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조력은 어디서 나오는가.
작가 장정일은 '독서일기'를 써왔다. 산악인이 '에베레스트산을 넘겠다.'고 다짐하듯, '세계문학 전집을 독파하겠다'. 내지는, ' 삼국지를 원본으로 읽어내겠다'식으로 그에게 '읽기'는 도전과제다. 작가이기에 읽을 수 밖에 없겠지만 독서란, 작가로서의 저수원 만들기다.
영화 '신세계'는, 박훈정감독은, 충무로에서 유명한 시나리오 작가였다. '악마를 보았다.' '부당거래' 등. 그의 이야기는 진중한 맛이 있다. 영화 '마녀'도 많은 팬이 차기작을 기다린다. 사이코패스, 폭력조직, 초능력소녀 그의 소재는 무궁무진하다. 박훈정감독은 17세부터 시나리오를 써왔다. 이미 수백편의 시나리오와 기획이 있기 때문에 이야기가 없어서 곤란할 일은 없을 것이다.
소재란, 농부로 치자 면 母모씨앗이다. 빈약하면 수확할 거리도 없다. 작가도 반짝 작가와 롱런 작가로 나누는데, 힛트작 다음에 내놓을 작품이 있다면 롱런한다. 써놓은 것이 많을수록 오래간다. 정보는 그 양이 많을 때, 무차별 혼합이 가능하다. 창조는 원소스들의 결합이며, 소스가 많을 수록 참신함은 더한다.
'머리를 굴려라'라고 흔히 말하는데, 머리를 굴리고 싶어도, '굴릴 꺼리'가 없으면, 아무것도 나오지 않는다. 작가마다 저수지는 다 다를 것이다. 어떻게 무엇을 어디에 저장할 것인가? 책 한권을 읽으면 중요한 문장이나 정보는 클라우드에 타이핑해 둔다. 가끔 글을 쓰다가 어렴풋이 떠오르는 것이 있는데, 저장해 두었던 정보라면 손쉽게 인용으로 끌고 올수 있다.
그 다음 저수지는 팟캐스트이다. 핸드폰만 있으면 방송도 할수 있고, 유투브도 할수 있다. 요즘 스마트폰은 90년대 이동식 중계차를 능가한다. 음질도 화질도 저장용량도 전송속도도 최고다. 팟캐스트나 유투브를 홍보를 위한 수단으로 보지 말고, 미래의 나에게 던지는 메세지라는 형식으로 방송을 쌓아간다면, 1. 책읽는 습관이 들고, 2. 기록으로 남는다.
굳이 작가가 아니라도 정보로만 움직이는 세상에서, 저수지를 만들고 정보를 활용하는 기술은 누구에게나 필요하다. 기획자라면 실행하지 않더라도 많은 기획을 만들어 놓을 수 있다. 아이디어를 가지고 있는 사람이 실행력도 있다. 저장소, 웅덩이, 창고, 지식냉장고가 많고, 커질수록 재산이 늘어나는 것 같이 기분 좋은 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