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생각해도 7년 전 그 결정은 약간의 과장을 보태자면, 아내더러 하루 종일 나를 업고 다니라 해도 괜찮을 만큼 대단한 일이었다. 아내도 백번 공감한다며 고개를 끄덕였다. 요즘 우리 집엔 웃음이 끊이질 않는다. 그래서 나 좀 업어 달라고 아이처럼 며칠째 졸랐다.
하체는 유독 튼실한 아내였지만, 내 체중을 감당하자니 그 부탁만큼은 들어주기 어려웠던 모양이었다.
“내가 운동 더 열심히 해서, 힘이 생기면 업어줄게.”
말은 그렇게 했지만, 그날이 언제 올진 기약할 수 없었던지, 다른 방식의 ‘업어주기 서비스’를 시작했다.
오늘은 6월 29일, 일요일 아침.
방금 전 우리 집에서 일어난 따끈따끈한 소식이다.
나는 서재에서 노트북 자판을 열심히 또닥또닥 두드리고 있는데, 주방에선 뭔가가 보글보글 끓고 탁탁 썰어내는, 조금은 요란스런 소리가 연달아 들렸다. 아내는 요리에 시간이 좀 걸리는 편이라 대수롭지 않게 넘겼지만, 묘하게 자꾸 신경이 쓰였다.
“뭐 좀 도와줄까?”
“아니, 하던 거나 열심히 해.”
그냥 아침 식사를 준비하는 줄 알았다. 그런데 평소에 맡아보지 못한 국물 냄새가 코끝을 간질였다. 그제야 뭔가 다르다는 걸 느꼈다.
“이제 나와서 식사해.”
나는 눈이 휘둥그레졌다.
“나한테 왜 이래? 좀 낯설다.”
“고기가 조금 남아 있길래, 미역국 좀 끓였어. 반찬 몇 가지 같이 했고.”
나는 안다. 아내가 요리와는 그리 친하지 않다는 걸.
이 정도면 아주 큰 결심을 한 것이다.
미역국을 한 수저 떠서 입에 넣자마자 미간을 한껏 찌푸리며 박수를 쳤다. 그리고 팔을 힘껏 뻗어 미역국을 가리켰다.
“야, 이거 내다 팔아도 되겠는데. 지금까지 요리 실력 숨기고 사느라 힘들었겠다.”
평소엔 아침을 거르는 아내가 식탁 맞은편에 앉아, 내가 밥을 먹는 내내 그윽한 미소로 말없이 바라보고 있었다.
이 나이가 되어서도 아내에게 이런 대접을 받을 줄이야.
나는 운이 억세게 좋은 남자다.
7년전 그 일도 그랬고, 25년전 지금의 아내를 처음 만난 것도 그랬고.
아내는 부족한 남편을 만났지만, 나는 좋은 아내를 만났으니.
그걸로 된 거지, 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