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주입문 - 양주 안주, 위스키 안주, 편의점 안주 후보
양주를 고르기도 막막한데, 안주는 더 막막하다. 그래도 무언가 양주라는 장르를 관통하는 안주가 있지 않을까? 고민할수록 난해하다는 걸 느낀다. 맥주는 그 상쾌함 때문에 치킨류가 참 잘 어울리고, 소주는 어쩐지 탕이 잘 어울린다. 그래서 양주에도 뭔가 있을 것도 같은데 이상하게 정하기가 어렵다. 어느 정도 맛의 범위 정해져 있는 맥주, 소주에는 그런 '장르'를 아우르는 안주를 추천할 수 있는데 이 놈의 양주는 장르가 섞여서 쉽지가 않다. 그렇다. 양주는 맥주나 소주와 다르게 맛의 범위가 상당히 넓다. '양주'라고 해버리면 칵테일의 기주에서부터 위스키, 그리고 다양한 리큐르도 포함하게 된다. (그야말로 요람에서 무덤까지와 비슷할 것이다.) 맥주도 라거, 에일의 차이가 있지만, 그 차이가 달달한 커피맛에서부터 불타오르는 보드카, 짜릿한 아일라의 약 냄새, 깊은 오크통까지는 아니지 않은가? 아마 무한의 맛 변화가 양주라는 장르에 어울리는 안주를 답하기 어려운 까닭이다.
그래서 안주 추천의 첫 번째 단계는 장르를 정리하는 일이 된다. 양주 중에 양조주, 기주(진, 럼, 브랜디, 보드카)와 리큐르를 제외한다. 이 친구들은 칵테일 바에서 자주 보는 치즈볼, 미니프래츨 과자를 포함해서 본인의 취향에 따라 자유롭게 드시기를 '강력 추천'한다. 특히나 하이볼류는 어떻게 마셔도 시원하기 때문에 대체로 너무 강한 맛을 가지지 않은 무언가 다 잘 어울린다. 한국이라면 치킨! 일본에서는 가라아게가 잘 어울린다. 시원한 마실 것과 먹고 싶은 그 무언가면 된다.
그럼 그걸 제외하고 무엇이 남는가? 대표적으로는 위스키가 남는다. 위스키로 정리하면 간단하게 '이걸!'이라고 말할 수 있는가? 그것도 불가능하다. 애석함이 폭발한다. 위스키에 가장 좋은 안주는 "물"이라는 것도 이것 때문일지도 모르겠다. 같은 브랜드의 위스키라고 해도, 피트 향이 강할 수도 약할 수도 있고, 깊은 과일향이 날 수도 있고 가볍게 꽃 향이 날 수도 있다. 그게 아니라면 살짝 캐스크를 달리해서 과일 향이 날 수도 있고, 첫 번째 캐스트 스트랭스라 원래 술보다 강하게 느껴질 수도 있다.
물 말고는 추천할 게 없다? 그럴지도 모르겠다. 대신에 시도해볼 만한 조합이 있다. 마법의 조합, 한국에서 애용되며 모든 술가게에서 꽤나 대중적으로 사용된다. 바로 마성의 단짠 조합이다. 단, 이 경우에도 처음엔 향신료가 약한 류를 추천하고 싶다. 술마다의 개성을 강하게 느끼기 위해 향이 강한 안주도 시도해볼 수 있지만, 처음엔 이게 어느 향이 강한 건지 알 수 없기 때문이다. 색상 배색의 보색으로 자연스럽게 할 수 있는 사람은 고수이듯, 술도 비슷한 게 아닐까?
과자, 견과, 치즈, 과일, 고기
순으로 추천하고 싶다. 이 장르 중에 앞의 3가지는(과자, 견과, 치즈) 여러 종류를 구비하면 실패가 적은 편인 것 같다. 하지만 과일과 고기는 잘못 먹으면 술맛이 아예 안 나거나, 맛있는 술이 맛이 없어지는 경우도 있었다. 조합을 잘 모를 경우에는 실패할 확률도 높다. 단짠 조합 중에서 본인의 술과 조화로울 것으로 보이는 안주를 고르는 것이다.
예를 들면..
- 탄맛(Peaty) : 약 냄새, 바다 느낌이 확 난다 > 다크초코
- 과일(Fruity) : 과일 느낌이다.. > 경우에 따라 사과, 포도
- 미니프래츨 : 모든 술집 공통 안주인 듯하다. 비싼 호텔 바에서도, 저렴한 바에서도 공통!
- 크래커 : 역시 공통 안주. 향이 강하지 않고 곡물 맛이 나는 류가 좋은 듯하다.
- 다크/밀크 초코 : 술에 따라 다크가 어울리는 경우가 있고, 밀크가 어울리는 경우가 있다.
- 양갱 : 그저 제 취향... 초콜릿이 없을 때 시도했는데 의외로 조합이 좋았다.
- 피칸
- 아몬드
- 마카다미아
- 모르겠을 땐 간이 약한 믹스넛!
- 크림치즈 (+꿀, 견과류) : 크림치즈 위에 꿀 뿌리고, 견과류, 그리고 크래커 얹어 먹기.
- 리코타, 모차렐라, 브리, 페타 : 비슷하게 응용 가능한데, 술맛에 따라 치즈맛이 방해가 될 수 있다.
- 체리
- 사과
- 포도
- 소고기
- 연어 : 아일라의 술과 잘 어울린다
- 베이컨
소소한… 편의점 안주 추천
- 미니 프레첼
- 캐러멜 솔티드 아몬드 앤 프레칠 : 이건 의외로 단짠 조합이 잘 되어있어서 편했다.
- 빈츠 : 초콜릿과 크래커를 한 번에...
- 다크 초콜릿 카카오
- 아이비/크래커
- 포키/빼빼로 : 크래커 + 초콜릿을 한 번에..
- 고구마츄 : 양갱과 비슷한 느낌이었다.
- 오늘의 견과 : 모든 견과류를 고민하지 않고 먹을 수 있다!
안주에 대해서는 연구가 충분하지 않아서- 더 많은걸 쓰기가 어렵다.
이것저것 고민하기 싫다면, 밥을 제대로 먹고 깔끔하게 위스키 + 물(https://brunch.co.kr/@kimibmoon/87)을 즐기는 것도
초보자가 시도하기엔 좋은 방법이 아닐까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