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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입문 Sep 18. 2021

9. 명절을 맞이한 양주 입문자

#양주입문-잔 세트.이것은 선물인가 내 것인가

명절 하면 선물세트다. 돈 나갈 일이 가득하지만... 의외로 명절은 양주 입문자에게 좋은 시기다. 예전에는 양주코너를 돌아다니지 않아서 전혀 눈치채지 못했다. 1년 동안 종종 양주코너를 돌아다녀보니 명절은 양주코너가 가장 풍성해지는 시기다. 생각해보면 뇌물의 상징이 아닌가. 무언가 선물하기 좋은 시기는 양주 판매자들에게 중요한 시기인 것이다. 더불어 나 자신에게 선물하기도 좋다.  때문에 유통업자들이 많은 준비를 할 수밖에 없다. 고로 사는 사람에겐 어차피 살 거라면 명절에 사는 게 즐거움이 더 커질 가능성이 높다.


명절에 벌어지는 양주코너의 변화는 크게 두 가지 양상으로 좁힐 수 있다.  


1. 평소보다 싸게


평소보다 싸게 사게 된다는 말은, 파는 사람 입장에서는 같은 양을 팔면 총 매출이 떨어지게 된다. 그래서 보통은 같은 가격에 평소보다 큰 사이즈로 판매하는 경우가 많다. 1L 용량이던 것을 1.75L처럼 용량을 변화시킨다. 평소보다 좀 커 보인다 싶으면 그렇다. 이번에 좀 더 크게 파는 것이다. 100ml당 가격이 낮아졌을 것이기에 원래 좋아하는 특정 술이 있는 이에게 선물하기 좋을 것 같다.  


2. 평소엔 없던 무언가를 끼워서 적절히


평소에는 없던 부가상품 혹은 에디션을 낸다. 부가상품이면 보통은 잔, 코스터 등이 많다. 싱글몰트 위스키라면 전용 잔이 껴있어서 모으는 재미가 있다. 잔 아래에 깔아 두는 코스터도 따로 사기 애매한 경우가 많은데, 아주 요긴하다. 올해 추석은 생각보다 제품들이 다양하지 않은 것 같아 구경하는 재미가 덜하지만 그래도 눈에 띄는 상품들은 몇 가지 있었다.


글렌피딕 15년. 잔이 2개라 처음 산다면 이 세트도 좋아 보인다.

 

글렌피딕 맛이 깔끔하고, 불호가 크게 없을 것 같은 위스키이다. 네이밍 벨류도 있다보니 실패할 가능성이 낮다는 장점이 있다. 게다가 이번에는 잔 2개. 처음 산다면 이 세트도 놓치기 아깝다. 이번 추석에만 나오는 특별한 한정상품까지는 아니긴 하지만 클래식한 선물세트로 좋을 것 같다. 


발베니 12년 더블우드

발베니는 리치한 향과 과일 느낌이 쫀득하니 맛있다. (개인 취향으로 자꾸 눈이 간다.) 잔이 하나밖에 없는 점은 아쉽지만, 밑에 깔려있는 도톰한 종이 코스터 4개는 발베니 디스틸러리의 주요한 장면만 꼽아 그려져 있다. 분위기도 있고, 사용하기도(상당히 아까운) 좋은 세트이다. 



조니워커 블루라벨 


조니워커 블루라벨은 조니워커 중에 높은 등급을 차지한다. 맛있다고들 하는데, 다른 조니워커 세트에서 나오는 하이볼 잔 세트는 아주 유용하지만 늘 보던 세트라 특별하지는 않다. 대신 이번에 글랜 캐런 잔과 매트는 평소에 잘 못 보던 세트라 블루를 마실 때 사용하면 분위기 좋을 듯하다. 



잭 다니엘 No.7, 힙 플라스크 


이건 버번스러운 선물세트다. 힙 플라스크는 따로 사기도 애매한 품목인데 이번에 잭 다니엘에 같이 들어가 있다. 전용스럽게 마크도 있고, 버번의 터프한 매력과도 잘 어울리는 제품이다. 지난번 홍차 같은 술 편에서 술을 부을 때 쓰던 물건이 바로 이 힙 플라스크다. 엉덩이 모양으로 살짝 굽어져 있고 서양 술꾼의 상징과 같은 (우리로 치면 막걸리 조롱박이랑 비슷한가?) 물건이다. 은색에 멋스럽게 나왔으니 구경해보면 좋을 듯하다. 



p.s  : 

이번에는 다들 힘든 시기라 세트 제품들이 풍성하진 않은 것 같네요. 눈에 띄는 제품도 많이 없고, 수량도 적어서 많이 품절도 된 듯합니다. 추석에 친척끼리 모이기도 애매하고 다르게 명절인데도 시장이 북적북적하지 않아서 어쩐지 짠한 요즘이에요.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다들 양주코너에서 소소히 득템하고 즐거운 시간들 보내시면 좋겠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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