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찰칵 #6 소확행

by 김효진

투명한 상자 안에 조금씩 눌리고 기대 있는 인형들이 있다.
한쪽 귀가 접힌 곰, 다리가 뒤엉킨 토끼, 눈동자가 반쯤 가려진 고양이.


동전을 하나 넣는다. 반짝이는 눈동자들.

누군가를 기다리는 눈빛일까, 아니면 그냥 거기 있는 것만으로 충분한 존재일까.


집게발은 서툴다. 잡았다 놓고, 올리다 미끄러지고, 다시 허공을 움켜쥔다.

순간, 손끝에서 희망이무게를 가진다. 실패해도 웃는 얼굴은 그대로다.

그 무심한 얼굴을 바라보며 다시 동전을 꺼낸다.


허공에서 흘러내리는 손길, 망설임과 얇아진 지갑,

그 모든 걸 견디고 나서야 작은 몸이 덜컹, 통로를 따라 굴러 나온다.


생각보다 가볍고, 생각보다 따뜻한 작은 친구.

집으로 돌아오는 길, 별것 아니라고 여겼던 순간이 기분 좋은 승리로 남는다.


소리 내 웃지 않아도 발걸음은 한결 가볍다.

낡은 지갑 속 빈칸보다 내 품의 온기가 더 확실하다.


오늘, 찰칵 #6 나를 지켜주는 인형 군단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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