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동대문 김사장 Oct 06. 2022

멘토는 누구인가?

90년대말, 군대 휴가 나왔을때 어머님은 혜화동에서 장사하고 계셨다. 직원들 퇴근시키고 날렵하게 마대질하는 모습을 보았다. 내가 고등학교 때 어머님은 주방에서 일하시다가 헐겁게 올려놓은 벽돌에 엄지발가락을 찍혔다. 병원에 갔더니 4주를 쉬어야 한다고.


당신이 쉬면, 가게 문을 닫아야 하기에 쩔뚝 거리며 장사를 계속했다. 


이번 추석때 어머님은 하루 14시간을 일하셨다.  당신은 더 이상 경제활동을 하실 필요가 없다. 어머니는 과거 상처도 미래 불안도, '지금 여기'에 녹여내는것 같다. 책도 안보고 멘토도 없다. '내가 여기에 있다.'가 살아야하는 이유 전부다.  


"어떻게 살아야하나?" 


난 답을 찾기 위해서 인문학을 공부하고, 비슷한 사람들과 어울렸다. 내가 내린 결론은 인문학만 파다가는 말과 글에 함몰돼서 인생 다 보내겠다는 위기의식이었다. 다시 돌아와서 '어떻게 살아야 하나?라는 질문을 떠올리면, 어머니 마대질 생각난다. 그냥 열심히 살자. 이도저도 아니면 이도저도 아닌대로 열심히.


로드맵이 필요하다고 하지만, 가보지 않은 길은 계획할 수 없다. 아무도 그 길을 가르쳐주지 못한다. 시행착오는 고스란히 내몫이다. 건너띌수 없다. 시행착오의 불편한 감정을 외면하고자 밖에서 답을 구하려는 것이 사람심리다.


자잘한 성공담은 밑도 끝도 없고, 이런 이야기만 찾아다니는 사람도 많고, 수요가 있으니 자기개발, 자기위로, 자기 치유는 커다란 산업이 되었다. 더 쎈 걸 원하는 사람도 있다. 나약하고, 게으르니 이런 나를 때려달라고, 혼내달라고.  시장은 그에 맞게 돌직구, 쓴소리, 독설등을 내놓았다. 


정신과 의사, 스캇펙은 '나의 무의식이 신神'이라고 했다. 


내가 멘토고, '지금 여기'가 교본.



매거진의 이전글 최선을 다 하지 말아야 하는 이유.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