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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도미니꾸 Nov 04. 2020

2. 쌀쌀한 날씨에 내가 듣는 노래

 New York State of Mind  -  Billy Joel


아침저녁으로 바람이 차다.

바람도 제법 사납게 불어서 간절하게 매달려 있던 붉은 잎들이 바닥에 나뒹군다.

chet baker - autumn leaves를 듣지 않아도 BGM처럼 귀에 머무는 계절.

늦가을이다.


계절의 변화에 그리 민감한 편은 아니지만,

가을에서 겨울로 넘어가는 요즘 같은 시기엔 나도 모르게 잘 빠지는 편이다.


평소에 관심 없던 책들에 손이 가고,

귀에서 음악이 끊이질 않는다.

어떤 노래를 들어도 그림이 되고,

쓸씀함이라는 감성 또한 복잡한 마음을 누그러 뜨려 준다.


 




It comes down to reality, and it's fine with me cause I've let it slide

결국에는 현실의 문제지, 그래도 괜찮아, 이미 마음에서 놓아버렸으니까


I don't care if it's Chinatown or on Riverside

차이나 타운이든 강변이든 상관없어


I don't have any reasons I left them all behind

이유는 없어, 전부 뒤로하고 왔어


I'm in a New York state of mind

지금 내 마음은 뉴욕을 향하니까  





뉴욕을 가보지도 못한 이가 이런 날씨에 뉴욕을 떠올린다는 게 나도 신기하다.

책에서, 영화에서 보아왔던 뉴욕

아마도 가보지 못한 나의 상상력 때문이겠지.


막연하게

할렘 르네상스라는 아프리카계 미국 문학의 표준인 곳

재즈의 중심지

추상 표현주의의 중심지

힙합의 발상지

엠파이어 스테이트 빌딩과 록펠러 센터, 센트럴 파크가 있는 곳

자유의 여신상과 뉴욕 양키스와 닉스의 고향



차분함과 냉정함의 차이를 설명해주는 도시랄까?

꼭 가을과 겨울 사이 지금의 계절 같다.

11월 즈음에 가을이다, 겨울이다 아니면 늦가을이다 라고들 말한다.


가을도 아니고 겨울도 아니다.

가을이라 하기엔 춥고

겨울이라 하기엔 아직은 덜 춥다.


재즈의 차분함만 가진 게 아니라 힙합의 경쾌함이 공존하는 도시.

뉴욕의 가을이나 유브 갓 메일 같은 영화가 생각나다가도, 노토리우스 같은 영화가 생각나기도 하는 곳.




딱히 정해진 것은 아니지만,

그 모든 것들이 뒤섞여 사는 곳.


뒤섞여 있지만, 본질들만은 그대로 살아 숨 쉬는 곳. 뉴욕!!





그래서 난 이 맘 때가 되면

뉴욕이 그립다.


가보지도 않는 뉴욕이 그리울 땐

난 빌리 조엘의


New York State of Mind를 듣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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