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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일단하는 킴제이 Jul 14. 2023

사랑니를 뽑으며 히말라야 생각을

사랑니를 뽑았다. 지금 뽑으면 괜찮나 어쩌나 일정 고민했다가 결국 뽑았다.

쉽게 쑥 뽑아주셨다. 이번주에는 강의나 워크샵운영이 많아 말을 할 수 있을지 고민하다가 전 날 가서 미리 상태를 체크하고 괜찮다는 이야기까지 듣고 나왔다.

미리 가져간 마사지볼을 조물거리며 시작되었다.


묵직하게 흔들리는데 처음 몸에 느껴보는 소리와 압박이라 천천히 숨을 쉬려고 집중했다.

나는 히말라야에서 눈발을 맞으며 고개를 푹 숙인 채 걸어갔던 날을 떠올렸다.

칼바람에 눈을 못 뜨고 서로 아무말도 하지 않고 뺨을 바람에 베여가며 올랐던 시간도 발끝으로 느꼈다.

조용히 고요함을 찾으려고 하니 라즈의 눈이 떠올랐다.


산에서 내게

"Look at that water fall, Look at the mountain.... Look at you"

너를 봐봐 라고 말하는 순간 나는 바람을 느꼈다. 놀라서 마음의 눈이 떠지는 것 같았다.


아! 하는 순간 문이 열려 바람이 내게 불어오는 것 같았다. 걸어가며 명상 하라며 천천히 오름막길을 오를 때는

큰 공기 주머니가 나를 둥실둥실 데려가서 숨이 차지 않았다.

오후 3시가 되면 항상 롯지(산속에 있는 숙소)에 도착했고 옷을 갈아입고 4시에는 명상을 했다.

요가 닌드라(요기들의 잠) 라고 의식을 깨운채로 잠드는거라고 했는데 처음이라 그냥 잠들어버리거나 집중하지 못했다. 5일 째 되는 날 깊숙하게 요가 닌드라에 빠져들었다. 싱잉볼로 호흡을 가다듬고

무의식으로 가는 시간인데 라즈과 함께 몇번이고 되내었다.


I am the creator of my own destiny


그말이 내 온몸에 자리 잡아 비에 쫄딱 젖어 산길을 올랐던 날에는 진짜 내가 전사가 된 것 같았다.

짧은 시간 라즈의 눈과 네팔의 바람이 느껴졌다. 치아 뽑는 소리가 무서워 집중이 깨졌지만 마음을 휘저으며 수딥 선생님의 고요함과 라즈의 깊은 눈을 찾아갔다.

내 호흡과 함께 선생님들이 떠오르면 몸에 긴장이 풀리는 걸 느꼈다.

몇분의 시간이었지만 집중하면 그 시간으로 온마음과 몸이 돌아갈 수 있음에 감사하다.

여기 살아도 저기에 살며 지금 해도 미래를 사는 듯한 신기한 기분이었다.

선생님들을 이렇게 멀리서도 만날 수 있음에 감사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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