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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동대문 김사장 Sep 14. 2022

경찰, 시민의 빛.

새벽에 취객이 테이블에서 자고있길래, 깨워서 내보냈다. 이 사람은 다시 돌아오더니, 기분이 나빴는지 나에게 욕을 했다. 멀쩡하게 생긴 30대 중반 남자다. 


좀 실랑이가 있었는데, 경찰이 왔다. 경찰을 보자, 말투가 공손해졌고, 나를 칭하는 말투도 '이 새끼'에서 '이 분'으로 바꼈다. 경찰분은 요우커 사건 때의 그분이었다. (여자 요우커가 기분 나쁘다며, 음식 엎은 사건. 떽.)


욕을 하고, 폭력을 행사하려는 제스츄어를 취했고, 나와 종업원이 두려움을 느꼈다고 경찰에게 술했다. 그는 '내가 음식값 안냈냐고?' 눈을 부라렸고, 경찰분은 '떽.가만있어요'라고 했다.


공포조성했다는 명목으로 스티커를 발부했다. 그는 나를 가르키며, 저 사람도 욕했다며, 고소한다고 했는데 묵살당했다. 딱지 끊기는 처음이라며 분해했고, 난 그 모습에 기뻤다. 


2시간 뒤에 경찰분이 다시 왔다. 상대방이 자기만 딱지 끊은게 너무 분하다는 이야기다. 그쪽 사장도 욕하고, 위협적으로 나왔다고. 


'그럼, 저도 끊으세요. 딱지.'


경찰분은 놀랍게도 '미안하다'며 사과했다. 자신도 무엇이 잘못되었는지 알지만, 법法이 그러기에 어쩔수 없다는 표현이었다. 50대 머리가 허연 이 분이 참 사랑스러웠다. 


난 감사해서, 명함을 달라고 했다. 앞에는 중부 000경찰이라고 써있다. 뒤에는 '가수'000라고 써있고, 나무에 기대어 먼 곳을 바라보는 사진이 있었다. 


'잉?'


경찰분은 쑥스러워하며, 취미가 노래 부르는 것인데, 가끔 양로원 가서 어르신들 노래 불러드린다고. 


이런 감성을 가진 분이 험한 일을 하고 계시구나. 나도 여린 감성인데, 음식 장사 같은 일을 한다며, 힘들다 생각했다. 힘든 상황에서도 꿋꿋이 자기 감성을 지키는 모습에, 위로가 되었다. 새벽 여명黎明이 밝아오고, 빽차가 멀어져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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