위에 배설물을 보며 기쁨과 근심이 정확히 두 덩이다. 

김은주, 깃들이다, The 수필 2019 빛나는 수필가 60, 북인 (p190)


07. 

   

(1) 화자는 해는 오로지 해 질녘 기운 빠져 시름시름 할 때만 맨눈으로 볼 수 있지만 달은 자주 볼 수 있어 친근하다하고 합니다

(2) 또 달은 작아졌다 커졌다 하며 사멸의 과정을 보여주고 있기에 인생과도 닮았다고 합니다.

⇒ 여러분은 어떤 모습의 달을 좋아하나요?

[선택1] 보름달좋아하는 이유는?

[선택2] 초승달이나 그믐달왜 그런가요?                    

출처 : pixabay

달은 또 얼마나 친근한가. 해는 오로지 해 질 녘 기운 빠져 시름시름 할 때만 맨눈으로 볼 수 있지만 달은 아니다. 낮게도 높게도, 크게도 작게도 언제든 볼 수 있다. 쌩쌩한 달, 시큰둥한 달을 모두 호흡할 수 있는 것이다. 달은 태어나고 성장하고 정점에서 사멸로 가는 그 모든 과정을 보여주기에 인생과도 닮아있다.

문현주, 달은 몰락하지 않는다, The 수필 2019 빛나는 수필가 60, 북인 (p260)


08. 1.5

   

(1) 화자는 “1층이 내가 속한 곳이자나를 얽어매는 현실이라면 2층은 지향하는 곳꿈꾸거나 도달하고픈 이상향이라고 합니다

(2) 하지만 대부분 사람은 1층도 2층도 아닌현실의 질곡에 발목 잡혀 있으면서도 담벼락을 오르는 넝쿨식물처럼 1.5층에 매달려 있다고 합니다

⇒ 여러분은 1층과 2층 중 어느 쪽에 더 가까운 삶을 살고 있나요?

[선택1] 1층에 더 가까운 삶을 살고 있다.

[선택2] 2층에 더 가까운 삶을 살고 있다                    


다시 1.5층의 딜레마를 반추한다. 제 갈 길을 만족하며 반듯하게 가는 사람이 얼마나 될 건가? 1층은 내가 속한 곳이자 나를 얽어매는 남루한 현실일 수 있다. 그에 반해 2층은 지향하는 곳, 꿈꾸거나 도달하려는 이상향일 터이다. 현실의 질곡에 발목 잡혀 있으면서도 삭막한 담벼락을 힘겹게 오르는 넝쿨식물 같은 위태로운 삶이 우리 삶의 본디 모습일지도 모른다.

김창식, 1.5층, The 수필 2020 빛나는 수필가 60, 북인 (p25)


09. 문장

   

(1) 화자는 예기치 않은 어려움을 겪을 때마다 여자가 견딜 수 있게 해준 건 문장이었다라고 합니다

(2) 여자에게 글쓰기는 살기 위한 도구이며 은둔하기 위한 도피처였다는 거지요

⇒ 여러분이 어려움에 부딪혔을 때 의지할 수 있는 도구나 취미가 있나요?                    

출처 : pixabay

예기치 않은 시련이 닥쳐 바닥을 칠 때마다 진통제 역할을 해준 것이 문장이었다. 자존감이 바닥을 치는 순간에도 여자를 흔들어 영적인 잠에서 깨어나라고 일깨웠다. 남들은 골치 아프다고 생각하는 문학이 지킴이가 되었다. 글쓰기가 업인 사람도 있고 취미인 사람도 많다. 하지만 여자에게 있어 글쓰기는 살기 위한 도구이며 은둔하기 위한 감옥이다. 

김희자, 육탁, The 수필 2020 빛나는 수필가 60, 북인 (p30)


10. 다섯 손가락

   

(1) 화자는 다섯 손가락에 힘을 골고루 실어 칼자루를 잡으면 손에 착 달라붙는다라고 합니다.

(2) 날카로운 날의 칼이라도 오랫동안 사용해서 친숙하고 편안하다는 의미라는 거지요

⇒ 여러분도 화자의 칼처럼 일상생활에서 편안하고 친숙하게 사용하는 도구나 물건이 있으면 이야기해보세요.                    


칼을 들었다. 차가운 심장을 가진 칼이 번쩍, 뜨거운 빛을 뿜는다. 날카로운 날을 쓱, 한번 행주로 닦아준다. 다섯 손가락에 힘을 골고루 실어 칼자루를 잡는다. 칼자루가 손에 착 달라붙는다. 체온을 나눈 지 오래되었다는 뜻일 거다. 믿고 있다는 의미로 받아들인다. 친숙함에서 우러나는 편안함이기도 하다. 

장미숙, 칼, The 수필 2020 빛나는 수필가 60, 북인 (p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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