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동대문 김사장 Mar 31. 2023

티웨이 항공으로 일본 다녀왔다.

아저씨들의 모임이 있는데, 직장인 한분은 입사 1주년을 맞이해서 제주도에 혼자 다녀왔다고 한다. 중년의 아저씨에게는 각자의 토굴 하나씩은 있는 것 같다. 토굴에 들어가서, 내가 어떻게 살고 있지? 생각하고 앞으로 어떻게 해야할지 계획한다. 나에게는 그 토굴이 일본이다. 적당하게 단절되지만, 한국과 가깝다. 


공항 가는 도중에 온라인 티켓으로 발권했고, 공항 도착해서는 검색대로 갔다. 출국세관까지 순식간이었는데, 비행기 타는 것이 지하철 타기 보다 빠르다. 


후쿠오카는 매우 가까워서 비행기가 떴다 싶더니, 착륙이었다. 1시간 조금 넘게 걸린다. 도착하자 일본의 공항 직원들은 잔뜩 긴장해 보였고, 약간 우왕좌왕 했다. 그리고 그다지 필요하지 않은 일을 매우 신중하게 하고 있었고, 그 일조차도 여러 사람이 나누어서 하고 있었다. 


출국 세관에 늘어져 있는 줄을 보니까 한 숨부터 나왔다. 비행 시간은 1시간 걸렸는데, 도착해서 공항 빠져나가는 데 1시간 30분이 걸렸다. 


버스 타고 가니까 시내까지 금방이다. 이것이 후쿠오카의 장점이다. 공항과 시내가 가깝다. 하카타 역에는 관광객들이 많았고, 그에 반수는 한국인들이다. 


편의점에서 이토엔 녹차 사고, 네이버 페이로 결제했다. 네이버 페이로 결제할때마다 감동한다. 한국에서 인터넷 쇼핑하면서 받은 포인트를 일본에서 현금처럼 쓸 수 있다. 환전할 필요도 없고, 지긋지긋한 잔돈을 받을 필요도 없다. 


김구 선생님은 우리 나라가 문화가 풍성한 나라가 되기를 바라셨는데, 살아계셔서 라인페이를 보신다면 매우 기뻐하셨을 것이다. 


사실 일본인들은 한국을 다소 내려 보는 시선이었다. 아무리 품질이 좋아도 삼성과 현대차는 쓰지 않는 것이다. 일본인들은 소니와 도요타에 대한 무한한 신뢰가 있다. 그런데도 라인은 일본 전국민이 사용한다. 공교롭게도 대다수 일본인들은 라인이 한국회사라는 것을 모른다.  


저녁때 도착해서 밥을 먹을려고 하니까, 어딜가나 관광객들로 만석이다. 관광객 덕분에 경제가 좋아졌는데, 실제로 일본인들 보면 관광객들 때문에 지쳐보였고, 나같은 외국에게는 퉁명스런 사람도 있다. 돈 쓰러 온 사람인데 얼마나 감사한 일인가? 그리고 실제로 한국인들은 일본에서 소비를 많이 한다. 료칸에 가고, 야키토리집에 가고, 하이볼을 사온다. 


반대로 일본인도 한국에 많이 온다. 그리고 내가 일하는 상권은 관광객이 많이 온다. 근데, 돈을 안쓴다. 모두 거지가 된 것 같다. 이럴 바에는 오지말던가. 싶을 정도로 돈을 안쓴다. 


20년전 처음 일본에 갔을때 일본은 소득도 한국 보다 높고, 모든 면에서 한국보다 세련되고 발전된 나라였다. 근데 그 이후로 일본은 하나도 바뀌지 않았다. 버블 붕괴 이후로 잃어버린 30년 이야기하는데, 더 정확히 말하면 멈추어버린 30년이다. 


호텔에서 한국에서 가지고 온 신문을 보았다. 이지선씨가 모교인 이화여대 교수로 부임했다는 이야기다. 


“공항에 가면 ‘무빙워크’라고 가만히 서있어도 옮겨주는 기계가 있잖아요. 생각도 무빙워크 같아서 분명 더 나은 것이 있어도 나쁜 방향으로만 흘러가요. 우리는 몸을 돌려 반대 방향으로 달려가려고 노력해야 합니다. 


마인드가 되었건. 경제가 되었건, 돈벌이가 되었건, 가만히 있으면 퇴보다.



매거진의 이전글 '작곡'의 대중화.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