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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일단하는 킴제이 Nov 16. 2022

깨진 손톱을 보고 비지니스 계약을 했다

손톱 끝에 살짝 금이 갔다. 뜯어내면 불편할거 같아 내비뒀다. 샤워를 하다가 머리카락에 걸려 또깍하고 손톱이 찢어졌다. 아? 아! 불쾌한 기분 아프진 않았지만 섬뜩한 기분에 손톱을 쳐다봤다.

거칠게 뜯겨나가서 손톱도 짧아지고 안예쁘다. 아 관리를 해야하나 싶다가 샤워기 물을 껐다.


아! 문제는 내 마음에 따라 크게 보이거나 작게 보이는 구나!

깨진 손톱은 누군가에겐 큰 태산이고 또 그에겐 별일이 아니다. 네일아트를 하는 사람이라면 고객의 깨진 손톱에 어떻게 디자인을 올려야할까 속이 뒤집어진다. 손톱이 깨져서 살이 들어난게 아니니 우리 엄마한테는 큰 일이 아니다. 곧 미팅을 할 업체 대표님은 알지 못한다. 샤워를 마치고 손톱이 더 깨질까 조심히 물기를 닦아본다. 우리집 밖으로 지나가는 트럭 운전사는 내 존재조차 알지 못 한다.


지난 9월에 계약했던 업체가 내 속을 갉아 먹었다. 잘 해보고 싶은 마음에 내가 기대치를 올려놓은 문제였고 줏대가 흔들리니 정신이 흔들렸다. 사업하면 이런건가 왜 다들 원초적으로 이러나 마음이 짓눌려 밥을 먹지 않아도 배가 고프지 않았다. 그런데 이 일도 깨진 손톱일 뿐이다. 멀리보면 문제없는 손이고 손톱은 금방 길러나온다.나를 잡아먹을 것 같은 시간도 누군가에겐 별 일이 아니다. 그럼 나도 이 문제를 트럭 운전사처럼 본다면?문제가 누군의 앞에 들어나느냐에 따라 크기가 달라진다. 문제 자체에는 덩치가 없다. 내 마음에 빈구석이 허전하게 늘어져 있으면 문제를 잡아먹어 배채우려한다.


나에게 일어난 일도 여러 마음의 각도로 본다면? 로션을 바르고 수분크림을 바르고 업체에 전화를 했다. 아쉬운 소리 하나 없이 계약을 조정해서 진행했다. 별게 아니구나! 정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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