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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동대문 김사장 Sep 08. 2022

글 쓰는 시대.

어느 '책쓰기 강연'에 갔다. 50,60대 분들이 눈에 띄었다. 강사가 책쓰기에 대한 강연을 했고, 집중하는 분위기다. 


근데, 강연이 끝나고 뜻밖의 일이 벌어졌다. 겉보기에 60대 장년이 그동안 시詩를 써왔는데, 이것을 어떻게 하면 책으로 낼 수 있냐고 물었다. 지금 usb가져왔으니 앞에 계신 출판사 사장님이나 강사님에게 드리면 되냐고 했다. 책을 홍보하러 온 출판사 사장님은 잠깐 벙찐 표정이었다. 강사도 좀 놀란 것 같았는데, 결국 저 분은 강의를 들으러 온 것이 아니라 투고하러 온 것이 목적이었기 때문이다. 책쓰기의 대중화를 위해서 책을 쓰고 강연한 것인데, 이미 책쓰기는 대중화되었으며, 완성된 원고를 투고하려는 사람이 넘쳐난다. 


사람 외모로 선입견을 가져서는 안되지만, 그 분은 순대국집 사장님 같았다.  시詩쓰는 모습이 도저히 상상히 가지 않았다. 시집을 냈다고 하더라도 팔리지 않는다. 재고만 떠안을 위험이 다분하다. 그런데도 왜 저렇게 글을 쓰고, 책을 내고 싶어하는 걸까? 


몇년간 이 질문을 품었는데,  tv에 이런 장면이 나왔다. 90대 할머님이 며느리가 말리는데도, 기어코 밭일을 한다. 누구에게도 도움이 되지 않는 일이다. 고령에게 밭일은 위험할수 있다. 그런데도 기필코 나가서 밭일을 한다.  아, 인간은 명예욕, 물욕 다 없어져도 인정 받고자 하는 욕구는 놓치 못하는구나. 아무도 관심 없는 결과물이 본인에게는 인생의 마지막 의미다. 


예전에는 책을 내서, 강연하고 부수입도 생기면 좋겠다. 부케로 좋겠다 싶었는데, 그런 의도로 다가가면 진정성도 없고, 쓰기 싫어지기까지 한다. 책은 시간이 많이 걸리고, 비용도 들며, 투자 대비 성과가 미비하다. 내 주변에 책을 쓴 많은 분들이 계신데, 책으로 자신을 홍보하려고 한다면 부지런히 써도 10년은 걸리는 것 같다. 유튜브도 쉽지는 않지만, 사람들이 책 보다는 유튜브를 많이 보니까 홍보를 원한다면 유튜브 쪽이 낫다. 


홍보도 안되고, 강연해서 돈 버는 것도 어렵고, 이도 저도 아니면 뭘까? 글쓰기는? 


그냥 생리현상인 것 같다. 읽고, 쓰는 것이. 매일 화장실 가듯이 필요한 활동이다. 그냥 거기까지. 더도 덜도 말고. 



매일 책을 읽습니다. 냠냠. 

https://www.podbbang.com/channels/1774582?ucode=L-UgSmWEX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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