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면예찬
라면이 좋다
모두의 입맛에 맞추는 겸손함
인생사처럼 구불구불한
그러나 결코 꼬이지 않는
자비로운 면발
수프엔
건더기와 가루를 구분해 놓은 정갈함
계란, 김치, 콩나물까지
두루두루 어울리는 서글서글함
언제나 기억 속에 머물러
나를 잡아당기는 감칠맛
라면한테 배운다
5분은 족히 기다리는 인내심
물 양을 재는 정확성
새로운 맛에 도전하는 용기
내가 꼬들꼬들한 면을 좋아하듯
너는 퍼진 면을 좋아할 수도 있겠다는
다양함을 인정하는 넓은 마음
사랑받기 위해 끊임없이 변화하는
너의 찬란한 모습
물이 끓기 시작한다
나는 침을 삼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