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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동대문 김사장 Sep 30. 2022

우울함의 예방주사.

상처를 주는 것은 가까운 사람들이다. 상처를 주는 사람은 가족이나 친한 친구처럼 가까운 사람들이다. 믿었던 사람이 뒤통수를 치는 것이 상처다. 


반대로 이야기하면, 일상에서 받는 생채기들 이를테면, '좋아요'가 안달리거나, 누군가 내 말을 씹거나, 판매원이 나에게만 인사를 안하거나, 편의점 알바가 카드를 무례하게 돌려주거나,  직원이 말을 안듣거나, 카톡에 대꾸가 짧거나, 이모티콘이 안달리거나 하는 것은 상처가 아니다. 일상사다. 삶의 분주함속에 녹아버리고 만다. 


이런 일상사에 쿨하게 넘어가는 사람이 있고, 꽁하게 마음속에 가지고 있는 사람도 있다. 쿨하게 넘어간다고, 쿨한 것은 아니고 자세히 관찰하면 주변에 사람들이 많다. 사람들과의 건강한 관계 덕분에 감정적으로 안정적이다. 


나는 혼자놀기의 달인이었다. 20대부터 혼자 여행가고, 밥먹고, 영화 보고, 연극보고, 혼자만의 삶을 즐겼다. 특히 혼자 걸어다니는 것을 좋아했는데, 어떤 후배는 '저 선배는 담배 두가치만 있으면 평택에서 천안까지 걸어올 사람'이라고 이야기해주기도 했다. 


혼자가 편했는데, 나이 드니까 혼자놀기의 부작용에 대해서 느꼈다. 나홀로족은 감정적으로 취약하다. 일상의 생체기가 왜곡되어서 분노가 될수도 있다. 외로움은 상처와 분노를 심히 증폭시킨다. 소위 두 번째 화살을 맞지 말라고 한다. 가만히 있으면 잊혀질 상처들을, 혼자만 있다면 곱씹어서 휘벼파기 쉽다. 다른 이와 같이 있으면 내 안의 것들은 금새 잊어버린다. 


그러면 어떻게 사람을 만나야 할까? 나는 몇개의 모임이 있고, 총무를 맡고 있다. 처음에는 귀찮았는데, 하다보니 총무체질이라는 것을 알았고, 모임에서 봉사를 맡으면 사람들이 나를 먼저 알아봐준다. 이런 친목은 감정상 예방주사가 되어서 쓸데없는 자격지심과 우울함을 예방해준다. 


하지만 많은 사람이 모이는 자리에서는 기가 빨리는 체질이다. 그래서 모임의 성격상 체류하는 시간도 다르다. 친한 친구는 1년에 한 번 내지는, 6개월 한 번씩 만난다. 밥을 먹고, 차를 마시고, 느긋하게 시간을 들여서 이야기한다. 이 사람들은  내 삶의 동아줄같기에 관리를 해야한다. 경조사가 있으면 만사 체쳐놓고, 먼저 간다. 


주변을 둘러보라. 10년 전에 비해 마음 치유소, 마음 건강 센터라는 이름이 순화된 신경정신과가 많이 늘었다. 특히 강남에 많다.  10년 동안 사람들은 더 개인화되었다. 개인화 될수록, 쉽게 삐지고, 우울해지고, 혼자 지지고 볶는다. 


삶에 공짜는 없다. 몸이 약해지면, 감정도 취약해진다. 나이가 들수록 주변에 사람이 많아야 우울해지지 않는다.  모임에서 감투 써서 저변을 넓히고, 몇명은 핵심관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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