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일단하는 킴제이 Dec 30. 2022

즐기는 묘수 01

5분 발표로 1,100만 원을 받았다.



9월부터 10월까지 매주 강릉에서 하나금융이 기획한 하나소셜벤처 유니버스 비즈니스 수업을 받았고 강릉에서 우수팀으로 뽑혀 전국 우수팀 최종성과공유회까지 나가게 되었다. 아니 그 진득한 시간을 2줄 만에 써내고 엔터를 치니까 아쉽다. 더 써야지. 최종 성과회랑 제주 워케이션은 별도로 써야지! 창호와 고은이가 이건 킴제이가 해야 한다며 적극 추천했던 프로그램이다. 살펴보니 이미 모집 마감은 되어 있는데 정원이 차지 않은 지역에서 재모집 중이었고 강릉 브랜드 컨설팅을 하고 있었으니 가는 김에 브랜드사 미팅도 할 수 있다는 생각에 지원했다.


8주 동안 나가는 동안 업무 때문에 한 번 결석, 기차를 놓쳐서 지각을 2번 했다. 9월까지 업무를 질러놔서 금요일마다 기차를 탄다는 게 쉽지 않았다. 새벽까지 일하고 아침에 기차를 타야 할 때면 시간에 쫓겨 울고 싶었지만 기차 안에서 오롯이 나만의 시간을 갖는 것도 위로가 되었다. 매주 나는 비즈니스를 배우러 기차를 탄다는 그 행위 자체도 설레었다. 강릉의 여름도 보았고 기차역 가다가 중앙시장에서 내려서 찹쌀떡도 사 먹었다. 혼자 바다도 걸어보고 다시 서울에 돌아왔었다. 서울보다 빠른 가을 단풍도 보았다. 


우리 팀에는 예비창업패키지로 지원금을 받아 시계를 만드는 대표님도 있었고 대학생 두 분이서 여성의류 판매를 위해 비즈니스 스터디를 하는 분도 있었다. 모두가 서로 대표님이라고 불렀기에 정말 내가 대표가 된 거 같아서 신기했다. 우리 팀의 퍼실리레이터님도 그렇게 적극적일 수가 없었다. 잘 되고 있나요? 이렇게 생각해보면 어떨까요? 몇 시까지 해보시죠! 놓치는 거 없이 내가 끝까지 그날그날의 과제를 할 수 있게 해 주셨다. 쉬는 시간에는 재빨리 아이두미 컴퍼니 일을 하고 업체 컨설팅도 했어야 했기 때문에 절대적으로 집중했다. 어차피 기차 타고 집에 가면 이거 다시 자료 안 본다 생각하고 그때그때 쉬는 시간에 끝내려고 했다.


너무나 고마운 강호실 퍼실리테이터님과


내가.. 사업을 한다. 사업자 등록증을 내고 업체 계약도 해보고 이렇게 비즈니스 수업도 듣는다니 세상에는 기회가 넘쳐난다. 내가 어떻게 사업을 하나? 생각만 하고 미루고 다른 사람의 이야기라고 생각했는데, 사업하려는 사람들 모임에 내가 속해버리니 대표님이 되고 서로의 대화도 비즈니스의 고민들이다. 사업가들이 모인 곳에 가면 나는 사업가가 될 수 있구나!


노마드워커로 1년을 살아보다가 제안서 만드는 방법, 포트폴리오 기획, 셀프 마케팅 노하우로 강의를 했었는데 그걸 모아다가 교육형 워케이션을 기획했다. 매주 수업 들으면서 타겟도 설정해보고 고객이 내 서비스를 경험하는 모든 여정도 상상해보고 타사비교도 해보고.. 생각만 했던 아이디어들이 어째 저째 수업을 들으면서 틀이 잡혀갔다. 

신기하다. 하고 싶은 일이 있다면 그것을 알려주는 곳을 가거나 미리 해본 사람들이 있는, 고민하고 있는 사람들을 찾아가면 된다. 나는 의지력이 정말 몹시나 단기적이기 때문에 요런 환경에 속해 있으면 묻어가게 된다. 

흘러간 경험들을 끄집어내어 과제로 나온 종이 위 칸칸이 적어보니 신명 난다. 직접 경험 시간들은 생기가 도는구나. 어쩌면 스스로 더 솔직해지고 호기심 품고 세상에 뛰쳐나가 봄이 사업의 자산이라는 생각도 든다.


2달 동안 수업을 받고 나서 마지막 주는 최종 5분 발표가 있었다. 아니 그 전에는 초등학교 때처럼 5명이 모여서 조별로 앉아서 수업을 들었는데 이번에는 일렬로 앉아서 맨 앞에는 심사위원분까지 있다. 진지한 분위기에 긴장이 바짝 선다.  1시 반 뒤가 내 순서여서 재빨리 복도 끝에 있는 휴게실에서 업체 미팅을 하러 갔다. 끝나고 나서 다시 자료를 보는데 아니 이걸 어떻게 5분 만에 말하고 심사까지 받는다는 말인가! 5분 동안 도대체 뭘 알 수 있다는 거지? 아니다! 하긴 나도 다른 사람 아이디어 흥미 떨어지면 3분도 듣기 어려운데 5분 안에 사로잡으라는 건가? 그럼 에너지 폭발하고 오면 되는 거 아닌가! 내용도 중요하겠지만 일단 '이걸 제일 잘 아는 사람은 나다! 내가 해봤다!'요런 느낌을 제대로 전하고 와야겠다는 마음 정리를 했다. 


다시 발표장소로 돌아가 내 앞에 3팀 정도의 발표 내용을 들었다. 심사위원의 답변에 대답하면서 에고가 나오는 분들이 있었다. '아니 그게 아니라 제 생각은요!' 주장이 강했는데 심사위원분도 역할이 있으니 질문을 하고 발표자가 이 각도에서도 생각해보면 어떨까? 하고 슬쩍 비툴어보는건데 변명하는 듯한 답을 보면서 내 모습을 보았다. 쌓아온 노력이 있으니 잘 모르겠다는 듯이 말하는 사람이 있으면 '뭐라는 거야? 제대로 듣긴 한 건가?' 싶기도 한데 사실 듣는 사람이 맞다. 말하려고 나왔으면 잘 들리게 말해야 한다. 그게 누구든 빨리 파악하고 전해야 한다. 사업이라는 건 스스로 솔직해져야 하구나. 유연하면서도 잘 듣고 행동은 옹골차야 하는구나..


아이두미 컴퍼니 순서 20초 전 넷째 손가락을 꾹꾹 누르면서 천천히 숨을 쉰다 (저는 긴장할 때 약지 끝을 손톱으로 찌르면서 할 수 있다 할 수 있다고 되뇝니다. 예전에 최면수업 같은 걸 받았는데 가장 자신감 있는 모습을 상상하고 몸의 일부에 자극을 주면 나중에 그곳을 자극하면 그 기억도 같이 살아난다고 해서! 12년 동안하고 있어요) 

'나는 5분 동안 밝고 쾌활하게 이야기를 한다. 모든 사람들을 골고루 보며 나의 에너지를 이곳에 꽉 채운다.'

그리고 무조건 우승하는 상상을 했다. 꼭 전국구에 모인 상업가들을 만나고 싶었다. 친구들에게도 같이 수업 듣는 분들에게도 자주 말했다. 저는 꼭 우승할 거예요! 얘들아 나 우수상 타고 올게 자주 톡을 보냈다.


그리고 나는 강릉지역에서 우수상을 받았다. 전국 550명이 지원하고 300명이 선발돼서 마지막 18개 팀이 선정되는 자리에 내 이름이 올라갔다. 앞으로 어떻게 될지는 모른다. 그저 매주 기차를 탔고 그 시간 안에 과제를 하려고 했다. 사업을 해보고 잘 되려고 이렇게 수업을 듣다니 즐겁다. 수업 듣는다고 매월 50만 원을 받고 지역 우수상팀으로 또 100만 원을 총 200만 원을 받았다. 뭐지? 배움도 주고 돈도 준다고? 뭐지? 내가 하고 싶은 게 있으면 이렇게 다 도와준다고?





여러분! 저 여기까지 일단 써볼게요! 매주 무언가 한다는 액션이 제게 소소한 자부심이었어요. 전국 우수팀의 대표님들과는 제주도 5박 6일 워케이션도 함께 가고 서울에서 1박 2일 호텔에서 지내면서 최종성과 공유회도 갔습니다!  제주도에서 많은 비지니스 고민을 들으면서 배운게 많아요. 그때도 신나서 진정성 사업가 모임 분들에게 줌켜서 이야기 하고 인스타 라이브도 했었습니다.


다음 글에서 적어볼게요!







작가의 이전글 발리에서 만난 사업가들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