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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니 Jun 16. 2022

고요하게 세상속으로


마음 속에 있던 것들


오랜만에 동네 산책을 낮에 해 봤다

그래봤자 점심시간 동네 한바퀴,

언젠가는 떠나야할 동네인 걸 알게되니

새삼 우리의 흔적들이 떠올랐다


별다방에 아무도 없는 새벽에

단독사진을 찍었던 날,


눈이 펑펑 내리던 날

호텔잡고 실컷 놀다 걸어가며

눈밭을 구르던 밤,


심야영화를 걸어가서 볼 수 있었던 날들,


5분거리에 있는 한적한 절,

우리의 밤마실 단골코스


낮에는 붐비지만 밤의 고요함이 더 예쁜 우리 동네였다는 걸 새삼 알았다.


그리고 내가 여길 애착하고 있었다는 걸

어쩌면 그래서 아직까지도

떠나야겠다는 생각이 덜 드는지도 모른다


조만간 가려질 하늘이 너무 아쉬워

지날때마다 사진을 찍는 나를 보면서

 동네에서 지낸 20년을 다시 돌아보게   같다.


스무살 중반넘어 처음 알게된 이 동네에서

정말 많은 일들이 있었다는 걸,


이제 떠나면 완전히 새로운 모습으로 마주하게 될텐데 그럴 자신이 아직은 없는 걸지도

아니면 그 변화의 중심 속에 함께하고 싶은지도 모르겠다.


떠나기 전까지

종종 돌아다녀줘야지~


아쉬워도 조만간 안녕이잖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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