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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동대문 김사장 Sep 10. 2022

스스로 만든 감옥2.

우리 동네에 이비인후과가 있는데, 의사선생님은 365일 하루도 빠지지 않고 환자를 본다. 정말 안쉰다.명절이나 휴가도 없다. 저 정도라면 매일 예배를 드리는 수도승 같다.


언젠가 진료를 받으며, 선생님은 어떻게 하루도 쉬지 않고 일할수 있냐고 물었다.  아버지도 의사였는데, 하루도 쉬는 모습을 본적이 없다는 것이고, 특별히 친구도 없고, 취미랄 것도 없기 때문이라고 했다. 동네 작은 병원이지만 그의 삶은 여유롭고, 깊어 보였다.


소설가 이외수는 방안에 틀어박혀서 철문으로 잠가놓고 소설이 끝날때까지 나오지 않았고, 조정래는 이런 감옥을 황홀한 글감옥이라고 했다.


유명한 뮤지션이나 프로듀서, 화가를 보면 하루종일 작업실에 있다.  일본 유명 프로듀서, 고무로 테츠야小室哲哉는 옛날 잘나갔을 때 이런 이야기를 했다. 여기저기 돌아다니고, 얼굴 내미는 것은 맞는데, 큰 지진이 일어난다면 아마도 난 작업실에서 발견될 것이다.


장사꾼도 마찬가지다. 기본이 10시간이다. 어떤 이는 한곳에 얽매이는 게 싫다고 하지만, 어딘가에 얽매이지 않는 한 이룰수 있는 것은 없다. 처음 미아리에서 닭한마리를 팔때 하루도 빠짐없이 출근하고 장사했다. 당시 돈은 많이 벌지 못했지만, 그 다음 사업은 매우 잘 되었다. 하루하루 가게를 지킨 것이 결국 큰 기도가 아니었나 싶다.(구체적 인과관계는 없지만, 난 그것을 사실로 받아들인다.)


일의 기본은 한 공간에 천착하고, 그 안의 사람들과 오랫동안 어울리기다. IT 기술의 발달로 사장님들이 CCTV만 보면서 매장 상황을 보는 경우가 많다. 본인들은 그것을 관리한다고 생각하지만, CCTV로 할 수 있는 것은 아무것도 없다. 대표가 엉뚱한 곳에 짱박히면 본인에게도 이로울 것이 없고, 전체적으로 문제가 생긴다.


한국 근대 미술 대표작가 유영국, 7평 약수동 작업실에서 많은 작업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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