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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일단하는 킴제이 Apr 17. 2023

치앙마이에서 만난 사업가

이전 글에서 치앙마이에서 다시 내 모습을 찾아 차곡차곳 쌓아보고 싶다고 썼었다. 4주간은 남편과 함께 태국을 또 4주는 혼자서 치앙마이에서 지냈다. 다시 혼자 돌아갈 떄는 불안함이 짙었다. 혼자 여행이라는 사실 뿐만 아니라 22년 11월까지 미친듯이 일에 치이다가 앞으로 어떤 업무에 집중해야할지 방향을 못잡아서 마음이 크게 휘었다.


24시간을 스스로 디자인 해야한다는 것이 무서웠다. 스스로 직책하고 몰아가고 모든게 기회인 시간에서 뭐라도 붙잡으려고 하니 주먹사이로 모래가 다 빠져나갔다. 한번 해보자는 마음으로 창업가 모임에 나갔다. 7시 시작인데 6시 55분에 도착해서 주변을 뱅글뱅글 돌았다. 와 절대 못 들어가겠는데 싶은데 5분 전인데도 사람이 없다. 힐끗힐끗 빙글 거리다가 걸렸다 싶어서 눈 질끈 감고 들어갔다. 


' 그래 즐기는거야. 즐기는 자의 여유를 연기하자.'


치앙마이의 Yellow 공유오피스에 들어가는 순간 문이 열렸다.  수많은 사람들을 많나고 배웠다. 같이 프로젝트를 시작하게 되었고 영어로 미팅도 한다. 다양한 사람들의 고민과 여행이야기를 들으니까 마음이 녹아 콩닥 거린다. 맞아 바로 이거야. 봐 킴제이. 너 잘 하고 있어. 하루하루가 벅차서 행복함에 샤워를 하는 것만 같다. 남편에게도 오늘 얻은 인사이트를 전하느라 바쁘다. 글로 모든걸 담아 낼 수 있을까. 소중한 마음에 아꼈더니 이제야 쓰는 것만 같아서 아쉽다. 한달 동안 영어는 무섭게 늘었다. 거침없이 전화하고 미팅하고 말을 걸었다. 21년 미국에서 눈 낮추고 얼굴가렸던 나를 위해서 더 신나게 했다. 사업가 분들과 함께 이틀동안 명상여행도 다녀오고 한주가 지나고 또 만나서 3일 동안 함께 여행하며 일과 자신에 대한 이야기를 나눴다. 이들의 공통점들이 있었다. 하나같이 눈이 반짝이고 아름다운 호기심을 품고 있다는 것.


몸에 새기는 마음으로 글로 다시 배워본다.


1. 온가족이 여행하며 일하는 덴마크 가족

벌써 이름을 까먹었는데 50대 덴마크에서 온 사라(가명) 사라는 첫 창업자 모임에서 웃으면서 내게 인사를 해준 사람이다. 공유오피스에서 일을 하고 있었기에 7시에 시간 맞춰서 나올 수 있었다며 얼마나 지냈는지 어떤 일을 하는지 물어보셨다. 남편이 워낙 여행을 좋아하고 다른 나라 문화에 살아보는 것을 좋아해서 여러 나라에서 일을 하고 사업을 한다고 하셨다. 그러다 보니 본인도 그 흐름에 맞춰서 베트남에서도 3년, 태국에서도 5년을 살았고 그때 베트남에서 태어난 아들은 19살 이제 막 고등학교를 졸업했다고 했다. 발그레한 볼을 가진 아들, 데이빗도 인사를 나눴다. 졸업하고 나서 어떤 일을 하고 싶은지 알기위해 갭이어 갖고 있다고 한다. 부모님 따라서 치앙마이에 왔는데 신기하게 태국의 한 회사에서 마케팅을 해달라고 해서 자신도 물음표지만 일단 해본다며. 아마 자기가 하는 일이 디지털 콘텐츠 마케터 인 듯 하다고 했다. (3주 뒤에 새로 오픈한 코워킹 플레이스가 있었는데 인스타 계정을 보니 데이빗이 나왔다. 마다 그 회사에서 일하나 보다) 사라는 친절했다. 다른 사람들의 이야기를 온몸으로 들으며 배움을 익혔다. 그녀의 감탄사는 사람들이 더 즐겁고 싶은 이야기를 할 수 있는 힘을 가졌다. 친절함은 능력이다. 사업적으로 탁월한 전략가이자 협력가 된다. 발리에서 만난 호텔직원분도 그 선한 베품에 결국 나는 구글 리뷰까지 쓰며 발리를 다시 찾아갈 이유를 만든다. 내 자신에게 친절하자. 친절함은 선택이다. 그러면 남들에게도 더 열린마음으로 친절할 수 있다. 여유있어 보이고 능력까지 더 빛나 보였던 사라. 그 반짝이는 눈과 대화를 이끌어 가는 능력. 타인에게 호기심을 적극적으로 표현하는 공감력까지. 제가 흡수해보겠습니다!



2. 미래와 현재를 함께 사는 찰리

찰리는 명상여행에서 만났다. 1박 2일 10만원 돈이라서 고민하다가 신청한 프로그램이다. 리나가 함께 가자고 간건데 결국 리나는 폰을 잃어버려 경찰서에 가야했기에 나 혼자 갔다. 12명 정도가 이틀 동안 강에서 지내면서 요가와 치공, 명상을 하는 프로그램이었는데 혼자 온 사람들이 꽤 많았다. 미국에서 온 찰리. 썽태우(미니 트럭을 개조한 버스) 타고 가면서 부터 이야기를 나눴다. 

"미래의 와이프와 집을 항상 상상해. 그게 현실이 되었을 때 내가 놀라지 않고 받아드릴 준비를 하고 있어"

찰리는 여자의 몸으로 태어났지만 가슴절제 수술 이후에 어떠한 성도 선택하지 않는 삶을 산다. 

"여성, 남성을 내가 왜 선택해야하지? 나는 여자를 좋아하지만 남자가 되고 싶지 않아. 나는 그 누구도 아니야 그냥 찰리일 뿐이야. 나는 내가 되는걸 선택한거야."

찰리는 머니테라피 온라인 프로그램을 운영한다. 사람들이 물려받은 가난의 굴레를 이겨내야 한다는 책임감을 알리고 마인드셋을 돕는데 한달에 2000만원씩 번다고 해서 깜짝 놀랐다. 같이 계곡에서 더 많은 이야기를 나눴다.이번에 프로그램 가격이 올랐는데 자신은 사기꾼 처럼 보이지 않고 싶은데 온라인 사업에서 수업이 많은 사기꾼을 봤고 그렇게 보이지 않고 싶다는 이야기를 했다. 

"찰리 그런데 왜 사기꾼 Scammer 라는 단어를 자주써? 그게 마음에 걸리는거야?"

"응, 지금 한 달정도 시간을 가지고 있어. 그 마음을 극복하지 못하는 나의 결핍은 무엇인지 바라보고 이해하려고 노력하는 중이야"

정말 놀랐다. 사업적 전략이 아니라 고객 문제 파악이 아니라 자기 마음을 살펴본다고?! 사업은 대표의 그릇만큼 큰다고 했다. 그렇다고 하면 그릇을 잘 살펴보고 빚어나가는게 결국 사업도 잘 담아내는 짓 아닌가? 나는 지금까지 사업과 마음상태를 분리해왔다. 일은 일인데 마음이 불안하거나 쫒기는 불안함을 표현하는 것이 부끄러웠다. 세련되지 못한 짓이고 잘나지 못한 일이라며 입과 마음을 틀어막았다. 그런데 넌 지금 마음을 헤아리기 위해 신호를 기다린다고 너를 살펴본다고? 심지어 찰리는 지금 이 사업을 하는 이유는 자신을 위해 돈에 대한 마인드셋을 가꿔가는 사람들에 둘러쌓여있고 싶기 때문이라고 했다. 뭐? 너가 잘나서 전문가여서가 아니라 그 멋쟁이들과 함께 있고 싶어서 이걸 하고 있다고?  망치 댕- 하는 놀라움에 내 그릇도 문질러 본다. 잘챙겨주지 못해 미안해. 고생했다. 야 그래 진짜 너가 튼튼해야 우리 서로 잘 먹고 잘 사는거지. 나의 마음에 더 깊숙히 머리 넣어 들여다보고 사인을 들을 것. 그것이 나의 비지니스다. 



3. 마음 속 행복이 피어나는 소리를 듣는 마니.

마니도 명상모임에서 만났다. 같이 강에서 수영하자길래 지금아니면 못 할거 같아서 따라나섰는데 배영을 하며 그냥 제자리 빙글빙글 돌고 있었다고.. 좀 무서워서 슬쩍 보면 마니가 지켜보고 있었다. 저 멀리 동동 마니의 머리가 나를 안심시켜준다. 일주일 뒤에 다시 만나 3일 동안 치앙다오 여행을 다녀왔다. 쏟아지는 별과 우리를 휘감아 올리는 산, 하늘을 같이 치켜봐주는 나무들까지. 치앙다오로 이동했던 찰리도 만나서 셋이서 함께 여행을 했다. 

"마음의 소리를 들어아야해"

"마음의 소리는 어떻게 듣는거야...? 이게 보이는게 아니잖아?"

마니는 마음을 차분히 가라앉혀주는 호흡법을 먼저 알려주었다. 그리고 전두엽에 대한 이야기를 해줬다. 

"전두엽은 역할상 끈임없이 생각을 만들어내. 그 단상을 내 마음의 소리라고 성급하게 따라가면 안돼"

아! 버스에서 이 말을 듣고 마음이 술렁였다. 그래 이것도 하고 싶고 저것도 할까 하는건 내 마음의 소리가 아니라 뇌가 만들어낸 이미지와 단어의 조합이다. 그거 잘 들어 주고 걷어내고 진짜 내가 원하는걸 따라야한다.


3일 동안 마니와의 여행은 조용한 환상의 밤이었다. 그녀의 요가와 명상이야기를 듣고 있자면 알지못한 세계의 이론이 나를 덥쳐와서 그저 노래 같았다. 마니는 내게 처음으로 싱잉볼을 가슴으로 들려준 친구다. 요가 리트릿에서 같이 게스트로 참여했는데 마니는 타로카드와 싱잉볼 그리고 여러 아로마 오일들을 챙겨왔었다. 밤 9시에 다 같이 하늘을 바라보며 누웠고 마니가 한명한명의 오른쪽과 왼쪽을 싱잉볼 소리로 쓰다듬어 주었다. 그리고 가슴에 싱잉볼을 올려 징 하고 울려대는데 나는 그 놀라운 세계가 단번에 흡수되고 말았다. 감은 눈의 세상에서 철렁하고 이끌려지는 세계에서 둥둥 떠다니다 잠이 들었다. 일어나 보니 별이 쏟아지고 11시였다.) 결국 이 신비로운 시간 덕에 내가 네팔까지 가게 된다.)


그녀는 내게 온몸으로 YES 라고 말하는 일을 하라고 했다. 영감과 자유가 나의 큰 무기이니 모든 좋은 일들이 오기에 온전히 YES 일 때 움직이는게 좋다고 했다. 이 말이 힘이 되어 사람들과 일이 왔을 때도 내가 진짜 하고 싶은지 생각만하게 되었다. 곧 마인드셋 모임을 만들거라고 했다. 세상에는 위대하고 아름다운 여성들이 많으니 그 그룹에 자기가 함께 하고 싶어서 사업을 다시 시작한다고 했다. 아! 자기가 잘해서 끌어가는게 아니라 사람들을 모으는 매개체가 되는 것도 비지니스가 되는구나.




놀라운 나의 친구들.

홀로 여행하며 일한다고 외롭다고 생각했는데 내 가슴팍 들여본다고 고개숙이고만 있어서 내게 오늘 이 멋진 빛들을 보지 못했던건 아닐까. 어쩌면 나는 그저 내 앞에 흘러우는 이 모든 것들을 만끽하기 위해 고개 들어 행복해 하면 되는게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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