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난히 높아진 하늘 위에 구름들이 겹겹이 쌓인다.
어쩐지 그림자까지도 부풀어 손 닿을 듯 입체로 다가온다.
오늘의 구름은 종이배처럼 부풀어 올라 멀리멀리 기슭을 향해 간다.
구름은 서로를 끌어당기며 삼삼오오 모여 어디론가 길을 나선다
나는 발걸음을 멈추고 저들이 챙겨온 작은 가방을 상상한다.
햇살을 접어 단정히 넣고 바람은 리본처럼 매만져 두고
혹시 모를 작별을 위해 작은 비 한 줌쯤 감추어 두었을까.
지도라 부르기도 어려운 바람의 선을 따라 아무도 알 수 없는 목적지를 찾아가는 저들.
잠시 모여 수다처럼 웃다가, 또 금세 흩어져 저마다의 길을 걷는다.
나는 그저 멈춰 서서, 저들의 발자국 같은 그림자를 밟아본다.
마음에 흰 구름 한 조각 띄워본다.
발밑의 길도, 머리 위의 하늘도, 어느새 모두 여행지가 되어버렸다.
여행은 늘 먼 곳에 있는 줄 알았는데
오늘은 고개를 들어 그저 하늘만 바라보아도, 나는 이미 떠나 있다.
그리고 돌아올 필요조차 없는 여행 속에 머문다.
오늘, 찰칵 #9 뭉게뭉게 뭉게구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