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 교육, 미디어 리터러시 교육이 뜨겁다. 하지만 막상 하려면 이게 쉬운 것 같으면서 어렵고, 어려운 것 같으면서도 쉬운, 뭔가 애매한 것이다.
여기에는 다양한 이유가 있다. 먼저, 어려운 이유는 쉽게 찾을 수 있다. 가장 먼저 교사인 우리도 학창 시절에 `미디어 교육`을 받아보지 못했다. 여기에 대학이나 교직 연수에서도 미디어 교육에 대해 알 수 있는 기회가 전무하거나 많지 않다. 경험 자체를 해보지 않았으니, 이게 뭔가 계속 두리뭉실한 거다. 근데 한편으로 쉬워 보이거나 그래서 할 만하거나, 혹은 별거 아니거나. 이미 내가 교실에서 실천한 것일 수도 있다. 배우지도 않았는데, 이런 느낌이 드는 것은 교육이 가진 본질적 특성 때문이다. 교육이란 ‘삶’을 대상으로 세상을 이해하고 나의 세계를 넓히는 성장의 과정이다. 여기에 미디어는 이미 우리 삶에 깊숙이 들어와 있기 때문에 부지불식간에 미디어 교육을 실천한 것이다.
<학창시절에도, 교사가 되어도 미디어 수업을 받아 본적이 없다. 경험하지 않은 것을 가르치려니 어려울 수 밖에ㅠㅠ>
개인적으로 적지 않는 선생님들이 후자에 속할 거라고 생각한다. 실제로 교육과정 안에도 미디어 교육 관련 요소들이 계속 반영되어 있긴 하다. 물론, 미디어 교육이란 용어를 명시하지 않고, 미디어 교육 관점에서 보면 정교하게 반영되어 있지는 않지만 말이다. 그럼에도 정말 많은 선생님들이 나는 미디어 수업을 해 본적이 없고, 용어도 낯설고, 근데 지금 이 시기에는 이것을 해야 될 것 같은 불안한 마음으로 움츠려 계신 분이 많다. 그래서, 차근차근 그리고 쉽게 미디어 교육에 대해서 알아보려고 한다.
미디어 교육은 말 그대로`미디어`를 대상으로 하는 교육이다. `미디어 교육`을 `미디어 리터러시 교육`이라고도 부르기도 한다. 그리고 `미디어 리터러시`를 더 자주 사용한다. 두 개의 말에는 약간의 차이가 존재하는데, `미디어 교육`은 미디어를 대상으로 하는 교육이고,미디어 리터러시는 미디어 교육을 통해 얻어지는 학생의 지식, 기능을 뜻한다[1]. 여기에 지식, 기능을 왜 리터러시로 표현하는지는 다음에 알아보기로 하고....
암튼 아이들이 숫자를 대상으로 세상을 이해하고 수학적 사고력을 키우는 수업을 수업 대상에 맞추면 `수학 교육`, 궁극적인 목표에 초점을 두면 ‘수학 사고력 신장 교육’이라고 부를 수 있는 것과 같은 것이다. `미디어`를 대상으로 하는 교육을 ‘미디어 교육’, 미디어 교육을 통해 학생이 얻는 지식, 기능에 초점을 두면 ‘미디어 리터러시’가 되겠다.
실상 같은 의미에도 불구하고 굳이, 어려운, 낯선 용어가 들어있는‘미디어 리터러시’란 용어를 더 잘 쓰는 이유는 `미디어 활용 교육`과 ‘미디어 교육’을 구분하기 위해서다. `미디어 활용 교육`은 미디어를 단순히 수업 목표나 도구로서 사용되는 교육이다. 예를 들어 조선의 건국을 알아보는 수업의 흥미유발 자료로서 ‘육룡이 나르샤’를 보거나, 아니면 수학의 삼각형을 알아보기 위해 '프로듀서101'의 무대 영상을 보며 삼각형을 찾는 활동을 하는 것들이다. 미디어에 대한 이해를 높여주지 않고, 미디어를 단순히 수업 목표를 위한 흥미유발 자료, 평가자료 등으로 활용하는 것이다. 이는 엄밀한 의미로는 미디어 활용 수업이지, 미디어 수업이라고 하지는 않는다.
<`육룡이 나르샤`를 통한 조선 건국에 대한 흥미유발, 삼각형을 배우고 프로듀서101 무대의 삼각형을 찾는 것은 미디어 활용 수업에 가깝다. >
또한 미디어 기기의 단순 사용법, 활용법을 알아보는 것도 `미디어 활용 교육`이다. 예를 들어 스마트폰의 사용방법을 알아본다든가, 스마트폰으로 사진이나 비디오 영상을 찍어본다는 등은 엄밀한 의미로는 미디어 활용 수업이다. 이는 단순하게 미디어 기기를 다루는 방법을 배우는 수업이기 때문이다. 마찬가지로, 한글을 배우거나, PPT 하는 방법을 배우는 등의 단순한 기술 습득은 미디어 교육으로 보기 어렵다.
하지만 근래 `미디어 활용 수업`과 `미디어 수업`의 경게는 약해지고 있다[2]. 특히, 스마트폰이 학생들의 미디어 삶에서 중요한 위치를 차지하게 되어 학생들이 미디어 기기를 단순히 활용하는 것을 넘어설 때도 있다. 학생들은 어떤 구도로 사진을 찍었을 때 흔히 예쁘게 혹은 이상하게 나오는지를 알고 있을 수 있고, 어떤 소재로 어떻게 영상을 찍어야 재미가 있고 친구들이 좋아할지를 막연하게나마 알고 있다. 즉, 단순히 `스마트기기의 사진 찍는 방법, 영상 찍는 방법`에 대한 이해를 넘어 의미를 만들어내는 방식, 흔히 `미디어의 언어`라고 불려지는 새로운 문법을 이해할 가능성이 높아졌다. 이런 상황에서 미디어 활용 수업은 단순히 기기 조작법을 넘어 자신만의 의미를 생성하는 도구로 사용될 수도 있고, 이럴 경우에는 `미디어 교육`의 주요한 목표 중 하나인 자기 표현을 이룬 것이기 때문에 미디어 교육이라고 할 수 있다.
`미디어 교육`을 받은 학생은 미디어에 대한 지식과 기능이 늘어야 한다. 당연한 말이겠지만, 미디어에서 접하는 내용을 비판적으로 바라보고, 자신의 생각을 보다 효과적으로 전달하고, 나의 글과 말이 사회에 미칠수 있는 영향력도 이해하고 그래서 궁극적으로 자신의 삶, 세상에 대한 이해가 넓어져야 한다(비판적으로 생각하고 사회에 적극적으로 참여하는 태도.힘). 그런데 `미디어 활용 교육`은 `미디어 기기`나 '미디어 활용 방법'에만 초점을 맞추기 때문에 학생에게 이런 역량을 심어주지 않는다. 그래서 엄격한 의미에서 `미디어 활용 교육`은 미디어 교육이라고 말할 수가 없으며, 미디어 교육의 극히 일부분일 뿐이다.
`미디어 교육`은 미디어를 대상으로, 미디어에 대한 이해가 늘어나야 한다. 그리고 이런 역량, 능력을 '미디어 리터러시'라고 부른다.
그렇다면, 미디어 교육의 대상이자 미디어 리터러시의 핵심개념인 `미디어`는 무엇일까? 우리가 자주 듣고, 근래에 들어 더 자주 사용하기도 하는
미.디.어는 무엇일까? 다음 글에서는 ‘미디어’에 대해 조금 더 자세히 알아보겠다.
[1] 미디어 교육;학습, 리터러시 그리고 현대문화, 데이비드 버킹엄(2004), 제이앤북.
[2] 미디어 리터러시 교육의 이해, 김아미(2015), 커뮤니케이션북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