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런치스토리 작가 선정에 부쳐
늦은 아침, 부스스한 머리로 옷을 대충 걸치고 동네 카페 테라스에 앉는다. 첫 끼로 먹는 브런치, 그리고 커피 한 잔. 그러나 이제 더 이상 그런 느긋한 브런치는 나와 어울리지 않을 것 같다. 적어도 나는 그렇게 마음을 다잡는다.
막연하게나마 꿈꾸던 브런치스토리 작가라는 타이틀을 얻게 되었다. 하지만 이 곳에서 부여해준 작가라는 무게감과 독자들과의 소통을 위해서라면 브런치를 먹는 따위의 호사나 낭만은 어울리지 않을 것이다. 그렇다고 해서 나도 손해만 보는 입장은 아닐 것이다. 그동안 블로그에 꾸준히 글을 올릴 때보다 나를 좀 더 알리고 계획적인 사람으로 거듭날 기회를 스스로 얻은 셈이니 말이다.
생각해 보면 나라는 사람은 참으로 다행스러운 방향으로 지금까지 커왔다. 대부분 남자들이 좋아라하는 술, 담배, 게임, 당구, 골프 따위에는 일절 관심조차 없으니 말이다. 그 남는 시간에 무얼 하겠는가. 글을 쓰면서 하루를 정리하고, 시간이 남지 않아도 골똘히 생각하길 좋아하는 나다. 그러니 글감이라는 재료를 넣고 푹 끓여낼 뜨끈한 뚝배기 하나를 얻은 셈이다. 브런치스토리는 덕분에 손끝으로 수다를 떨기 좋아하는 작가를 발굴한 것이나 마찬가지다. 시간이 지나면 알 테지만 적어도 나를 무척 잘 아는 나는 그렇다고 생각한다.
고급 브런치 레스토랑을 찾아다니는 부지런함에는 영 소질이 없다. 내 나이 딱 오십 중반이 되도록 브런치라고는 세 번 정도 아내를 따라갔지만 그때마다 시원한 콩나물 해장국을 그리워했을 뿐이었다.
브런치스토리라는 공간에 서양식 브런치가 아닌 사람 냄새 물씬 나는 진한 해장국 같은 글을 남기고 싶다, 작명에는 그만한 이유가 있었을 텐데 갓 들어온 초보 작가가 조금은 반항하는 것으로 비쳐질까 우려도 생긴다. 내가 선택한 이 길에 여유란 없을 줄 안다. 어쩌면 후회할지도 모른다. 일상이 항상 평탄한 것만은 아니라서 그렇다. 글감이라는 것이 마르지 않는 샘물처럼 솟아 나오는 것도 아니어서 그렇다.
나에게는 가보지 않은 길이다. 기왕에 출사표를 던졌으니 일단 가보는 수밖에. 지금 현재 오로지 믿을 거라고는 글 솜씨 보다는 책임감 하나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