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랜만에 외식을 했다.
같이 살아도 각자 사는 게 분주해 식탁에 둘러앉는 일은 자꾸만 뒤로 밀렸다.
아침은 허둥지둥, 점심은 회사에서 대충 해결하고
저녁마저도 따로 흩어져 먹는 게 익숙해진 지 오래였다.
늦게 들어오느라 굳게 닫힌 방문 앞에서 혼자 남은 밥그릇을 마주할 때도 있었다.
그렇게 우리 식탁은 조금씩 비어갔다.
사람보다 물건이 더 자주 머무는 자리가 되었고, 말보다 휴대폰의 불빛이 더 오래 남아 있었다.
말하지 않아도 알 것 같던 마음마저 조금씩 식어가는 것 같았다.
오늘은 달랐다.
누군가는 매운 걸 골랐고, 누군가는 달콤한 걸 집어 들었다.
숟가락이 부딪히는 소리,
“오늘 하루 어땠어?” 묻는 안부,
“이건 네가 좋아하는 거야” 건네는 손길.
잠시라도 서로의 다른 리듬을 잊게 하는 따뜻한 순간이 상 위에 올랐다.
젓가락이 같은 냄비를 향할 때, 비로소 하나의 집이 된다.
식구.
먹을 식(食), 입 구(口).
함께 밥을 먹는 사람들.
음식은 늘 사라지는 것이지만, 사라지지 않는 게 있다.
그릇이 비워질수록 마음은 채워지는 일.
오랜만에 느꼈다.
정말 맛있는 음식은 입에 머무는 것이 아니라
사람 사이에 머무는 것임을.
오늘 찰칵 #15 둘이 먹다 셋이 죽어도 모를만큼 맛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