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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일단하는 킴제이 Dec 26. 2022

발리에서 만난 사업가들

디지털 노마드 

실리콘 발리에 왔다. 22년 1월부터 온라인 강의 콘텐츠도 만들어보며 노마드 워커가 되어 보겠다고 이래저래 테스트를 했는데 위로도 해줄 겸. 대체 디지털 노마드 성지인 발리에서는 사람들이 무슨 일을 하는지가 궁금해서 왔다.

한국에서는 디지털노마드, 프리워커 분들을 만나면 개인 프로젝트로 진행하다 보니 다들 판을 키우고 어떻게 돈을 벌어야할지 고민이 많았다. 나도 5월부터는 사업자도 내고 해 보지만 뭐랄까 아직 시원하게 내지르지 못했다. 이래저래 한 건 많지만 돌이켜보면 더 과감하게 나를 투자해볼걸 싶다. 발리는 대체 뭐길래 노마드들이 모일까. 글로벌 노마드 들은 뭐 하고  대체 글로벌로 날고 기는 분들은 어떻게 일하는지 발리에 있는 카페라도 가서 구경 할 마음으로, 12월 마무리 업무 틈틈이 수영할 겸 왔다.


진실된 친절함 또한 사업가의 자질 KETUT


아메드(AMED)는 우붓에 지내면서 짐을 날라주었던 운전기사님의 추천으로 가게 된 발리 동쪽의 해안 도시. 아메드 호텔 숙소에서 일하는 KETUT(케툿)을 만났다. 발리에서는 얼마나 지냈는지 어디를 다녀왔는지 물어보고 스노클링 하면 좋은 위치들을 알려주었다. 숙소에 나가 바다를 구경하는데 케툿이 지금 여기 배가 많은 해변보다 저기 오른쪽 큰 나무 있는 쪽에 고기가 더 많다고 했다. 그러면서 원래 이 해변에는 이렇게 보트가 많지 않았는데 코로나 뒤로 자기도 보트를 샀다는 이야기를 해줬다. 코로나로 호텔에 사람도 없고 할 일이 없고 답답하니 아버지와 함께 작은 배를 사서 바다에 나가 마음을 달래고 생선을 잡으면 동네 주민들에게 팔기도 했다. 돈을 벌어야 하니까 뭐라도 해야 하니까 바닷물을 길러다다가 소금을 만들었다. 그 소금을 독일 손님이 맛보더니 코코넛 나무로 걸러 만들어서 덜 짜고 맛이 깊다며 1kg을 사가고 또 다음에는 호주에도 수출하게 되었다. 호텔에 생선도 납품한다고 했다. 절박함이 그를 바다로 이끌더니 사업가가 되게 만들었다. 다음 날 새벽 4시에 낚시를 나가는데 잡으면 요리를 해주겠다고 하며 스노클링도 지금 메뉴판 가격보다 더 저렴할지도 모르겠다며 여기저기 배 타는 사람을 알아보니 정말 더 좋은 가격으로 바다로 내보내줬다. 눈빛이며 배가 어디 있나 잽싸게 살피는 모습에 진심이 담겨있다. 맑은 눈으로 인사하며 스노클링 준비되었다고 이야기하는데 그 순수한 친절함에 감사해 다른 가격은 어떤지 묻지 않고 케툿의 의견에 따른다. 호텔에서는 자신의 손님을 만날 수 있으니까 계속 일한다고 했다. 그가 잘되는 이유는, 코로나로 더 다양한 사업도 해보고 행복한 이유는 친절함이라는 비즈니스 능력을 가졌기 때문이다. 그릇이 크고 명료하다. 무엇이든 그가 원하는 걸 담을 수 있다. 뭐든 해보는 새로운 일들이 그저 잘되어도 놀랍지 않다. 근사한 품을 가진 사람이니까.


내 진심도 헤아려본다. 나는 누군가에게 최선을 다해 친절한 적이 있는가? 마음을 베푸는 것도 능력이니 연습해가며 세련된 삶의 기술을 익혀야지.


케툿의 생선요리. 베푸는 것도 잘 훈련해야 하는 능력이다!
돈이 되는 LOOP로 뛰어들어라 ALAN


제리랑 패들을 타고 나는 패들 뒤를 붙잡고 힘차게 한 시간을 수영했다. 뻐근한 발목으로 물 뚝뚝 흘리며 들어오는데 

"How was it?"

"아! 좋았어요. 그런데 고기는 별로 없고 저쪽 오른쪽에 큰 나무 쪽으로 가면 있어요. "

패들을 정리한 제리도 숙소입구로 들어왔다. 둘이 패들 타고 가는데 한참을 안 와서 경찰신고하려고 했다. 언제 패들에서 떨어지나 내기하고 있었다며 유쾌한 조크를 한다. 숙소 식당에서 점심을 먹다가 다시 만나게 돼서 이야기를 하게 되었다. ALAN. 6개월 주기로 여행을 하면서 일을 한다고 했다. 발리에 왔더니 길거리 개들이 많아서 강아지를 입양할 수 있는 비즈니스를 기획 중이다. 또 여기 몇몇 섬에서는 고기를 잡을 때 폭탄을 사용하는데 산호가 다 죽어서 낚시 교육을 어떻게 하면 좋을지 페북 친구들 200명과 돈을 모아서 지원사업을 한다고 했다. 

"오 다양한 일을 하시네요"

한국에서 왔냐면서 부산에 있는 클라이언트에게는 꼼장어를 판다고 했다. 워싱턴의 꼼장어는 미국사람들이 안 먹으니 한국에 판다. 이 일을 어떻게 하냐고 물으니 핸드폰을 흔든다 아!!! 영수증 보내고 이메일 보내고 이걸로 다 할 수 있단다. 그럼 같이 일하는 직원이 있는 거예요? 아니 혼자란다. 

LOOP 안에 들어가라! 돈이 되는 흐름 안에 들어가야 한다고 했다. 워싱톤에서 나는 꼼장어를 아무도 안 먹지만 한국은 먹는다. 그 돈이 되는 흐름에  있기 때문에 돈이 벌리는 거다. 알란과의 이야기에 정신이 번쩍. 하고 싶은 것 찾는다고 내 속내만 뒤집어보는 게 아니라 세상을 활용한다면? 섬세하고 고운 시선으로 사람들의 결을 얼러 만져본다면.. 그 갈증과 문제를 해결해주는 흐름에만 들어가 본다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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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리에서 만난 사업가들과의 대화. 한 사람의 깊은 고민의 그릇들이 내게 온다. 행복하다. 그토록 원하는 노마드의 삶을 22년 1월 부터 살아보고 있고 더 넓은 헤엄치고 싶어서 발리로 왔더니 이야기들이 나를 찾아온다. 길러낼 문장들이 차고 넘친다. 배움이 넘실거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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