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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입문 Jun 04. 2021

유강남을 위한 사건의 재구성

SSG/LG 희대의 본헤드 #추신수#한유섬#유강남 #손호영 #문보경

다시보기로 천천히 돌려봐도 한 번에 이해가 안 되는 상황이었다.

아무리 봐도 SSG의 범타성 타구로, LG가 2아웃 잡고 끝났어야 하는 상황이었다.   


분명 프로라면 있기는 힘든 상황이지만. 우리 모두는 인간이니까... 라는 생각을 해본다. 

공을 쥐고 있는 사람은 시선이 좁아진다. 투우를 할 때 빨간 천을 보고 있는 소랑 비슷해진다고 할 수 있다. (이건 물론 초보인 나의 입장에서다.) 많은 훈련과 연습으로 그 시야가 넓어질 수 있다. 하지만 현장에서 달리는 소처럼 시야가 좁아져있는 상태에서 꼬리에 꼬리를 무는 오해가 만든 해프닝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든다. 그 뒤에 이어진 추신수의 인터뷰. 그리고 유강남의 인터뷰를 통해서 

 

하지만 유강남의 실책이 없다는 것은 전혀 아니다. 여전히 유강남의 지분이 많긴 하지만, 종합해서 보면 단독으로 이 상황이 만들어진 건 아니라는 것이다. 가장 억울한 건 이로 인해 패를 먹어버린 투수겠지만... 실책을 최종적으로 가져간 손호영을 비롯해 구장의 모두가 조금씩 본헤드 플레이를 하면서, 가짜가 더 진짜 같은 진짜가 더 가짜 같은 재밌는 상황이 벌어진 것 같다. 


https://tv.naver.com/v/20335734

상황 전체는 이 영상을 참고하면 좋을 것 같다.


이때만 해도 LG가 깔끔하게 막는 것 같다.


#1  : 3루 땅볼

SSG이재원 3루 땅볼 // 원아웃 만루
9회 말 원아웃.

끝내기 찬스에서 SSG 이재원이 3루 베이스 쪽으로 타구를 날렸다.                 

이때만 해도, SSG의 추격은 여기까지구나 싶은 생각이 드는 - 강하긴 하지만 잡힐 것 같은 느낌의 타구였다. 


#2 : 포스아웃

 LG문보경이 3루를 밟고 2루 주자를 포스아웃. // 투아웃 1-3루

예상대로였다. 3루수 문보경은 (나였다면 놓쳤겠지만) 프로답게, 공을 잘 잡아냈고 그 와중에 3루 베이스를 발로 꾸욱 밟았다. 이 순간 2루 주자 한유섬은 포스 아웃됐다. 2루에서 3루로 오는 진루 의무가 생겼지만, 그 공이 더 먼저 3루로 와버렸기 때문이다. 그리고 다들 다음 플레이를 이어간다. 

하지만 이 비극은  '한유섬이 포스아웃 되었다.'는 걸 잊어버린데서부터 시작한다.  



#3 : 홈 송구?

LG 문보경 3루 > LG 유강남 홈 송구 // 투아웃 1-3루  


문보경은 3루에서 포스아웃을 잡은 이후에, 1루로 송구하지 않았다. (#3-2 화살표)

거의 위치만 보면, 5-4-3 (3루 > 2루 > 1루) 로 삼중살도 잡을 수 있는 상황이었다. 하지만 그 모든 좋은 상황을 놔두고.. 그는 홈 송구를 했다. (#3-1 화살표)


이유는 여러가지 있겠지만, 급박한 상황에서 아웃카운트 1개보다는 1점이 중요하다고 생각했던 것 같기도 하다... 1루 송구하면 빠질 수도 있다고 생각했을 수도 있고. 타이밍이 늦었다고 봤을 지도 모르겠다. 여하튼  홈으로 보냈다.


아마 본인이 3루를 밟으면서 2 아웃, 그리고 1루로 보내면 3 아웃이라는 명확한 인지가 있었다면 홈 송구를 하지 않았을 것 같다. 이 플레이에서도 작은 오해가 시작된다. 바로 "한유섬은 죽지 않았다."라는 오해가 구장에 싹튼다. 죽었다면 왜 1루로 보내고 게임을 종료시키지 않았겠는가. 


!!!! #3-1 여기서 홈 송구를 하는 바람에.... : 경기가 끝날 수 있었는데 이어졌다. 

                                                         이제는 런다운 플레이 + 태그아웃까지 시켜야 한다. 

                                                         경기장에서는 한유섬이 죽지 않았나?라는 의혹이 시작되었다.  

??? #3-2 만약 3루에서 1루로 송구했다면 : 던진걸 1루/2루에서 3 아웃시키고 LG가 연장은 가는 거였다.

 

('문보경'이 이해는 된다. 포스아웃 카운트를 못 들었다고 생각하면 원아웃/만루 상황이라 생각이 들 것이고, 1점을 내주느니 홈으로 보냈어야 한다고 생각할 것 같다. 문제는 본인이 베이스를 확실히 밟았으니까 투아웃이라는 아웃카운트가 머리에 들어있어야 했는데... 아마 이전의 아웃카운트를 잊어버린 것 같다.)  



#4 : 런다운

런다운에 걸린 추신수 // 투아웃 1-3루


#3-1처럼 LG 문보경은 홈에 있던 유강남에게 공을 토스한다. 

이제 3루-홈 사이에서 SSG 추신수가 런다운에 걸렸다. (협살)


포수 유강남이 공을 토스받은 후에 홈에서 역방향으로 3루 끝까지 추신수를 몰아간다. 

여기서 유강남이 천천히 몰고 가다가 다른 쪽의 LG 선수에게 토수 하지도 않고 추신수를 태그 하지도 않았다. 


런다운이란... 

야구 경기에서 비어 있는 두 베이스 사이에 주자가 갇혀 앞의 베이스로 진루하지도 못하고 뒤의 베이스로 귀루하지도 못하는 상황을 말한다. 주자가 베이스 앞으로 나와있다가 투수가 견제하면서 생기는 경우가 많다. 

 

런다운 상황 : 투수 땅볼로 1-2루 사이에 주자가 꼈다.



https://www.youtube.com/watch?v=mGSjKZx3boc


#5 : 돌아가! 추신수의 착각

두 명의 주자가 한 베이스가 넋 놓고 서있을 수 있는 걸까? 한유섬은 왜 멍 때리고 3루에 붙어있는 걸까? 

추신수가 잡혀오는 와중인데 3루의 한유섬은 멍 때리고 있다. 


추신수는 급한 마음에 한유섬에게 외친다. "돌아가!" 

https://youtu.be/okwZieOcWJ0?t=85 

1:25 한유섬에게 돌아가라고 외쳤다고 한다.


'추신수'도 이해는 된다. 추신수는 한유 섬이 아웃되었다고 정확하게 인지를 못한 느낌이다. 근데 여하튼 동시에 있을 수는 없으니, 앞선 주자한테 발 떼고 돌아가라고 해야 한다. 인터뷰를 보면 #2의 포스아웃을 기억하지 못하고 한유섬이 살아있다고 착각했다고 한다. 



#6 : 응??

한유섬도 어쩐지 추신수가 맞는 것 같다.


그래서 추신수가 한유섬한테 "돌아가!"라고 하는 걸 한유섬이 듣게 된다.  

야구를 하다 보면 나 자신은 플레이가 정신이 없기 때문에 상황을 잘못 이해하고 있는 경험을 하게 된다. 


TV 보면서 빨래한 옷을 널다 보면 잠깐씩 눈을 돌리게 된다. 그런데 어느 순간 큰 사건이 벌어진 것이다. 뭐 남주인공과 여주인공이 다시 만나서 안고 있다던가... 나는 잠깐만 눈을 돌렸을 뿐인데. "응? 어떻게 된 거야?" 싶을 것이다. 야구는 축구처럼 쉬지 않고 계속 진행되는 게 아니다 보니까 생각보다 멍 때릴 여지가 많다. 

 

게다가 내가 주루를 하기 위해 뛰는 와중에도 저기에선 아웃될 수도 있고 다 알 수가 없는 것이다. 워낙 주변에서 여러 가지 상황들이 벌어지니까. 그때 기대게 되는 건 경기장 내의 동료들의 콜 소리다. 나도 경기를 따라가고 있긴 하지만 만약에 1:10으로 나와 다른 판단을 한다면 나는 그 판단을 무시하고 내 마음대로 할 수 있을까? 게다가 그 판단이 나보다 10년이나 야구를 더 오래 하고, 그것도 메이저리그에서 야구를 한 사람의 판단이라면.    

글이 길어졌지만. 한유섬의 입장은 이런 게 아닐까 하고 생각해본다. 

"추신수가 틀릴 리가 없다." 유강남의 태그를 피해 뒤로 물러서게 된다. 2루로 빽!!! 


#7 : 엥??

유강남의 착각  

유강남 입장에선 눈 앞의 상황이 참 이상하다. 

어쩐지 두 명이 있다. 3루에 두 명의 주자가 있다니... 

 "한 베이스에 주자는 두 명 있을 수 없다." 


유강남은 생각한다. 한유섬이 아웃된 상태가 아니니 추신수가 나와있었던 것 아닐까? 


여하튼 '둘 중 하나는 아웃을 당해야 한다.  같은 베이스에 두 주자가 있는 경우, 앞선 주자가 우선권을 가지니까 추신수는 아니고.. 한유섬인가... 얘는?? 아까 아웃된 게 아닌가 보다. 만약 한유섬이 아웃됐었다면 추신수가 3루를 벗어나 있을 이유가 없다. (여기서 유강남도 추신수에 대한 무한 신뢰가 있지 않았을까 생각한다. 추신수는 틀릴 리 없다는.)  그럼 태그를 하면 될 것 같다. 마침 바로 손 닿을 데 있지 않은가. 바로 앞!!! 하고 따라간 게 바로 위 상황일 것이다.


내 생각엔 야구 규칙 쓰여있는 이 문장대로 상황을 이해했거나 나머지 선수들이 움직이는 상황을 보고 본인이 최초로 판단한 상황을 수정했을 것 같다는 생각도 든다. 



두 주자가 동시에 같은 베이스를 차지할 수는 없다. 인 플레이 중에 두 주자가 같은 베이스에 닿고 있다면 그 베이스를 차지할 권리는 앞 주자에게 있으며 뒷 주자는 태그 당하면 아웃된다. 단, 이 조항 5.06(b)(2)인 경우는 제외한다. ─ 야구 규칙 5.06(a)

타자가 주자가 되고 진루의 의무가 생겨 두 명의 주자가 같은 베이스에 닿고 있는 경우 그 베이스를 차지할 권리는 후위 주자에게 있고 선행주자는 야수가 공을 지닌 채 선행주자의 신체 또는 진루해야만 하는 베이스를 터치하면 아웃된다. ─ 야규 규칙 5.06(b)

출처: https://kini.kr/1960 [kini's Sportugese]


눈 앞의 상황만 봤을 때  "아웃된 한유섬이 한가롭게 3루에 그냥 서있는 상황이다."라고 알고 있기는 쉽지 않다. 보통 그런 행동을 하지 않을 테니까. 런다운 플레이를 하면서 추신수를 따라오다 보니 정신이 없기도 했을 것이다. 


#8 : 뭐야??

여하튼 추신수는 2루 쪽을 살리려면 홈 쪽으로 가야 할 것 같다. 근데 상황을 잘 모르겠다.

추신수는 이렇게 생각했을 것 같다. '아 유섬이는 왜 3루에 있었던 거지? 아웃카운트 하나 남았던가? 살려야 할 것 같은데, 홈으로 가면서 중간에 끼여야겠다. 그래야 둘 다 어떻게든 살지.'  


런다운에 걸리면,  다른 쪽 주자는 런다운 다른 주자를 살리려고 움직이는 훈련을 한다. 네가 유섬이를 쫓아가면 나는 홈 쪽으로 가보는 수 밖에 없는데. 그런데 뭔가 아웃콜을 하는 것도 같고 상황이 잘 이해가 안 된다. 잘 모르겠어서, 일단 슬금슬금 홈 쪽으로 가본다. 

 

그러자 추신수는 그 틈을 타 홈으로 어물쩡 가면서 상황을 살핀다. '왜냐면 유섬이가 죽은거면 내가 3루를 밟지 않은게 문제인 거고... 지금 살아 있는 거면 내가 홈으로 가야 하는데' 어 근데... 잘 모르겠다 상황을.

 

#9 : 어?? 끝난 건가?

옆에서 2루 쪽의 심판이 계속 "아웃! 아웃! 아웃됐어."를 외친다. 투아웃이면 이번회 끝난 것 같은데?  "응? 추신수(형)이 홈으로 가는데?"  유강남이 홈으로 슬금슬금 뛰는 추신수를 보긴 하지만 아웃 카운트를 두 번인가 들었던 것 같다. 벤치로 가는가 보지. 이닝 끝난 것 같은데 상관없을 것 같으니.. 


3루심도 "아웃"카운트를 표시하는 것도 봤다. (유강남 입장에서는 2루심이 아웃이라고 듣는 것 여러 번, 3루심이 아웃 표시를 한걸 본 셈이다.) 쓰리아웃으로 끝난 것 같다. 마무리할 요량으로 홈이 아닌 3루 베이스에 있던 손호영에게 볼을 던진다. 


#10 멍.....

손호영은 아웃으로 착각하고 멍 때린다.
손호영이 3루에 서있다가 공을 받았다. 주변에서 SSG 벤치가 "드루와 드루와!!" 하고 추신수에게 흥분해서 외치는 걸 듣고 놀라서 송구하려고 공을 들어 올렸다. 그런데 바로 옆에서 유강남이 심판에게 뭐라고 말하는 게 들린다. (아마도?) "아웃됐어요." 일 것 같다. 그리고는 '한유섬이 방해'를 했어요 라고 어필 했을 수도 있다. 


손호영은 공을 던지지도 어떻게 하지도 못하고 잡고 있다. 

'아 이번회 끝난 건가?? 저기서(홈)는 왜 공 달라는 거지?'


선배인 유강남이 강하게 심판에게 뭐라고 말하자. 

손호영은 분위기상 다음 플레이를 하지도, 어쩌지도 못하고 고개만 왔다 갔다 본다. 


#11 응?? 그냥 놔두네.

추신수는 황당하지만 그냥 가본다.

손호영이 우물쭈물하는 사이에 추신수는 어물쩡 한 걸음씩 가다가 홈 베이스 근처까지 왔다. 아웃되었다는 소리도 들리고 뭔가 상황이 긴박해졌다. 멀리서 보니 벤치에서 난리가 났다. "들어와 들어와 들어와 들어와!!" 에이 우리 벤치에서 뛰라고 하니 뛰자. 그런데 LG에서 그냥 놔둔다. '응?? 그냥 놔두네..' 하다가 홈을 밟는다.  득점? 된 건가??  


#12 투수 고우석은 황당하다.

"아니 던지라고..!!" 손호영에게 외친다. 하지만 공을 주지도 않고, 유강남이랑 심판이랑 뭔가 이야기하는지 

방해했다는 건지. 아웃되었다는 건지 모르겠지만.. 어물쩡 거린다. 그 사이에 나를 지나 추신수가 홈에 들어간다...



공식 야구규칙 6.01(방해, 업스트럭션) (a) 타자 또는 주자에 의한 방해 (5) 아웃이 선고된 직후의 타자 또는 주자가 다른 주자에 대한 야수의 플레이를 저지하거나 방해하였을 경우 그 주자는 동료 선수가 상대 수비를 방해한 것에 의하여 아웃이 된다고 돼있고, ‘타자 또는 주자가 아웃된 후 계속 뛰더라도 그 행위만으로는 야수를 혼란시키거나 방해하거나 가로막았다고 보지 않는다’고 명시돼 있다.

KBO는 한유섬의 행위가 6.01 (a) (5)항 설명에 해당한다고 설명했다.



헐... 망연자실. 점수가 난 게 맞다. 주자가 홈베이스를 밟았으니까 득점이지. 

아웃카운트는 안 올라간 상황이고.... 대체 모르겠다. 손호영은 왜 공을 주지 않은 것인지. 

왜 자신은 왜 세이브를 날렸고 왜 LG는 진 건지.


https://www.mk.co.kr/news/sports/view/2021/05/492878/


#13 구장에 있는 관객들도 황당.

구장에서는 상황을 알 수 없는데 여하튼 SSG가 이겼다고 한다.

아니 왜 이긴 건지 진 건지 모르는 채로 황당하게 퇴장.


언론에 알려진 과실이 손호영 20 / 유강남 80 정도라면 되어있는 것 같아서 이 글을 통해서 다시 과실을 좀... (차 사고도 아니고 자동차 보험도 아니지만) 나눠보면 어떨까 생각했다. 뭐 어디까지나 재미 삼아. 




LG 문보경 : 20  // 왜 본인이 3루 찍어놓고 안전하게 1루로 던지고 경기를 마무리하지 않았는지 

LG 유강남 : 30 // 본인이 판단하고 있지 않고 놓여있는 상황으로 오해했기에 

LG 손호영 : 20 // 그래도 플레이는 멈추면 안 됐다. 송구는 마저했었어지.

SSG 한유섬 : 10 // 아무리 상대 쪽에서 착각했다지만 정말 본인이 아웃된 걸 몰랐던 건가요...

SSG 추신수 : 10 // 글로벌 스타가 오해하니 다들 흔들렸습니다...

KBO 심판들 : 10 // 한유섬의 아웃콜을 양쪽다 정확하게 못 들은 것. 여러 번 아웃 콜이 겹치면서 생긴 혼란...



당시의 선수들이 모두 모여서 같이 이야기해보지 않는 이상 어떤 상황이었는지는 '정확하게' 알 수는 없지만.. 흥분이 조금 가라앉은 며칠 뒤에 나오는 당사자들의 인터뷰를 통해 재구성해 보았다. 총평해보면 사람이다 보니 사안을 100% 완벽하게 모르는 상태에서 '다른 이들을 너무 믿다가 생긴 일.' 같다. 프로라면 있어서는 안 되는 실수라는 많은 관중들의 이야기도 수긍이 간다. 경기장 내에서 아웃카운트 수를 헷갈리거나, 상황을 오해하는 일은 심판수가 적고 경기 경험이 적은 아마추어 리그에서나 벌어지는 일이라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도를 지나친 선수들에 대한 비난의 목소리는 자중하면 좋겠다. 스포츠는 인간이 하기 때문에 "있을 수 없는" 여러 가지 재밌는 변수들이 생기는 것 아닐까? 기적도 생기고, 우스운 일도 생기는. 분명 억울하긴 하겠지만 일상적인 정규리그 경기 중 하나였고 선수 한 명이 그렇게까지 의기소침해하며 평생 가져갈 만한 거리는 아닌 것 같다. 오랜 기간 야구를 봤지만 이런 류의 사건을 계속해서 별명으로 만들어 놀리고 기억하는 것도... 일정 부분 애정이겠지만 선수 개개인들은 잊힐 권리가 있지 않은가 싶기도 하다. 


나로서는 재밌는 기억으로- 유강남 선수와 다른 LG 선수들에게는 이런 사건들이 빨리 잊히게 넘어설 계기들로 자리 잡으면 좋겠다. SSG 선수들은 상대의 이런 실수를 야기한 미묘한 행동들에 대해서 그저 신나 할만한 건은 아니라는 생각이 든다. 상황이 좋아서 이겼지, 그렇지 않았다면 반대의 경우도 충분히 생길 만큼 그라운드 상황을 오해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이제 시간이 지났기에 이 충격의 5월 21일 경기를 뒤로 하고 다들 다음으로 넘어갔을 거라 생각한다. 2021년 정규리그는 아직도 많이 남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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