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ome agian - michael kiwanuka
일반적으로 사람들은 바쁘게 살던 와중 주위에 아무도 없을 때 외로움을 느끼기 마련이다.
바쁘게 달려온 길을 뒤돌아 보면, 세상에 홀로 덜렁 남겨진 기분과 함께 무엇을 위해 이렇게 힘차게 달려왔는지
아리송한 의문과 함께 외로움을 느끼게 된다.
하지만 난 약간 다르다.
난 외로움을 그다지 타지 않는 류의 사람이다.
혼자 있는 시간이 자유롭다 느끼고, 오히려 즐기기까지 하다.
주위 사람들을 신경 쓰지 않아서 좋다.
나 자신을 그럴싸하게 포장할 필요가 없어서 좋고, 북적북적한 것을 싫어하는 성향상 조용하게 홀로 있는 것이
더 편하다.
그런 나도 가끔은 마음이 텅 비어 있는 느낌이 들 때가 있다.
아무리 외로움을 즐기는 사람도 가끔은 사람들 속에 파묻혀 그들과 함께 있고 싶어 질 때가 있다.
나만의 세상이 재미가 없어서가 아닌
나만의 세상에 지쳐 더 이상은 홀로 서있기 조차 힘들어질 때
그런 공허함을 느끼게 된다.
한 해가 마무리되고,
또 다른 한 해가 시작되는 지금 같은 시점은 유독 그렇다.
돌아온 인생을 뒤돌아보고
다가올 인생을 어찌 살아야 할지 고민하는 시점에서 복잡한 머릿속과는 반대로 마음은 비어진 듯 공허하다.
가득 채워진 작년 다이어리와 비어있는 다이어리의 그 사이에서
갈 길을 잃은 펜은
여전히 갈피를 잡지 못하고
방황한다.
글을 쓰지도 못하는,
그렇다고 놓지도 못하는 펜을 쥐고 있는 내 손은
공허히 허공을 응시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