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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제니 Aug 10. 2024

라면 끓이기

라면예찬

라면이 좋다


모두의 입맛에 맞추는 겸손함

인생사처럼 구불구불한

그러나 결코 꼬이지 않는

자비로운 면발

수프엔

건더기와 가루를 구분해 놓은 정갈함

계란, 김치, 콩나물까지

두루두루 어울리는 서글서글함

언제나 기억 속에 머물러

나를 잡아당기는 감칠맛


라면한테 배운다


5분은 족히 기다리는 인내심

물 양을 재는 정확성

새로운 맛에 도전하는 용기

내가 꼬들꼬들한 면을 좋아하듯

너는 퍼진 면을 좋아할 수도 있겠다는

다양함을 인정하는 넓은 마음

사랑받기 위해 끊임없이 변화하는

너의 찬란한 모습


물이 끓기 시작한다

나는 침을 삼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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