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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나꿈 Jun 14. 2022

내 안의 두 마음

감정과 욕구를 다스려요!



숨 쉬며 살아 있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그 내면에 감정과 구를 지니고 있나 봅니다. 거동이 불편한 사람도, 건강하여 활력이 넘치는 사람도 감정과 욕구의 지배를 받고 있는 거죠. 우리 주변에는 일상의 다양한 상황 속에서 감정과 욕구를 적절히 표현하여 원만하게 소통하는 사람도 있고, 그렇지 못한 사람도 있지요. 특별한 사례에서는 소통과 적응에 아주 심각문제를 드러내경우도 있답니다. 다 같은 인간인데 왜 이렇게 다르고 또, 강도의 차이를 보이기도 할까요? 이를 제대로 이해하고 표현하는 사람은 자신의 감정과 욕구를 잘 알아차리고 자연스럽게 받아들일 줄 아는 사람이라 할 수 있겠죠. 감정과 욕구는 무조건 참는다고 다스려지는 것이 아니라,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되, 상황에 따라 적절한 행동 양식을 선택하여 자신의 일상과 타인과의 관계를 바람직하게 가꾸어 가도록 해야 합니다.


일반적으로 감정은 어떤 현상이나 일이 일어났을 때 드는 마음이나 기분이고, 욕구는 어떤 것을 얻거나 어떤 일을 하고자 하는 마음의 움직임입니다. 이처럼 내 안에는 두 마음이 동시에 자리하고 있는 것이지요. 감정을 나타내는 용어로는 '만족하다', '행복하다', '귀찮다', '우울하다'와 같은 것이 있고, 욕구를 나타내는 말에는 '도전하고 싶다', '갖고 싶다', '포기하고 싶다' '소리치고 싶다'와 같은 것을 들 수 있습니다. 그런데 만약 우리에게 감정이 없다면 어떻게 될까요? 후회하거나 슬픈 감정도 생기지 않겠지만 행복하거나 즐거움도 느끼지 못하는 메마른 삶을 살게 되겠지요. 수치심이나 부끄러움을 느끼지 못하여 잘못된 행동을 반복하게 되고, 두려움이 없어 조심스러운 마음이 사라지면 자신을 스스로 위험 속에 빠지게도 하겠군요. 욕구 또한 마찬가지입니다. 욕구가 없다면 도전의 실패에 대한 두려움이나 부담에서 자유로울 수 있겠지만, 성취감이 사라져 무기력하고 의욕이 없는 시간 속에서 삶은 시들어갈 것입니다. 어떤 것을 원하거나 무엇을 하고 싶은 생각이 없다면 성찰하거나 발전하기 힘들기 때문이죠.


감정과 욕구의 조절에 어려움이 있는 아이들을 보면, 그 원인은 매우 다양합니다. 무턱대고 일을 저질러놓고 거짓을 말하거나 변명을 하는 경우가 다반사죠. 남의 물건을 탐하거나 자신의 욕구를 채우기 위해 무엇을 훔치는 습관이 지속된다면 큰일이 아닐 수 없습니다.  '바늘 도둑이 소 도둑 된다.'라는 속담을 진지하게 생각하며 장기간의 상담지도가 필요한 경우도 있습니다. 한 번은 이런 사례를 접한 적도 있어요. 매일 사용하는 물건이 사라진 일입니다. 손에 그 물건을 쥐고 있는 아이에게 이렇게 물었답니다.

"여기 붙여놓은 물건은 누가 가져갔니?"

"너, 손에 쥐고 있는 건 누구 거니?"

아이는 단호하고 거침없이 대답했어요.

"제가 집에서 가져온 거예요."

"이건 제 거예요."라고 말했습니다.

예상치 못한 아이의 대답이 훅 들어오니 무척 당황스러웠죠. 게다가 눈물까지 뚝뚝 흘리면서요. 눈앞에서 빤히 보고, 여럿이 알고 있는데도, 그 물건을 갖고 싶은 아이는 자신의 욕심을 채우고 거짓을 서슴없이 말하기도 하죠. 무엇을 탐하고 싶은 욕구란 참으로 오묘한 인간의 심리인지도 모르겠군요. 누가 봐도 명백하지만 아이들의 거짓말은 자기 자신을 방어하는 기제와 관련된 무의식적 거짓말일 수도 있어요. 감정과 욕구를 올바르게 다스리지 못할 때 비정상적인 형태로 나타나기도 하죠.


자신의 간절한 욕구를 채우기 위해 지갑을 슬쩍하는 아이도 있지요. 상대방이 미워서 지갑을 훔치거나 보복 심리로 그런 일을 저지르는 경우도 있지만 다른 어떤 일에 빠져서 그 목적달성하기 위해 금전을 훔치는 사례입니다. 오래 전의 일인데 아이들 모두 책상에 엎드리게 하고 말했죠.

"돈을 훔친 사람은 조용히 손바닥을 들어주세요."

하지만 한참을 지나도 반응은 없었답니다. 그런데 시간이 끝나갈 무렵 평소 무척 조용하고 순진하게 보였던 어떤 여학생이 엎드린 아이들이 눈치채지 못하게 살짝 손바닥을 들었어요. 그때 그 아이가 내민 분실된 돈을 받아 사물함 바닥 밑으로 집어넣었죠. 그리고는 말했어요.

"애들아, 모두 눈 뜨고 바로 앉아."라고 했죠. 그리고는 사물함 쪽을 가리키며

"잃어버린 돈이 여기에 떨어져 있네."라고 했어요.

아이들은 모두 분실한 돈을 누가 훔쳐간 것이 아니라 사물함 바닥 쪽으로 밀려들어가 아무도 발견하지 못한 것이라생각이 들게 했죠. 그때  일은 그 정도로 일단락 짓고, 마무리했던 기억이 납니다. 소지품을 책상 위에 모두 펼쳐놓으라는 엄포에 돈을 훔친 그 아이는 얼마나 힘든 순간을 경험했을까요. 아마도 그 순진한 아이의 두 마음은 천금보다도 더 값진 교훈을 얻었을 겁니다.


순간적으로 혹은 어쩌면 매우 의도적으로 욕망의 포로가 되었던 경우라고 해야겠죠. 자라나는 아이들의 두 마음의 불안정성을 잘 보여주는 장면은 아닐까요. 주변에서 종종 발생하는 이런 모습들이 안타깝지만 너무 고민하지 마세요. 아직 덜 여문 아이들이니 더 나은 성장과 성숙을 위한 보살핌이 뒤따르면 될 테니까요. 이러한 감정과 욕구는 때때로 동시에 나타나기도 하죠. 서로 사이가 좋지 않은 아이들끼리 신발장에서 신발을 훔쳐 숨겨놓거나 신발에 물을 부어놓아 상대방을 골탕 먹이는 등 커가는 아이들이 다스려가야 하는 내 안의 두 마음은 각양각색이고 천차만별입니다.


그런데 감정이나 욕구가 내 안에서 일어나는 대로 행동한다면 어떤 일이 벌어질까요? 최근에 접하는 뉴스나 신문기사를 보면 두 마음을 조절하지 못해 상상하기 싫은 끔찍한 일을 저지르기도 하더군요.  아이나 어른이나 분노 조절 장애를 겪고 있는 사람들이 점점 늘어나고, 그들심각한 이야기가 종종 들려오기도 하죠. 점점 화를 불러일으키는 세상이 되어가고 있는 것 같아 안타까운 마음입니다. 화가 난 상태에서 하고 싶은 대로 행동한다면 일상의 곳곳에서는 다른 사람과 다툼을 벌이는 살벌한 장면을 자주 목도하되겠죠. 슬프거나 우울한 사람 앞에서 자신의 기쁨과 행복을 여과 없이 드러낸다면 우리 사회는 배려나 존중이 실종된 일상으로 모두 힘든 나날을 보내겠죠. 또, 갖고 싶은 것을 모두 얻으려 한다면 잘못을 저지르는 수도 생기고, 그러한 작은 실수들이 누적된다면 나중에는 더 큰 죄를 짓게 되지 않을까요.


감정과 욕구는 일상 속에서 실로 형언하기 어려울 정도로 여러 가지 모습으로 우리에게 영향을 주게 됩니다. 감정과 욕구가 없어서 영향을 주기도 하고, 감정과 욕구가 넘쳐나서 시키는 대로 한 행동이 내 삶에 커다란 영향을 주기도 합니다. 따라서 일상생활 속에서 감정과 욕구는 다스림의 대상이 되어야 합니다. 예를 들면 화가 날 때 상황을 살피지 않고 성질을 부리고 나면 일을 망치게 되고, 성질이 가라앉은 뒤에는 돌이킬 수 없는 후회를 하게 됩니다. 정조 임금의 일화를 살펴보면 그는 욕심을 다스리는 일이 가장 어렵다고 했습니다. 그 까닭은 욕심은 모두와 관련되고 가장 근본적인 것이니 욕심을 다스리면 기쁨, 노여움, 슬픔, 두려움, 사랑, 미움 등을 모두 다스릴 수 있다는 거죠. 사람들은 평소 감정과 욕구를 다스리는 자기만의 법을 하나쯤은 가지고 있는 것이 좋습니다. 그것은 오늘날의 각박한 세상을 살아내는데 필살기가 될 수도 있겠군요. 화가 날 때는 크게 심호흡을 하거나 이성적인 생각을 하고, 욕심을 다스리기 위해 마음속으로 욕구를 몇 번이나 참는 연습을 하는 것도 좋겠군요. '역지사지'라는 말이 있듯이 자신과 남의 입장을 바꾸어 생각해보면 마음을 다스리는 올바른 지혜를 찾기 쉬울 수도 있겠군요.


우리의 두 마음 안에는 기쁨과 사랑, 즐거움과 희망 등 긍정의 씨앗이 있는가 하면, 미움, 절망, 좌절, 시기, 두려움과 같은 부정의 씨앗도 있답니다. 어떤 씨앗에 물을 주어 꽃을 피울지는 개개인의 의지에 달려 있다고 할 수 있겠죠. 사람은 누구나 행복하기 위해 태어났지만 실제로 행복을 누리며 사는 사람은 그리 많지 않다고 합니다. 감정과 욕구를 잘 다스릴 때마다 우리는 일상에서 잃어버린 작은 행복들을 다시금 찾을 수도 있습니다. 요새 자주 회자되는 '소확행'과도 의미가 통할 수 있겠군요. 내 안의 두 마음을 다스리기 위해서는 자연스러운 것이 가장 좋지만 의식적인 노력도 필요하답니다. 예를 들면, 의식적인 호흡, 의식적으로 기, 의식적으로 분노 누그러뜨리기, 의식적으로 나의 내면과 대화하기 등 의식적이고 의도적인 노력이 곧 내 안의 두 마음을 지혜롭게 다스리는 유용한 도구가 된다는 거죠. 순진하게 될 대로 되라는 식으로 그냥 놔두는 것이 아니라 노력 즉, 의식적인 힘으로 다스리고 조절해야 한다는 의미입니다. 이런 노력이 바로 두 가지 마음 아니, 수십 가지, 수백 가지, 수천 가지의 변덕스러운 내 안마음을 다스리는 길이며 행복을 만들어가는 법칙은 아닐까요.  




귀 기울이면 들립니다. 내 안의 두 마음, 감정과 욕구를 다스려 행복한 하루하루를 만들어가 보세요. 아이들의 두 마음이 일탈행위라면 원인과 결과의 관점에서 접근하면 도움을 받을 수도 있을 것 같아요. 우리가 미처 알지 못하는 어떤 내적 불안이나 장애가 원인일 수도 있으니까요. 조금 느긋하게 여유를 갖고 생각과 사고를 긍정적으로 확장하기 위해 귀감이 되는 책 읽기도 권장할 만한 일이죠. 결과에 대한 책임도 중요하지만 외려 원인에 집중하여 그 뿌리를 치유하거나 해소하는 쪽으로의 다스림이 더 효과적이지 않을까요. 대장장이가 아궁이 속의 장작을 살피며 노련한 풀무질로 활활 타오르는 불길을 다루듯이 소중한 두 마음을 다스려 보세요. 긍정의 씨앗을 키우며 삶을 가꾸어 가는 재미를 느낄 수 있을지도 모릅니다.


헤세르솔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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