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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일단하는 킴제이 Dec 21. 2021

나도해봤다 월1,000만원

미국에서 10개월 여행하며 일해보는 디지털 노마드

그러니까 21년 6월에 미국에 왔으니까 6개월 만에 11월 통장에 1100만 원이 찍혔다.

풀타임 업무, 마케팅 컨설팅 비용, 강의비용, 칼럼 골고루 들어왔다. 일단 주변에서 월 1,000만 원 들리기만 했는데 나도 해보았다.


월 1,100만 원을 달성할 수 있었던 이유



일단 나에게 문의가 들어온 건 어서 모시고 문 닫는다.

8월 일단 미국에서 더 지내자고 결심하고 나서 일단 다 해본다고 마음을 먹었다. 강의 문의가 들어오면 미국에 있어서 아쉽다고 다음에 연락 오겠다는 곳이 있었는데, 문의가 들어오면 내가 할 수 있는 것, 강의에서 어떤 메시지가 필요한지 빠르게 확인해서 내용 정리를 먼저 해서 보냈다. 그리고 난 다음 온라인인지 오프라인에서 하는 건지 확인했다. 온라인이라고 하면 미국에서도 접속하면 되는 거니 문제가 없었고 오프라인은 "다른 업체도 오프라인으로 진행하려다가 코로나 상황과  미국에서 마케팅 트렌드를 알려드린다는 걸 더 매력적으로 생각하셔서 온라인으로 바꾸었다" 고 어필을 했다. 이미 내가 어떤 일을 하는지와 강의 포인트에 대한  커뮤니케이션을 깊숙이 한 상황이니 나의 상황은 중요한 사항이 아니라고 생각했다. 항상 강의 이력을 업데이트해놓고 이력서나 프로필을 물어보시는 경우는 미리 준비한 포트폴리오의 키워드와 장표를 더 요청해주신 업체 상황에 맞춰 편집을 해서 보냈다.

6월에도 종종 언제 한국 오는지 물어보시고는 강의는 진행 안 하는 대표님이 계셨는데, 한국관광공사와 협업을 하거나 동사경 강의를 했을 때에도 대표님께 내 근황을 전달했다. 11월 대표님이 온라인으로 할 수 있는 강의가 있다며 연락을 주셨고 '수출 마케팅'주제로 3시간이라 어렵지 않을까 고민 3초 하고 바로 하겠다고 하며 내가 생각하는 강의안을 보냈다. 대표님께서는 아마존, 쇼피 파이 공식 파트너사로 브랜드사 교육을 담당하는 일을 하시는데 미국에 있는 동안 서로 제휴하여 업무를 하면 어떻겠냐고 하셨다. 좋다. 미쳤다. 한다.



강의는 앎의 수심을 확인하는 시간이라 귀하다
돈을 벌고 싶었지만 돈을 생각하지 않았다.

멋진 동사경. 예전에 인플루언서 1기 분들에게 마케팅 강의를 한 적이 있는데 그 뒤로도 종종 연락을 하고 지내다가 이번 여름에 강의 요청을 해주셨다. 한시간당 비용이 많지 않다고 민망해하셨는데, 한국에서 만나 강의를 했을 때에도 엄청난 에너지를 받았기 때문에 또 이렇게 연락을 주시다니 정말 감사했다. 인플루언서 프로그램의 방향성과 시장성에 대한 강의를 준비했는데, 뚝딱하고 나오는 자료가 아니라 일주일 동안 시장조사도 하고 사전 질문의 답변을 분석해 정리했다. 돈이라는 챕터에 쓰고 있는 내용인데 그때는 강의비에 대한 고민을 하지 않았다 하지만 지금 돌이켜 보면 그때의 그 첫 강의를 담당하는 분이 옆자리 분을 소개해주고 그 옆자리 분이 프로젝트 2개가 있다며 강의를 요청해주시고 연달아 3번의 강의가 성사되었다. 작은 기회가 돌돌 굴러가 또 데려오고 또 친구 데려온다. 내 시간을 투자하고 싶은 일들이 있다 그건 하면 된다. 무의식적으로 끌리는 일이 있는 건 저 깊은 나의 데이터들이 뇌에게 말을 거는 거라고 생각한다. 신기하게 그 끌리는 일들에 항상 기회들이 있었다. 



회사를 고용한다.

프리랜서로 일하면서 아직 적응 안 된 건 일정하지 않은 노동비였다. 6월에서 9월까지는 이것저것 해보자라는 생각으로 했는데, 회사 생활에 적응돼서 일까 목돈이 있음에도 매월 찍히는 돈이 없으니 기준점이 사라진 것 같았다. 9월에 지인이 인력이 필요한 회사가 있다며 소개를 해줬는데 풀타임 요청에 지금 다른 프로젝트가 많다며 일주일에 9시간만 일할 수 있다고 파트타임으로 계약했다. 계약 시에 한국에서 마지막 받았던 임금을 시간 단위로 쪼개 보니 3만 원 채 되지 않았다. 내 시간을 3만 원에 팔고 있다. 놀라 다시 계산해보니 진짜 그랬다. 스트레스에 짓눌렸다가 매출 잘 나왔다고 한잔하던 시간들이 우습다. 감히 스스로 내 목을 거기에 걸고 대롱대롱 매달려 일희일비하다니!


2개월 동안 일을 하다가 미국에서 재택으로 풀타임으로 참여하면 어떻겠냐고 대표님이 쌀국수를 먹으며 말씀하셨다.  물 한잔 마시고 내가 말했다. 지금 내 인생에 기회가 펼쳐져있다. 기회의 굴레에 들어온 느낌인데 대표님도 그런 적이 있냐. 그래서 한 가지 일만 할 수 없다. 만약 풀타임을 하면 다른 업을 줄일 수 있겠지만 겸업을 해야 한다고 했더니 놀랍게 나중에는 좋다셨다. 시간이 내 손아귀에서 논다. 내가 나의 하루가 어떻게 흘러갈지 방금 방향키를 돌렸다. 핸들을 잡은 사람은 나다. 신나거나 힘겨운 것도 없다 내 시간이니까 내가 쓴다. 

샌프란시스코, 엘에이, 시애틀, 홍대, 대구에서 다들 줌으로 모여 미팅한다

여러 보험의 혜택과 어도비 지원 프로그램을 쓸 수 있겠다고 속으로 생각했다. 맥북도 지원해주신다고 했는데 그건 신청하지 않았다. 한국 브랜드사들의 해외진출을 돕는 마케팅이라 나에게도 도움이 될 거라고 생각했다.

일단 매월 들어오는 비용이 생겼고 집에서 일을 한다. 타 팀과 커뮤니케이션도 시차로 인해 시간을 정해서 해야 할 말만 하니까 예전에 일하면서 잡아먹힌 시간들이 결국 불필요한 소통이라는 것도 깨달았다.



회사를 또 고용한다

강물은 길을 찾지 않는다고 했다. 그저 갈길을 가는 거다. 두 번째 회사도 한 번씩 만나 컨설팅을 해드리다가 정식 CMO로 일을 해보지 않겠냐는 제안을 받았다. 여러 일을 병행 중이고 아직 회사를 모르는 상황에 하겠다고 말하기가 조심스럽다 일을 하면서 고민하고 싶지 않으니 2개월만 같이 합을 맞춰보고 다시 이야기를 나누자 했다. 좋다고 하셨고 일주일에 한 번씩 미팅 2개의 콘텐츠를 발행하는 일을 하고 있다. 이미 방향키를 손에 쥐어 있음을 알고 있으니 더 자연스럽게 대화를 나눴고 내게 중요한 일인가 필요한가 시간 투자를 하고 싶은가를 먼저 생각해볼 수 있었다.


하고 싶었던 일에 감히 돈을 벌어본다.

나에게 큰 사건. 글로 돈을 받았다. 리지가 글을 쓰고 있다는 나의 이야기를 듣고 소개를 해준 편집장님,  전에 준비한 이력서와 포트폴리오를 보냈고 2가지 주제에서 하나를 고르면 된다고 했는데 2개를 쓰겠다고 했다. 둘 중 하나는 선택해주시겠다 생각했다. 내가 영감을 받는 법과 화장품 개발 관련.  요즘은 마케팅 시장에 맞춰서 상품 개발을 하니까 미국 브랜드의 마케팅 사례에 대한 글을 쓰겠다고 (철저하게 핸들은 내가 쥐고 있으면서 같이 갈 수 있는 길목만 제안) 했다. 이것도 오케이! 2개의 글을 썼고 한 개의 글이 12월호 잡지에 프린트되어 나왔다. 활자가 된 나의 손글들로 원고료를 받았다. 생각을 곱씹어 표현하는 걸 좋아하는데 돈이 되다니 한 발짝 더 눈 찔금 감고 출판 단어까지 손에 쥐어보려고 한다. 할 수 있을 거 같다. 지금까지 집중하면 안 되는 일이 없었다. 


월 천만 원, 그저 돈일 뿐.. 내가 잃은 것


과연 월 천만 원은 내게 무슨 의미인가. 일단 해본다고 여러 기회를 다 잡아보겠다고 3개월 목표를 세우고 지냈더니 되었다. 월 천만 원 돈의 목표치를 설정한 건 아니었지만 일단 결과물로 돌아오고 통장에 찍혔다. 

11월에는 8일 동안 뉴욕도 다녀왔었다. 잃은 건 내 손목과 정신

뉴욕 여행은 아주 알찼지만 한국 시차에 맞춰 밤과 새벽엔 일을 했고 제리와의 시간을 충분히 못 보낸 채 아침엔 피곤의 두통에 살짝 눌린 채 놀아 다녔다. 


투자하고 싶은 일에 대한 혼재

기회들을 다 떠안다 보니 심리적 부담이 되는 일들도 생겼다. 분명하면 기회일 텐데 라는 생각도 있지만 왠지 끌리지 않는 일들도 있다. 정재형 작가님의 '하우투 딴짓'을 보고 지금 하고 있는 일과 재미, 중요도 지표에 정리를 해보았다. 머리에 복잡했던 생각이 일단 실체화가 된다. 이 내용으로 윤석 코치님과 코칭 주제를 잡아 이야기를 나누었다. 중요도에 대해 일을 나열해보니 학습을 할 수 있는 것 시간 투자를 하고 싶은 일을 나는 중요하다고 생각하고 있었다. 그런데 중요도는 높지만 재미가 낮은 브로셔 디자인, 이건 외주 업무인데 디자인 실무 소요가 많이 걱정되고 다시 실무까지 꼼꼼히 하려니 마음속에서 이유를 계속 만들어 불편하다 하지만 타인과의 약속이기 때문에 중요도가 높은 편.  시간을 투자하고 싶은 일, 타인과의 약속의 가치가 구분이 되지 않고 있는데, 4면으로 나눠서 한번 정리를 해봐야겠다. 시간이 부족하지 않은 것 같은데 정신 분배가 잘되지 않아서 꼭 필요한 작업



요가를 쉬었다

3개월 동안 꾸준히 다녔던 요가를 뉴욕 여행 전에 잠깐 스탑 하고 돌아와서 해야지 하다가 돌아왔더니 요즘 바쁘니까, 요가원까지 왕복 2시간 운전이니까 마음으로 집에서 해봐야지 하고 쉬었다.

일만 했고 요가매트는 꺼내지 않았다. 물을 마시다가 컵을 떨어뜨렸다. 잡고 있었는데 미끄러웠나 했는데 다음날에 손목과 손가락에 찌르르 전기가 흐리고 손목이 아파 타자를 칠 수 없었다. 터널 증후군인가 무서워서 검색도 못하고 여기선 병원도 못 가다가 제리가 목이 문제인 것 같다고 팔과 어깨를 지그시 누르니 악소리에 잠이 찢어진다. 안 자 있으며 피로에 금세 짓눌렀다. 아니 요가 꾸준히 해서 푸시업도 하고 발레 하면서 아령도 드는 내가 이렇게 한 달 만에 무너질 수 있나 너무하다 했는데 너무 한 건 나다. 내가 나의 몸뚱이를 돌보지 않았어. 일하고 쉴 때도 의미 없이 콘텐츠나 보고 심신을 온전히 고려하지 못했어 미안해

랩탑 거치대, 손목 보호 자판기, 마우스를 샀다
결국 또 남의 일을 하고 있더라

하고 있는 일을 꾸준히 나열해 보니 결국 내가 시간을 더 많이 쓰는 건 여러 회사들의 일이었다. 퇴사해서 프리 워커로 지내보는데 또 결국 남의 인생을 살아주고 있는 건 아닌가. 용감하지 못한 내 모습에 또 떳떳하지 못하다. 가장 중요하고 재미난 일은 강연과 코칭인데 내 콘텐츠에는 힘을 못쓰고 있거나 아직도 쫄아서 대담하지 못했다. 타인의 일, 회사의 일을 통해 성취감을 느끼고 나를 증명하려고 기생하지 말자 정은아. 찬란하게 너로 살고 귀엽자!

내 직업은 김정은. 나를 하는 사람이 되자. 아차 싶어서 출판을 해야겠다고 결심했다. 일단 지른다! 출판사 대표님과 미팅을 나누고 작가님에게 멘토링을 신청했다. 일주일에 한 번씩 윤석 코치님께 글도 전달하기로 했다. 난 의지가 오래가지 않아 환경 세팅을 해둬야 한다. 1월에는 개인 콘텐츠로 강연을 하기로 플랫폼 대표님과 약속도 이미 해버렸다.



미국에 오게 되면서 일단 모든 해본다 했더니 여러 가지 직업으로 살게 되었다. 목소리를 냈더니 세상이 고개를 들어 나를 보는 시선과도 눈이 마주쳤다. 통장에도 천만 원도 찍혀보고 잡지사 인터뷰 요청도 들어왔다. 그런데 업무의 자극에 빠져있는 나를 발견.. (하우투딴짓 책에서 외부자극에 의한 움직임은 무능이랬다 헝) 

진짜 바쁠 때 정신 차리고 나의 상태를 지켜봐야 한다 뭘 하고 있다고 착각 정신이 오만해진다. 나를 사는 사람. 정은아 일단 해본다고 한 거 잘했어해 봤으니까 또 어떻게 해야 할지 아는 거지. 어차피 옆에서 아무리 말해줘도 몰랐잖아?


월천은 큰 의미가 없다. 돈보다 내 시간이 더 중요. 시간을 어떻게 쓸 것인지 마음 잘 타일러 줘야지


*내 직업은 나, 나 기록하기

https://www.instagram.com/kimj_d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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