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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일단하는 킴제이 Apr 29. 2022

한국에 온 나의 하와이 요가 선생님

홍대에서 안젤라를 만났다. 하와이에서 나의 요가 선생님이었던 그녀. 미국에서 내게 맞는 도시를 여행하다가 하와이도 살아보고 싶어서 왔다고 하니 매번 수업이 끝나면 하와이에서 갈만한 곳을 추천해 주었다.

주말이면 절벽을 타고 내려가 해변을 다녀온 이야기를, 음식점 이야기를, 미국에서 어떻게 여행하며 일을 하고 있는지 이야기를 나눴다. 그녀의 눈빛이 내게 쏟아지면 그 순수한 호기심에 그녀를 잘 알지 못해도 항상 반가웠다. 한국에 잠시 다녀올 허가증을 받았다고 가족들 보고 오겠다고 했을 때도 가득차게 반겨주며 한국 자가격리가 끝났으니 자신도 서울을 가보고 싶다고 했다.


"하와이에서 집을 찾고 싶었는데, 일단 켈리포니아로 돌아가야할거 같아. 갑자기 한국을 가게 되었거든"

"다 뜻이 있는거지. 킴제이 너가 원하는게 있다면 방법이 너를 찾아오게 되어 있어. 좋은 에너지는 좋은 기운을 만드는거니까. 너가 원하는거에 집중해봐"


홍대에 닭갈비를 먹으러 가는 길에 안젤라가 말해주고 싶은 뉴스가 있다고 했다

"나 한국에서 살거야!"

"뭐라고!??!?!"

"응 올해 10월 부터 한번 살아보려고. 내가 킴제이 너를 만났을 때 너가 하고 싶은걸 해본다는 말에 나도 생각하게 되었어. 일단 살아보고 아니면 돌아가면 되니까. 이번에 내가 원하는걸 해보려고"

"그치! 그러면 되는거지! 10월 부터 살거라고?!?! 와! 맞아 그리고 새로운 문을 열고 들어갔다가 아니면 다시 돌아와도 돼. 중요한 사실은 너가 스스로 문을 열었다는거야. 그거면 돼"


좋은 에너지를 줘서 고맙다고 했다. 저녁엔 삼겹살을 먹으며 원하는 일이 있으면 일단 고개를 들어 그 곳을 바라보고 걸어가기 시작하며 된다고 했다. 그럼 그 걸음에 맞춰서 내가 버스를 탈지 누구 등에 업혀 갈지 방법을 찾게 된다고. 방법은 다 있다고. 일단 나는 고개를 들고 바라보면 세상도 나를 바라본다고.


더듬더듬 영어로 건내면 반짝이는 눈의 안젤라가 내 마음과 말을 다 보듬어준다. 내일 안젤라는 입양센터를 통해 한국 시민권을 신청하러 간다. 토요일에는 7년 전 찾게된 친어머니를 만나러 가는데 통역을 위해 내가 함께 가기로 했다. 우리 둘 앞에 새로운 문이 열린다. 서로 다른 사람이고 잘 알지 못한다. 각기 다른 길을 걷고 있지만 저 멀리 누군가 또 안젤라가 자신의 삶을 잘 살아본다는 자체가 내 삶도 풍만하게 만들어준다. 


우리 잘 걸어가보자. 안젤라! 반가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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