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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제니 Dec 08. 2024

나의 비밀 계획

오늘나는 나만의 비밀계획을 세웠다누가 봐도 평범한 50대 아줌마그렇다고 생각하지틀렸다사실 내겐 비밀스러운 목표가 있다바로그림을 잘 그려서굿즈를 제작하고결국엔 빌딩을 올려 부자가 되는 것이다이 계획남들에게는 별거 아니라고 웃을지도 모르겠지만나는 아주 진지하게 생각하고 있다.

첫 번째 단계는 그림을 잘 그리는 것이다아니그림을 잘 그려야 한다매일 몇 시간씩 그림을 그려야 한다그런데 문제는나는 아직도 드로잉에서 자주 선이 튀거나대충 그려서 자랑할 수 없는 그림들이 많다는 것이다하지만 괜찮다내가 만든 그림은 언젠가 꼭 멋지게 변할 것이다아주 특별한 무언가가 될 거다.

다음은 굿즈 제작내가 그린 그림을 티셔츠에코백머그잔에 넣어 팔아볼 것이다굿즈오늘이 아니면 언제 이런 걸 만들어볼까그래여기서 중요한 건 "내 그림을 굿즈로 만들면 유명해진다"는 마법 같은 믿음이다어찌 보면굿즈를 팔아서 돈을 벌면 나의 예술적인 꿈도 이루어질 수 있고사람들이 내 그림을 좋아하게 될 테니까언젠가 내 그림이 담긴 머그잔을 들고 커피를 마시는 사람들이 길거리에서 보일 거라고 상상하면그 자체로 흥분된다.

그렇게 돈이 모이면나는 드디어 빌딩을 짓겠다맞다작은 상업용 빌딩이라도내 이름이 새겨진 건물에서 사람들이 내 그림이 들어간 굿즈를 사게 될 것이다생각해 봐내 그림이 벽에 걸린 로비에서 사람들이 사진을 찍으며 인스타그램에 올리는 모습을상상만 해도 재미있다내 그림이 유명해져서 전 세계에서 팔려 나가면나는 드디어 부자가 될 것이다물론내가 그리려는 그림이 무엇인지는 아직 모르지만그건 중요한 문제가 아니다나의 비밀계획은 결국 현실이 된다!

그림 그리기굿즈 만들기빌딩 짓기.” 아주 단순하고 논리적인 계획이다어렵지 않다다만내가 지금 그린 그림이 아니라나중에 그릴 그림이 정말 중요하다그리고 그 그림들이 팔리면나의 빌딩도 현실로 다가올 것이다나는 그때가 되면모두에게 말할 것이다. “비밀계획이미 성공했어.” 그때쯤 되면나는 타워 빌딩의 최상층에서 그림을 그리며 티를 마시고 있을 것이다물론커피나 티는 내가 직접 만든 굿즈에 담아 마시겠지.

그래서 오늘부터 나의 계획이 시작됐다누군가 이렇게 말할지 모른다. “그림이랑 빌딩이 뭐가 관계야?” 내가 대답하겠다. “그림이 잘 팔리면빌딩이 생긴다.” 물론내가 처음부터 끝까지 이렇게 될 거라고는 말하지 않겠다하지만 뭐목표가 크면 크다고 할수록 이뤄질 확률이 높아지지 않을까꿈은 크고나는 그 꿈을 향해 달려갈 거다.

오늘부터 나의 비밀계획이 시작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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