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동대문 김사장 Sep 29. 2022

X세대의 어깨.

고깃집 하시던 사장님이었는데, 코로나때 문을 닫았다. 20년 가깝게 한 사업이었다. 얼마전 전화가 왔다. 다시 장사하려고 하니 좋은 자리 없냐고 묻는다. 


그 모습을 보면서 굳건히 자리를 지키길 잘했구나 느꼈다. 특히 동대문은 외국인들이 많이 늘었다. 외국인이 늘면 그들 대상으로 장사하는 한국 사람도 모인다. 한 마디로 수요가 폭발하고 있다. 근데 일할 사람이 없다. 산 너머 산이고 직원 없는 것은 정말 커다란 산이다. 그래도 저 고비를 넘어야 하는 거다.  내가 주방 들어가고 서빙보고 다 한다. 테이블을 너무 열심히 닦았더니 어깨가 아프다. 


어깨 통증은 자영업자에게는 저주인데 나도 때가 된거다. 그래서 오른쪽 보다는 왼손을 많이 쓰려고 하지만, 바쁘면 역시나 오른손이 먼저 나간다. 


손님들이 드시는 제육덮밥, 라면, 오므라이스, 모두 어깨 갈아서 만든다. 조만간 반포에 있는 성모병원 가서 MRI 찍어야지. 자영업 사장님들 사이에서는 어깨 통증에 전문가인 의사 선생님과 병원 리스트를 가지고 있다. 모두 어깨 전문가다. 


친구도 공장을 운영하는데, 기계를 너무 힘주고 붙들고 있었더니 그 뒤로 어깨에 힘을 줄수 없다고 한다. 2개월에 한번씩 '뼈주사'라고 하는 주사를 맞는데, 맞고 나면 괜찮다고. 


병원에 따라서 야구 선수와 테니스 선수 사진 잔뜩 걸어놓고, 진통제 넣어주는 곳도 있다. 


마음은 전광석화처럼 움직일 수 있을 것 같은데, 실제 몸은 95년식 엘란트라. 그때 대학생들이 가장 좋아하는 차가 엘란트라였지. 여전히 나도 그 차가 그립다. 전혀 스마트하지 않은 가솔린 세대다. 시동걸때 요란하고, 연비도 나쁘다. 뛰는 마음만 대단하고, 금방 지친다. 이 몸 가지고 30년을 더 일해야 된다고 생각하니 아득하다. 그러니까 아껴야지.



매거진의 이전글 장사가 공부.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