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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나꿈 Aug 18. 2021

30화. 달빛을 따라 걷다

그해 여름 못다 한 이야기



세상의 일은 급하게 서둘러서 해야 할 일도 있지만 느긋하게 여유를 가지고 기다려야 할 때도 있다. 인생에는 서두르는 것 말고도 더 많은 것이 있다는 말이 떠올랐다.


당대 최고의 연주자라면 건반을 두드리는 잘해야 지만 언제 건반을 멈추어야 하는지를 아는 것은 더욱 중요하다. 강약과 고저나 셈여림에서도 마찬가지이다. 여림이 없는 셈이란 있을 수 없으며 있다 하더라도 그 의미가 줄어들기 마련이다. 소녀와 단은 절에서 시냇가 징검다리가 있는 곳으로 서둘러 내려왔다. 그들은 '급할수록 돌아가랬다.'라는 속담을 떠올리며 급하다고 무모하게 하천을 건너가지 않고 시간을 두고 기다린 일이 잘한 일이라는 것을 눈으로 확인했다. 거세게 소용돌이치며 내려오던 물살은 언제 그랬냐는 듯 한결 부드러워져 있었고, 징검다리는 얼굴을 내밀고 소녀와 단이를 반기는 듯하였다.


단은 이제 걱정 없이 소녀를 업은 채로 징검다리를 건너갈 수 있을 것 같았다. 업힌 소녀의 손에는 자신의 구두와 단이의 가방이 들려있었다. 단은 소녀를 등에 업고 조심스럽게 징검다리를 세어가며 하나씩 건너갔다. 소녀는 아주 오래전에 아빠 등에 업혀서 동네 뒷산에 올라간 적이 있었는데 그때 업힌 채로 깜박 잠이 들었던 기억이 떠올랐다. 소녀는 단의 등이 편안하여 징검다리 한가운데쯤 건너갔을 때 흘러가는 시냇물을 바라보았다. 단의 등에 업혀 바라보는 풍경은 색다른 느낌을 주었다. 갈 길이 급하다고 서두르지 않고 생각을 조금 바꾸면 일이 쉽게 해결될 수도 있구나 하고 속으로 쾌재를 불렀다. 하천의 물이 줄어들기를 바라며 서둘러 위험을 무릅쓰지 않고 절에 다녀온 일은 아무리 생각해도 잘한 일 같았다.



하천을 건너오면서 시냇가에 널브러져 있는 자갈과 모래를 보았다. 높은 산에서 발원한 물줄기가 세차게 흘러내려올 때 크고 작은 돌들도 함께 굴러서 내려왔는지 바위와 자갈들이 잔뜩 쌓여 있었다. 모래톱 마을이 어떻게 생겨났으며 강나루 하구에 새로운 모래톱들은 어떻게 생겨나고 있는지 그 까닭도 이해할 수가 있었다. 어릴 때는 비가 온 뒷날 아침에 강나루 하류에 나가보면 자갈이나 모래가 어디서 생겨났는지 산더미처럼 쌓여 있어서 많이 궁금한 적도 있었다. 밤새 누군가가 일부러 퍼다 날라놓은 줄로만 알았던 기억도 떠올랐다.


책에서도 배웠듯이 높은 산의 바위들이 큰 나무뿌리에 의해 금이 가거나 경사진 계곡으로 굴러 내려오면서 깨어져 작은 돌이 된 것 같았다. 그리고 아까 봤듯이 작은 돌들은 하천의 거센 물살에 쓸려 내려오며 굴러서 강 하류로 운반될 때 또 잘게 부서지게 되고 그것은 자갈이나 모래가 되는 것이었다. 그런 자갈이나 모래가 바다에 막혀 더 멀리 이동하지 못하고 강 하류에서 머물게 되면서 세월이 지나 모래톱이 되고 모래톱은 다시 굳어져 땅이 되는 것 같았다. 책에서 익히고 배운 공부는 자연 속의 다양한 현상들을 이해하면서 더욱 분명하게 되고 머리에 쏙 들어와서 순간순간 놀라운 경험을 하게 되었다. 아이들은 하천을 건너며 직접 바위, 자갈, 모래 등이 어떻게 물에 의해 운반되는지를 눈으로 보면서 책에서 배운 다양한 지식과 연계시킴으로써 땅이 생기는 원리를 더욱 분명히 알게 된 것 같았다.


 소녀와 단은 징검다리를 건넌 후 잠깐 자갈밭에 앉아서 발을 닦아 말리고 신을 신었다. 이제 강나루를 건넜으니 강을 좌측으로 끼고 산길을 따라 마을로 돌아가면 되었다. 가는 길에 작은 산을 넘기도 하고 넓은 들을 낀 골짜기도 지나며 가야 했다. 강은 무사히 건넜지만 갈 길이 바빴다. 하지만 가야 할 곳의 목표는 분명했고 어쨌든 마을에 도착해야 했으니 단단히 맘을 먹고 다시 걷기 시작했다. 강의 상류에서 하류를 바라보니 갈대숲이 바람에 흔들리고 저녁노을은 더욱 붉게 물들고 있었다. 해가 바다로 떨어지는 순간에 가까워지니 한낮의 더위는 물러가고 어둠이 내리기 직전의 고요하고 적막한 한여름의 평화로운 저녁 풍경을 그대로 보여주었다.



단은 소녀와 함께 노을을 바라보며 생각에 잠긴 듯 걷고 있었다. 아무 말도 없이 강하구 쪽 바다 건너편을 지그시 응시하는 것 같았다. 단은 아까 절에서부터 계속 마을 쪽 바다를 의미심장한 눈빛으로 바라보았다. 할머니께서 절에 왔을 때 합장하여 기원을 올리기도  마을 건너편 섬 주변 해역에 단의 시선은 꽂혀 있었다. 단은 절에서 보살님이 지나가며 했던 얘기를 듣고 입을 꼭 다물고 골똘히 뭔가를 생각하는 것 같았다. 할머니께서는 왜 바다를 보고 계셨을까. 할아버지 때문에 절에 온다는 얘기는 왜 해주지 않았을까. 바다를 응시하던 할머니의 눈가가 촉촉해진 것은 무엇 때문일까. 이런저런 생각을 하니 왠지 쓸쓸하고 외롭고 허전한 마음이 되어 멍하니 강 저편을 바라보며 걷고 있는 것 같았다.


단이는 할아버지께서 왜, 어떻게 돌아가셨는지 등에 대해 자세히 들은 적이 없었다. 그전에 누군가에게 들은 것은 저 위쪽 삼팔선 부근에서 전사를 했다고 했던 기억뿐이었다. 그런데 왜. 할머니께서는 기일마다 절에 오셔서 바다를 바라보며 절을 했을까? 의문은 꼬리에 꼬리를 물고 커져만 갔다. 도서관에서 본 전설의 섬 주변 해역 사고의 기록에는 그 당시 해난 사고는 55년 전에 발생했고, 실종자는 28세의 성이 목 씨라는 사람이었다. 그렇다면 그 실종자가 단할아버지와 연관이 있는 사람일 수도 있단 말인가. 단은 그런 생각들을 하니 머릿속은 점점 더 복잡해지고 혼란스러워지는 것 같았다.


소녀는 멍하니 강하구 바다 쪽을 응시하며 걷고 있는 단을 보며

"무슨 걱정거리라도 있어."하고 물었다.

소녀의 목소리를 듣고 깜짝 놀라며 잠에서 깨기라도  듯이 단이는 엉겁결에

"아무 일도 아냐. 하하하."라고 하며 너스레를 떨며 무엇을 들켜서 숨기는 것처럼 크게 웃었다. 그리고는

"아까 너 등에 업고 징검다리를 건널 때 겁주려고 했었는데 못했어."라고 하면서 아쉬운 표정을 지었다.

"다음에 그런 기회가 있으면 그때는 물 속에 빠뜨릴지도 몰라."라고 하며 놀렸다. 그러자 소녀는

"물에 빠지면 시원하고 좋지 뭐."라고 하며 응수를 했다. 둘은 징검다리를 건너려다 포기하고 산사로 간 일이며 절에서 보고 들은 것들을 얘기하며 마을로 향해 걸었다. 해는 뉘엿뉘엿 넘어가 바닷속으로 사라진 지 오래되었다. 어둠이 내리면서 동쪽 하늘과 산 위에는 보름달이 떠오르고 있다는 기운이 느껴졌다. 그러는 중에 단이가 천왕문 옆에 버티고 서 있었던 사천왕상을 들먹이며 무섭지 않았느냐고 물었다. 소녀는 아까 설명을 들을 때는 무섭지 않았는데 날카로운 연장을 쥐고 있는 모습이나 익살스러운 표정은 생각만 해도 소름이 돋는다고 했다. 그런 소녀를 보며 단은 장난을 치고 싶어 옛날에 전해 내려오던 이야기 하나를 시작했다.


"옛날에 읍내 장터에 갔다가 나룻배를 놓친 노인 두 사람이 있었어. 우리처럼 이렇게 밤에 마을로 돌아가는데 둘 다 막걸리를 몇 되나 마셨어. 두 사람은 술에 취해 걷다가 저기 언덕 보이는 곳 있지. 그 너머가 공동묘지가 있는 곳이거든. 두 노인은 술에 취해 길을 잘못 들어 마을 쪽으로 가지 않고 저쪽 고개 너머 공동묘지로 간 거야. 그런데 그곳에서 도깨비들이 놀러 나왔다가 술 취한 노인들을 만났어. 심심했던 도깨비들은 두 노인을 불러 서로 씨름을 시키며 장난을 친 거야. 도깨비가 한 노인한테 가서 살짝 귀에 대고 자기한테 이기면 집으로 가게 해준다고 알려줬어. 그리고 다른 노인한테도 가서 도깨비를 이기면 집에 돌아가게 해 준다고 했지. 그래서 노인들은 각자 도깨비와 씨름을 한다고 생각하고 죽어라 이기려고 용을 썼어. 그런데 사실은 도깨비들이 자기들은 옆에 앉아서 구경만 하고 술에 취해서 정신이 없는 노인들끼리 씨름을 붙인 거야. 서로 이기려고 용을 쓰고 씨름을 하다가 한 노인은 상대방의 윗 저고리를 벗겨서 챙겼지. 그리고 다른 노인은 상대방의 바지를 벗겨 챙겼어. 그러니 두 노인의 모습이 얼마나 우스꽝스러웠겠어. 그 모습을 구경하던 도깨비들은 좋단다고 손뼉을 치며 난리가 났어. 두 노인의 귀에 대고 따로따로 당신이 이겼으니 이긴 증표를 가지고 집으로 가라고 했어. 두 노인은 각자 상대방 노인의 바지와 저고리를 가지고 마을로 돌아왔지. 그리고 술에 취한 두 노인은 무서운 도깨비와 씨름을 했는데 이긴 증표를 보여주겠다며 마을 노인들을 불러 모았어. 자기들 손에 있다는 옷과 바지를 증표라고 보여주었어. 그런데 그 증표라는 것이 서로 노인들이 상대방의 옷을 쥐고 있었던 거야. 그 모습을 지켜보던 마을 노인들은 한바탕 크게 웃었다는 옛날이야기야. 공동묘지 쪽에 가서 술에 취한 두 노인이 자기들끼리 씨름을 해놓고 도깨비와 씨름한 것으로 착각했다는 믿거나 말거나 한 이야기야."라고 하며 얘기를 마무리했다.


옛날 해학이 담긴 이야기를 듣는 사이 보름달은 동쪽 하늘 위로 떠올랐다. 환한 달빛이 아이들이 걸어가는 들판 위로 내려앉았다. 들판에는 아이들 허리춤쯤 키가 자란 달맞이꽃이 흐드러지게 피어 꽃동산을 이루고 있었다. 아이들은 달이 뜨면서 더 밝게 빛나는 노란 달맞이꽃 사이로 뛰어다녔다. 그때 소녀가 자신은 모란을 좋아한다며  '모란이 피기까지'라는 시를 들려주겠다고 했다. 소녀는 달맞이꽃들이 만발한 들판으로 들어가더니 자신은 오월에 태어났다고 하면서 오월의 꽃 하얀 모란을 생각하며 '모란이 피기까지'를 낭송하였다.


모란이 피기까지는 

나는 아직 나의 봄을 기다리고 있을 테요

모란이 뚝뚝 떨어져 버린 날

나는 비로소 봄을 여읜 설움에 잠길 테요

오월 어느 날 그 하루 무덥던 날

떨어져 누운 꽃잎마저 시들어 버리고는

천지에 모란은 자취도 없어지고

뻗쳐 오르던 내 보람 서운케 무너졌느니

모란이 지고 말면 그뿐 내 한 해는 다 가고 말아

삼백예순 날 하냥 섭섭해 우옵내다

모란이 피기까지는 

나는 아직 기다리고 있을 테요, 찬란한 슬픔의 봄을


기다림, 상실과 슬픔, 또 기다림이 반복되는 의미를 담고 있는 '모란이 피기까지'를 소녀와 단은 고요한 밤공기 속에서 함께 음미했다. 누군가를 기다리기도 하고 잃어버린 것에 대한 슬픔을 담고 있지만 그래도 다시 기다림을 함축적으로 표현함으로써 여전히 끝나지 않은 사랑을 향한 애틋함이 전해져 왔다.


'큰 토끼 작은 토끼' 중에서

소녀와 단은 처음에 가졌던 밤길에 대한 두려움이나 걱정에서 벗어나 적막하고 고요한 밤을 포근하고 정겨운 밤으로 바꿔놓고 있었다. 아이들이 무서운 이야기도 하고, 시를 낭송하는 사이 보름달이 떠오르니 서서히 어둠의 그림자가 나타나 보름달 가장자리 쪽으로 이동해 갔다. 아마도 개기월식이 곧 시작될 것 같았다. 개기월식은 달이 어느 순간 지구의 그림자 속으로 완전히 들어가 보름달이 잠깐 사라졌다가 다시 나오게 되는 현상이다. 초저녁부터 개기월식이 시작되어 점점 달은 작아지고 있었다. 아이들은 개기월식이 생겨 밤길에 대한 걱정을 많이 했었는데 우연한 기회에 태양계의 신비에 관한 유익한 체험을 하는 것 같았다. 이처럼 모든 부정적인 것을 긍정적인 것으로 변환시키고 낙담을 희망으로 바꾸어가는 아이들의 타고난 성정(性情)과 에너지가 신기할 뿐이었다.


개기월식 진행 장면


아이들은 달빛을 따라 걷다가 완전히 달이 지구 그림자에 가려지는 순간을 맞았다. 개기월식이었다. 름달이 뜨는 대낮 같은 밤이 갑자기 그믐날 밤처럼 캄캄해졌다. 미신에 지배되었던 시절, 이런 날은 재앙이 마을을 덮칠 것이라 여겨 잠 못 드는 특별한 밤이었으리라. 어둠이 찾아오자 친근하던 주변의 풀벌레 소리며 부엉이 우는 소리도 모두 무서운 기운으로 갑자기 변하는 것 같았다. 아이들은 나란히 걷다가 누가 먼저랄 것도 없이 서로 손을 잡고 걸었다. 그때 바람 소리가 휙휙 지나가기도 하고 인기척에 곤히 잠든 동물들도 가끔씩 어두운 밤의 정적을 깨뜨렸다. 밤이 되어 바람이 불자 나뭇잎들도 큰 그림자를 만들며 아늘아늘 춤을 추는 듯했다. 소녀는 무서웠던지 단의 손을 꽉 쥐고 더욱 힘을 주었다. 단이도 갑작스러운 동물의 움직임에 깜짝 놀라 가슴이 철렁하기도 했다. 완전한 개기월식 현상이 진행되는 동안 칠흑 같은 어둠은 계속되었다.


둘은 살금살금 엉금엉금 더듬거리며 한 걸음씩 나아가는데 갑자기 몇 발자국 앞에서 꿩 몇 마리가 후다닥 소리를 내며 날아올랐다. 소녀와 단은 붙잡고 가던 손을 서로 당기며 풀숲으로 쓰러졌다. 갑자기 동물들의 움직임에 놀란 아이들은 가슴이 콩닥콩닥 뛰기 시작했다. 그때 다시 괴상한 울음소리를 내며 다른 동물들도 덩달아 잠자던 자리를 박차고 풀숲으로 도망치기도 하고 날아오르기도 하는 듯하였다. 그 소리에 놀란 아이들은 달맞이꽃 사이로 쓰러지며 부둥켜안고 한동안 꿈쩍도 하지 못했다. 그리고 주변이 조용해지는 듯하여 둘은 누워서 하늘을 바라보며 눈을 떴다. 검은 하늘에 보석 같은 별들이 반짝이고 여름철 별자리들은 경쟁하듯이 얼굴을 내밀고 있었다. 달맞이 꽃대 사이에 누워 둘은 손을 잡은 채 밤하늘을 한동안 쳐다봤다. 달맞이꽃 꽃말은 무언의 사랑, 보이지 않는 사랑, 기다림이라고 했던가. 아이들의 우정은 달맞이꽃 풀숲 사이에서 무언의 기다림이라도 싹 뜨고 있었던 것일까.


얼마간 시간이 흐른 뒤 개기월식으로 완전히 가려졌던 보름달은 서서히 얼굴을 내밀며 어둠을 밀어내고 있었다. 흐드러지게 핀 달맞이꽃들도 달을 반기며 춤추는 듯 하늘거렸다. 아이들은 달맞이 꽃대 사이에 누워 고요하고 적막하며 보석을 뿌려놓은 듯 반짝이는 별과 밤하늘을 응시하고 있었다. 꿈을 꾸고 있는 것만 같았다. 둘은 자신의 별을 찾기라도 할 양 아무런 말도 없이 드높은 밤하늘을 뚫어지게 쳐다보았다. 밤하늘을 보고 있으니 보면 볼수록 더 많은 별들이 보이기 시작했다. 맑은 시골이어서도 그렇고, 깜깜한 밤이어서도 그렇고 또 더 자세히 별을 보고 있으니 그 옆에 작은 별들도 앞다투어 밝게 보이려고 애를 쓰는 것 같았다. 별들은 까만 도화지에 하얀 소금을 뿌려놓은 듯이 밤하늘을 아름답게 가득 채웠다.



아이들에게 있어 자연은 거대한 학습장이나 다름없었다. 하늘과 달과 별은 물론이고 무서운 밤마저도 그랬다. 모든 자연현상은 너무나 유익한 하나의 학습 공간이 되었다. 소녀와 단의 눈에 비친 온 세상의 삼라만상(森羅萬象)은 꿈속에서처럼 아름답기만 했다. 우리가 배우는 공부라는 것이 우리 주변에서 다 찾을 수 있고 이리저리 거미줄처럼 이어져 있다는 게 너무나 신기했다. 자연 속에서 배움의 즐거움을 경험하지 못하고 딱딱한 책상에 앉아 의미도 모른 채 따로따로 떼어내어 하나씩 외우고 익히다 보니 아이들에게 공부는 싫은 것이 되었는지도 모른다. 모든 일에는 맥락이나 스토리텔링이 있게 마련이며 아이들의 뇌는 그런 자연스러운 흐름에 동화되게 되어 있다. 그런데 아이들이 분절된 학습 환경이나 온실 속에 갇혀서 살고 있다면 거친 세상과 변화무쌍한 풍파를 어찌 극복하며 나아갈 수 있겠는가.



글 속으로 들어가기》

소녀와 소년은 자연 속에서 우연히 여러 가지 다양한 체험을 하며 어떤 배움들을 얻게 되었는지 서로 이야기해 봅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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