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가고 싶은 카페> 연작 중 다섯 번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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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와 같은 카페를 표방하다 그대로 정체기가 오면 하루 한 잔 팔거나 파리만 날리는 일이 되실 수 있습니다. 저희 집 앞만 해도 족히 스무 곳에 가까운 카페가 있지만 제가 가본 곳은 세 곳도 채 되지 않습니다. 너무 흔한 카페가 된 것도 문제고, 기꺼이 가고 싶다는 생각이 잘 들지 않으니까요. 물론 모든 카페 사장님들이 저마다의 노력과 수고하심을 모르는 게 아닙니다. 다만 바(bar)라는 공간에서는 결국 무언가 창출하거나 극복하는데 많은 어려움이 따릅니다. 그게 1인 오너 카페(owner cafe)라면 더더욱 말이죠.
매번 새로운 메뉴 개발을 하고, 나아가 꾸준히 오게끔 이벤트, 행사를 기획해야 하는데 쉬운 일은 아닙니다. 더러는 잘되는 음식점에 비유를 할 텐데, 잘 되는 음식점도 저마다의 개성 있는 요리를 하기 때문에 잘 됩니다.
보통 고객을 대하는 데 있어, 1) 남들과 차별화된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는가 2) 절대적이며 대체 불가능 한가 이 두 가지를 저도 핵심가치로 삼고 있습니다. 커피의 수준이 평균 이상으로 다가올 때, 개인시장과 소규모 프랜차이즈는 어떤 대응을 해야 할까요.
제가 굳이 앞선 매장들을 찾지 않는 것처럼, 상황을 바꿔 내가 가지 않는 이유를 극복할 방법을 기록합니다. 나는 이런 카페라면 가고 싶다~ 를 정리하는 거죠. 괴로운 작업이지만 하나 둘 퍼즐을 맞춰가듯 저마다의 솔루션은 또 나타나기 마련입니다.
조금은 유행이 지난 우드, 월넛의 인테리어, 중저가 브랜드의 커피머신과 그라인더를 포함한 합리적인 장비 패키지. 최소 4,000만 원 대의 창업 패키지로 만들어진 양산형 카페를 종종 마주합니다. 그것을 차려준 사람을 욕할 수 없고, 그것을 운영하는 점주를 욕할 수 없습니다. 이는 해당 창업 컨설팅을 진행한 사람의 실력과 양심 그리고 비전을 보는 것이니까요.
지난 한 달간, 집 앞에 있는 여러 카페 중 몇 개의 카페를 가보셨나요? 음료의 객단가 이전에 여러분이 앞으로 사랑할 커피에 대해서도 고민해보셔야 합니다. 다시금 통계청 자료로 여러분들을 좌절하게 만들고 싶지 않지만, 카페는 창업도 쉽고, 폐업도 쉽습니다. 집 앞에 있는 카페들 중 직접 로스팅을 하지 않는 카페가 95% 이상, 아메리카노 한 잔의 평균 가격이 3,500원인걸 얼마 전에 알았습니다. 바로 앞 대로변 프랜차이즈 골목을 보면 1,500원 그리고 1,800원에 20온즈로 판매합니다. 이제 골목 카페들이 어떻게 될지 저는 지켜보는 입장입니다.
1년마다 새로운 카페 주인이 들어옵니다. 중고 장비도 아니고 전부 새 걸로 해서요. 인테리어도 마찬가지입니다. 세상에 대체 어느 부동산 업자, 인테리어 업자, 카페 창업 컨설턴트가 이렇게 일을 하나요. 정말 화도 많이 납니다. 3년 동안 한 자리에서 카페가 3번 바뀌었습니다. 내년 여름이 지나도 이 카페가 있을지 없을지, 저로서는 장담하지 못합니다.
최소한 프랜차이즈 아르바이트, 하다못해 주변 카페에서 무급으로라도 경험을 해보시고 꼭 카페를 하시기 바랍니다. 아이디어와 자본 그리고 무수히 많은 노력과 시간이 동반되어야 합니다. 아이디어와 자본이 충분하시다면 언제든지 본인이 맘에 드는 곳에서 하고 싶은 걸 하시면 됩니다. 굳이 제게 손가락질하실 필요도 없구요. 저는 저대로의 수준에 맞게 고민하고 연구하고 적용할 뿐입니다.
전문가들이 붙어서 해주는 게 프랜차이즈겠지만 여러분이 볼 때도 무수히 많은 프랜차이즈가 생겼다가 사라지지 않았나요? 제가 이름을 정한 커피컨셉(Coffee Concept)이라는 것도 이런 이유 때문입니다. 커피를 하되, 무슨 커피를 할 지에 대해 이야기하고 싶습니다. 최근에는 개인 카페들을 더러 다니며 많은 이야기를 듣고 있습니다. 커피 맛은 기본이고, 어떤 고객을 끌어들일 거고, 앞으로 어떻게 브랜드로까지 가꾸어갈지를 말이죠.
그리고 나아가 제가 먼저 나서지 않아도 각자의 카페들이 각자의 힘 있는 이야기를 써 내려갔으면 합니다. 그래야 찾아가는 재미도 있잖아요.