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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형복 Dec 16. 2024

현대 직업의 딜레마: 목적 vs 안정성

당신은 지금 하는 일을 사랑하고 있는가?

몇 명의 사람들이 자신의 직업을 진정으로 사랑하고 있을까? 몇 명이 자신이 일하는 조직과 깊은 연결감을 느끼고 있을까? 아마도 대부분의 사람들은 그저 '참을 수 있는 수준'의 직업을 갖고 있을 것이다. 직장은 단지 생계를 유지하기 위한 수단일 뿐, 인생의 소명을 실현하는 장소로 여겨지지 않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더 큰 문제는 이 '수단으로서의 직업'에서 벗어나는 것이 결코 쉬운 일이 아니라는 점이다. 안정적인 월급을 포기하고 더 의미 있는 무언가를 추구하는 것은 많은 사람들에게 너무도 큰 위험으로 느껴진다. 이 '목적과 안정성 사이의 딜레마'는 현대의 산업화된 세상이 만든 산물이다. 많은 이들이 이 문제를 인식하고 있으면서도, 어떻게 해결해야 할지 몰라 방황한다.


산업혁명: 일의 전환점

 산업혁명은 우리가 일하는 방식과 사는 방식을 극적으로 바꿔 놓았다. 산업혁명 이전에는 사람들의 생계가 공동체와 긴밀히 연결되어 있었다. 대장장이, 농부, 직조공, 제빵사 같은 직업은 생존을 위한 노동이었을 뿐 아니라, 공동체에 기여하는 의미 있는 일이었다.

 하지만 공장과 기계화 생산의 등장은 모든 것을 바꿔 놓았다. 일의 초점이 장인 정신에서 효율성으로, 목적에서 생산성으로 바뀐 것이다. 사람들은 자율성을 포기하고 임금을 받는 시스템에 들어갔다. 이 시스템은 '산업화된 노동자'라는 새로운 개념을 만들어냈고, 오늘날의 직장 문화에도 깊은 영향을 미치고 있다.


일과 가치의 단절

 21세기가 된 지금도 산업혁명의 유산은 여전히 우리 일하는 방식에 스며들어 있다. 오늘날 많은 직업은 단순히 '거래'로 인식된다. 시간을 제공하고 기술을 제공하면 돈을 받는 구조다.

 일이 개인의 표현이거나 목적을 실현하는 과정으로 여겨지는 경우는 드물다. 실제로 2022년 갤럽(Gallup) 보고서에 따르면 전 세계 직원의 21%만이 업무에 몰입하고 있다고 답했다. 나머지 79%는 몰입하지 않거나 오히려 업무에 부정적인 태도를 보였다. 이로 인해 많은 사람들은 직장을 스트레스와 소진(burnout)의 원천으로 느끼며, '어쩔 수 없이 해야 하는 일'로 받아들이고 있다.


재정적 안정성이 중요한 이유

재정적 안정성은 인간의 기본적인 욕구 중 하나다. 재정적 안정성이 있으면 미래를 계획하고 가족을 부양하며 삶의 불확실성을 헤쳐나갈 수 있다.

하지만 안정적인 직업을 포기하고 더 의미 있는 일을 추구하는 것은 많은 사람들에게 무모한 결정으로 보일 수 있다.

고지서는 계속 날아오고, 대출 상환일은 정해져 있다. 열정을 따르기 위해 재정적 안정성을 포기한다는 것은 현실적으로 어렵다. 이 때문에 많은 사람들은 자신의 가치나 열정과 일치하지 않는 직장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목적에 맞지 않는 일의 정서적 비용

 당신의 일이 당신의 가치나 목적과 맞지 않으면, 정신적, 정서적 웰빙에 큰 영향을 미칠 수 있다. 그 결과 다음과 같은 감정을 느낄 수 있다.  

충족되지 않는 느낌: 자신의 재능과 열정이 제대로 활용되지 않는다고 느낀다.  

몰입의 부족: 일에 동기부여를 느끼지 못하고, 직무와의 연결이 끊어진 느낌이 든다.  

갇힌 느낌: 현재의 상황에서 벗어날 방법이 없다고 느낀다.  

이러한 단절은 장기적으로 번아웃, 불만, 심지어 신체 건강 문제로 이어질 수 있다. 아이러니하게도, 재정적 안정성을 위해 일자리를 유지하지만, 정서적 소모로 인해 신체적, 정신적 건강이 악화되면 오히려 재정 상태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


'꿈의 직장'이라는 신화

 많은 사람들은 '꿈의 직장'을 찾는 것을 목표로 삼는다. 자신의 기술, 흥미, 가치에 완벽하게 일치하는 직장을 찾고자 하는 것이다. 하지만 이는 종종 비현실적인 기대다.

어떤 직업이든 어려움과 스트레스를 동반한다. 중요한 것은 완벽한 직업을 찾는 것이 아니라, 자신의 핵심 가치와 일치하고 의미 있는 일을 찾는 것이다.


포스트-산업 시대의 일 재구상

 좋은 소식은 현재 우리는 전례 없는 기회의 시대에 살고 있다는 것이다. 긱 경제, 원격 근무, 디지털 창업의 부상으로 더 많은 선택지가 생겨났다. 하지만 전통적인 경력 구조 밖으로 나가는 것은 여전히 어려운 일이다.

다음은 일과의 관계를 새롭게 정립하기 위한 몇 가지 방법이다.  

가치 명확히 하기: 자신에게 진정으로 중요한 것이 무엇인지 고민하라. '일에서 절대 타협할 수 없는 것'을 파악하고, 현재 직업이 그 기준에 부합하는지 평가하라.  

목적 정의하기: 당신의 삶에 의미를 부여하는 것은 무엇인가? 꼭 세상을 바꾸는 대단한 목표가 아니더라도, 가족을 위해 일하거나, 공동체에 기여하는 것도 목적이 될 수 있다.  

기술 평가하기: 당신이 잘하는 것과 즐기는 것이 무엇인지 파악하라. 자신의 강점을 알면 그에 맞는 기회를 더 잘 찾을 수 있다.  

대안 탐색하기: 현재 직장에 머무르지 않아도 되는 대안을 찾아보라. 새로운 분야로의 이직, 사이드 프로젝트, 파트타임 기회 등 다양한 선택지를 탐색하라.  

재정적 전환 계획하기: 재정이 걸림돌이 된다면, 전환을 위한 재정 계획을 세우라. 예비 자금을 마련하거나, 현재 직장을 유지하면서 사이드 프로젝트를 시작하는 것도 방법이다.  

성공의 정의 재정립하기: 직함과 연봉만으로 성공을 정의하지 말고, 가치와 목표에 맞는 삶을 사는 것을 성공으로 보자.  


조직의 역할

조직 또한 직원의 목적과 일의 단절을 해결하는 데 책임이 있다. 직원들의 몰입과 충성도를 높이기 위해 조직이 할 수 있는 일은 다음과 같다.  

자율성 부여: 직원이 더 큰 자율성을 가지고 업무를 수행하도록 하라.  

성장 기회 제공: 개인 및 직업적 성장 기회를 제공하라.  

가치 정렬: 조직의 가치가 명확히 정의되고, 그 가치를 지속적으로 실천하는 것이 중요하다.  

연결과 소속감 강화: 협력과 존중의 문화를 조성하여 직원들이 조직과의 소속감을 느끼게 하라.  


앞으로 나아가기

 현대 직업의 딜레마. 목적과 안정성 사이의 갈등은 복잡한 문제다. 하지만 자신의 일과 가치, 목적을 일치시키기 위해 노력한다면 더 큰 만족과 행복을 얻을 수 있다. 완벽한 직업을 찾는 것이 아니라, 자신의 가치와 삶에 맞는 직업을 만드는 것이 중요하다. 결국, 당신에게 던져야 할 진짜 질문은 "지금의 일을 계속할 수 있을까?"가 아니라, "지금의 일을 계속해야만 하는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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