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친 하루를 피해 가는 좋은 방법은 없을까? 하루를 마무리 하며 지친 몸에 활력을 가져다준 날들을 떠올리며 하루하루의 일상을 스케치하듯이 넘겨본다. 최근 약 한 달 전부터 퇴근 시간이 되면 문자 한 통을 보내는 날이 생겼다. 저녁에 출근하는 직원에게 문자를 보내 나의 퇴근길에 맞추어 탁구를 칠 수 있는지 묻는 메시지이다.
코로나 예방 때문에 헬스도 맘대로 못하고 비도 자주 내리니 나름대로 몸을 움직일 방도를 찾아야 했다. 어느 날 우연히 체력단련실에서 탁구를 쳤는데 가벼운 땀도 나고 운동 효과가 있는 것 같았다. 학창 시절이나 오래전에 탁구를 친 적이 있다. 우리 집 아이가 한참 커고 있을 때는 동네 마을금고 위층에 클럽 탁구장을 이용하기도 했다. 그때 인스턴트 음식을 선호했던 아이에게 아빠가 탁구 상대가 되어 준 날은 돼지국밥을 종종 먹기로 했다. 아이의 체력 보강을 위해 게임 상대가 되어 준 대가로 국밥을 먹게 한 기억이 난다. 그런데 탁구 치는 것은 한 동안 뜸했었는데 코로나 상황이 장기화되다 보니 실내 운동으로 탁구를 치게 된 것이다.
모든 운동이 그렇듯이 상대가 서로 비슷한 수준에 있을 때 운동효과도 좋고 또 즐겁게 운동을 지속할 수가 있다. 탁구도 다른 운동과 마찬가지로 볼 랠리가 어느 정도 지속되어야 운동효과도 있고 재미가 붙는 운동이다. 몇 번 랠리를 하지도 못하고 한 두 번 치다가 공만 줍고 다니게 되면 시간에 비해 운동가성비가 떨어지게 된다. 그런데 나의 상대가 가끔 되어주는 분이 테이블에서 공을 길게 하여 치기도 하고 트레이닝 상대로는 제격인 것 같았다.
'출근길 퇴근길 탁구 한 판 칠래요'는 출근자와 퇴근자가 탁구를 치는 것이다. 근무 중에는 직장에서 개인 운동이 금지되어 있기 때문이다. 상대는 숙직을 위해 오후에 출근을 하고 나는 지친 하루를 마치고 퇴근을 하는 타이밍이다. 나의 퇴근길쯤에 그분이 출근을 하니 출근 여부를 묻기도 하고 탁구를 할 시간이 되는지 폰 품을 팔아 물어야 한다. 그것도 숙직을 매일 하는 것이 아니고 하루씩 간격을 두어야 하기 때문에 일정이 들쭉날쭉하기도 한다. 또 어느 날은 집안일로 숙직 날을 바꾸기도 하여 숙직이 일정한 요일에 고정되지 않는 경우도 있다.
이런 여러사정을 뚫고 약속을 잡아야 3~40여 분가량 탁구 게임을 즐길 수 있다. 일주일에 두세 번 치기도 하지만 귀찮게 생각하면 여간 번거로운 일이 아닐 수도 있다. 그런데 그 일이 몇 주간 지속되고 있다. 지친 하루를 피하고 또 새로운 일주일을 얻는데 도움이 되기도 하는 것 같다. 세상에 쉬운 일이 없지만 하루의 피로를 풀고 몸을 리프레쉬하게 만드는 일도 쉽지만은 않은 것 같다. 그런데 퇴근길 가벼운 탁구를 즐기는 것이 헬스장에서 땀을 빼는 것보다 더 낫다는 생각이 들기도 하니 그 일이 이어져가는 것 같다. 취미나 음식도 그렇고 드라마나 영화, 음악도 그렇듯이 같은 것을 계속 접하는 것보다는 색다른 것이 도움이 될 때가 많다.
아무리 좋은 것도 과한 것은 모자란 것만 못하다는 말이 있다. 피로를 푸는데 사우나가 좋다고 매일 그런 휴식을 취하게 되면 몸이 썩 좋게 반응하지 않듯이 피로를 날리는 방법도 그런 것 같다.리프레쉬 방법에도 다양한 메뉴판 같은 것을 준비해 두는 것이 몸을 재충전하는데 도움이 될 것 같다.피로나 스트레스 해소법은 개인의 취향이 중요하니 자신과 궁합이 맞아야 한다. 그런데 나는 근육운동을 가끔 하는 편인데 탁구는 유산소 운동이라 운동 종류가 달라서 그런지 또 가끔 하는 거라 근육을 풀어주는 효과가 있어 그런지 내게는 딱 맞는 것 같다.이렇게 하루를 살아내는 법을 또 하나 익혀가며 그것에 길여 들여져 가는 것이 삶일까.
세상에 공짜는 없다는 말이 있다. 지친 하루를 피해 가기 위해서는 손품이나 발품을 팔아야 하는 경우도 있는 것 같다. 그리고 자신에게 맞는 것을 찾아서 해야 하고 지속될 수 있는 즐거움을 주는 것이면 더 좋을 것 같다.남과 비교하거나 폼을 잡고 보여주기 위해서 하는 것은 활력을 재충전하는 것과 거리가 있다. 지친 하루를 피해 가는 것이 목적이라면 억지로 꾸미려 하지 말아야 한다. 몸이 바로 반응해야 하고 당장 다음 날 몸 상태가 드러날 것인데 꾸며서 될 일이 아니다. 본래 자기 자신의 몸을 알고 있으니 자신의 생활 리듬을 잘 살려야 그만이 지닌 리프레쉬한 몸과 아름다움을 만들어갈 수 있지 않겠는가. 오늘 당장 지친 하루를 피해 가기 위해 손품과 발품을 팔아라. 그리고 몸에 활력을 충전시켜 원래의 몸 상태로 되돌려놓아 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