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근 쿨거래로 받은 비타 500
거절할 수 없어 받긴 받았는데
돌아오는 지하철에서
옆자리 아줌마에게 권했다
싫어요
매몰차게 돌아오는 대답
나처럼 비타 500 싫어하는구나
다른 쪽 옆사람을 돌아보자
미리부터 손사래를 치며 달아나버린다
시원한 비타 500은 죄가 없다
낯선 이의 친절을 조심하라는 불문율
잠시 잊은 내가 죄인이다
내민 손이 부끄러워
고개 숙이고 한참을 있었다
먹을 거 버리면 지옥 간다는 말을
어려서 뼈에 새긴 나
죄 없는 비타 500
차마 버릴 수 없어
집에 와 냉장고에 모셔 놓았다
내일 수리기사님 오 실 테니
시원하게 드시라 해야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