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동대문 김사장 Apr 13. 2023

딸아이의 덕담과 금자씨.

1년 동안 아들은 게임만 했고, 딸아이는 유튜브만 보았다. 공부도 했겠지만 내가 볼때마다 아이들은 그렇게 시간을 보냈다. 특히 딸아이는 노트북으로 작은 신단을 만들고, 유튜브와 깊은 교감을 나눈다.


소싯적 공부 잘하는 친구 집에 갔다.  현관에서 신발을 벗고 들어가면 온화한 분위기가 느껴졌고, 친구 어머님이 반갑게 맞아주시며 간식을 주셨다. 저녁이 되면 아버님이 돌아오셨다. 나에게 저녁 먹고 가라고 하셨고, 친구 어머니는 그런 아버지를 부드러운 눈으로 보았다. 아마 그 집은 전쟁이 나도 온화한 분위기를 유지할 것이다.


그 친구는 좋은 대학 들어가서 좋은 직업 얻었다. 투쟁과 쟁취, 피로 점철된 노력이 아니라, 로봇 청소기가 충전기에 돌아가는 것처럼 그 직업이 자기 자리인냥, 제 자리에 들어갔다. 몇해전 그 친구집에 갔을때 놀랐던 것은 현관에 들어갈때 30년전 그 느낌과 똑같았기 때문이다. 아이들은 이유 없어도 기쁨에 가득차 보였다. 부의 대물림은 결국 정서의 대물림이구나. 


공부의 70%는 환경인 것 같다. 정서가 학습능력 보다 우선이다. 부모가 이유없이 냉랭하거나 가끔 폭발하거나 이혼 이야기 나오는데 차분히 공부가 될까? 환경이라는 것이 100평 짜리 아파트가 아니라,  단칸방에 살아도 부부끼리 잘 살면 아이들은 알아서 큰다. 


오늘 5학년 딸이 엄마와 아빠는 이혼할 일이 없을 것 같다는 말을 해주었다.그 말이 중간 성적표 같아서 매우 기뻤다.


아이들을 위해서 극성맞게 무언가 하고, 훈육해야하지 않을까?라는 생각이 들때마다 금자씨가 생각난다.




김사장 팟캐스트, https://www.podbbang.com/channels/1774582?ucode=L-UgSmWEXB

매거진의 이전글 스쳐지나간 말들.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